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적의 앙투앙 레리스(Antoine Leiris)씨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신들은 내 분노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재했다. 레리스씨는 부인을 파리 테러로 잃었다.
글에서 레리스씨는 "금요일 밤, 당신들(IS)은 비범한 생명을 앗아갔다. 내 인생의 사랑, 내 아들의 엄마를"이라며 운을 뗐다.
이어 "나는 당신들이 누군지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다. 당신들은 죽은 영혼들이다. 당신들이 맹목적으로 사람들을 살해해 바친 그 신이 우리를 그의 형상대로 만들었다면 내 아내의 몸에 박힌 총알 하나하나는 그 신의 심장에 한 군데씩 상처를 입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리스씨는 IS에 분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내 분노를 당신들에게 선물하지 않을 것이다. 내 분노를 얻고 싶었겠지만 분노와 증오를 당신들에게 돌려주는 건 죽은 희생자들을 당신들과 똑같은 무지한 존재로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며 "내 조국의 사람들을 불신하게 만들고 안전을 위해 자유를 희생하도록 하기 위해 내가 겁먹기를 바라겠지만 당신들은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레리스씨는 글에서 아내에 대한 사랑도 고백했다. 그는 "아내를 오늘 아침 봤다. 몇 날 몇 밤에 걸친 기다림 뒤에 말이다. 그녀는 금요일 밤 외출할 때와 똑같이 아름다웠다. 지난 12년간 맹목적으로 사랑했던 그 모습 그대로 아름다웠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나는 이 고통으로 몸서리를 치고 있다. 이것은 당신들의 작은 승리일 것이다"면서도 "그러나 고통은 오래가지 않는다. 나는 아내가 매일 매일 우리와 함께하고 당신들은 절대 가지 못할 자유와 사랑의 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레리스씨는 "아들과 나, 둘만 남았다. 그러나 우리는 세계의 모든 군대들을 합친 것보다도 더 강하다. 나는 당신들에게 더 신경을 쓸 시간 따위 없고, 지금 막 잠에서 깨어난 17개월된 아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며 "내 아들이 살아가는 동안 그는 행복하고 자유롭게 삶으로써 당신들을 괴롭힐 것이다. 왜냐면 당신들은 내 아들의 분노도 돌려받지 못할 테니까"라고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