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앉은 채 숨 멎은 60대, 승객 간호사가 살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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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ㆍ경남=뉴스1) 조아현 기자 = 달리는 버스 의자 위에 앉은 채 잠이 든 줄로만 알았던 60대 심정지 환자를 퇴근길 간호사가 심폐소생술로 목숨을 살려 화제다. 

부산대병원은 지난 18일 고객의 소리함에서 한 간호사 덕분에 아버지의 목숨이 살아났다며 고마움을 표시한 한 통의 편지를 접수했다고 22일 밝혔다. 

가족이 고마움을 표시한 간호사는 부산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 소속 정다슬(23)씨. 

지난 11일 오후 6시께 정 간호사는 병원에서 응급환자를 치료하고 다대포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맨앞자리 앉아있던 정간호사는 건너편 뒤쪽좌석에 앉아있던 60대 남성의 거울에 비친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다 내리기 직전 승객을 흔들어 깨웠다. 

한참동안 같은 자세로 미동도 없이 앉아 있던 그를 지나치던 찰나 직감적으로 무언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 간호사가 이 남성을 깨우려 하자 옆에 타고 있던 승객 아주머니는 "이 아저씨 아까부터 잠이 들어있었다"고 이야기 할 정도로 대다수의 동승객들은 그가 잠이 든 줄로만 착각하고 있었다. 

정 간호사는 재빨리 환자의 눈을 확인했으나 이미 남성의 동공은 풀려 있었고 경동맥도 멈춘 상태였다. 

곧바로 정 간호사는 버스 운전기사에게 달려가 차를 세워 달라고 요청한 뒤 119에 신고하고 침착하게 남성을 바닥에 눕혀 15분 가량 홀로 심폐 소생술을 시행했다. 

의식이 없던 이 남성은 심폐소생술 도중 약간의 미동을 보였으나 여전히 의식 불명 상태였다. 

정 간호사는 구조대가 도착하고 환자의 맥박과 혈압이 돌아올 때까지 IV 주사라인 잡기와 패치를 부착하고 전기를 충격하면서 응급조치를 함께 도왔다. 

구급대와 간호사의 노력 끝에 세 번째 전기 충격이 가해지자 그제서야 중년 남성의 심전도 리듬이 돌아왔다.

이 환자의 아들은 지난 18일 병원을 직접 찾아와 고객의 소리함에서 한 통의 편지를 남겼다. 

편지에는 "아버지가 버스 복도로 쓰러진 것도 아니고 앉은 채로 숨이 멎어 많은 승객들이 몰랐을 것"이라며 "간호사가 퇴근 길에 만원이었을 버스를 20분 동안 세우고 혼자서 심폐소생술을 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목숨을 건졌음은 물론 거동 및 기억도 깨끗하게 깨어났다"면서 "만약 그날 같은 버스에 정 간호사가 안탔다면 아버지는 깨어나 지금처럼 저와 얼굴 맞대고 웃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간호사는 "언제 심장이 멈췄는지, 뇌로 산소 공급이 안 된 시간을 몰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어제 찾아뵙고 나니 전혀 문제가 없을만큼 건강해 다행이었다"며 "평소 익혔던 심폐소생술로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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