대학생이 초딩한테 이겨놓고 좋단다.

대학생이 초등학생한테 이겨놓고 좋단다. 정말 대만한테 이겼다고 생각하는가? 만일 안방이 아닌 적지에서 열렸어도 이겼을까? 심판 판정은 공정했다고 보나? 아시안게임 결승전이 임창용 ‘은퇴경기’인가?

실력에서도 졌고, 매너에서도 진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이었다. 명색이 한국 프로 올스타가 대만의 1.5군도 안 되는 선수들에게 시종일관 끌려가는 경기를 펼쳤다. 어쩌다 한국야구가 이 지경이 됐는지 한심할 따름이다.







메이저리그를 노린다는 김광현은 대만의 마이너리그 선수들한테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한국의 최고 왼손투수라는 양현종은 대만 타자들에게 대놓고 얻어맞았다. 한 마디로 한국 투수들의 맨 실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상대팀에 대한 전력분석도 엉망이었다. 대만 선발 궈진린을 최고구속 140km 초반대의 직구를 가진 기교파 투수로 평가했지만 결승전에서 던진 최고구속은 151km였다. 직구 뿐 아니라 체인지업의 위력도 대단했다. 한국에선 궈진린을 연막용 선발쯤으로 평가절하했지만 알고 보니 한국전을 위해 대만이 철저히 숨겨 논 ‘비밀병기’였던 셈이다. 궈진린은 대만의 대학교 2학년 투수다.

대만의 두 번째 투수 천관위에 대해선 더 속수무책이었다. 이미 예선전서 한차례 농락당했는데도 결승전서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대만 벤치에서 8회초 천관위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갔다면 한국의 역전승은 어려웠을지 모른다. 천관위는 일본 요코하마의 2군 투수다.

이번 대만과의 결승전을 기점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를 비롯한 각 구단 관계자, 그리고 야구인들은 크게 각성해야 한다. 가장 먼저 병역혜택을 위한 대표팀 구성은 차제에 없어져야 한다. 이는 스포츠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다. 오직 병역면제란 하나의 목표를 위해 구성된 야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의 취지에 맞는 지 국민들은 의아해 했다. 아마추어 선수들이 겨루는 장에 프로선수들이 뛰어들어 노는 모습은 보기에 역겨웠다.

경기력 면에서도 한국야구의 실상을 재점검해봐야 할 시점이다. 한국 야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2009년 WBC 준우승으로 세계 정상급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4년 뒤인 2013년 WBC에서 한국은 조별예선 탈락의 충격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선 중국에 고전하더니 대만에 다 진 경기를 뒤집었다.

야구인들은 대만전에서 졌으면 한국야구의 ‘자존심’이 땅에 떨어질 뻔 했다고 혀를 찬다. 지옥문턱에 갔다 왔다고 한 숨을 내쉰다. 여기서 냉정하게 돌이켜 보자. 한국야구가 언제부터 그렇게 강했는지. 한국야구의 실력이 사상누각은 아닌지. 그리고 병역면제용 국가대표 선발이 우리 국민들의 보편적 정서와 동떨어져 있는 건 아닌지.

[매경닷컴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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