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인 내가 헌팅해본 썰.ilbe




나는 모태솔로다. 남중 남고 공대를 나와서 여태껏 연애를 한번도 못해봤다. 친구들은 나보고 못생기지 않았다고 했고 성격도 착한 편이라고 했다. 조금 알고지낸 여자가 여태껏10명정도 있는데 그중에 남친없는 여섯명에게 전부 대쉬를 했지만 다 까였다.

누가 그러더라. 길에서 백명 붙잡고 전화번호 물어보면 그중에 한명은 가르쳐줄꺼라고. 그래서 이대로 내청춘이 다하기전에 그말을 듣고 큰맘먹고 한번 시도해보기로 했다.

솔직히 처음이 가장 어려웠다. 버스정류장에 서있는 대학교새내기로 보이는 여자애였는데 시발 내가 하는짓이 미친짓같더라. 용기내서 말 걸었는데 (멘트도 연습했다.) 싫어요라는 대꾸조차 안하고 별 븅신 다보겠네 하는 식으로 똥씹은 표정 짓더라.
하지만 이쯤에서 포기하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솔직히 내 예상으로 열명중에 한명은 연락처를 줄줄 알았다. 그런데 열한명이 넘어가자 그만둘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렇지만 스무명까지만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도전했다. 진짜 나 자신이 벌레가 된 기분이었다.

열일곱명째쯤 되었나. 갑자기 이상한 자신감이 붙더라. 여자가 나한테 연락처를 줄거라는 자신감이 아니라 큰 좌절 속에서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내길을 가는 모습에 스스로 탄복했다. 그래서 스무명의 연락처를 받지 못하고도 집으로 올땐 매우 의기양양한 기분이 되었다.

다음날 깨끗하게 목욕을하고 풀세팅으로 외모를 꾸몄다. 그리고 전날 상상한 여러가지 대화법과 멘트 시뮬레이션으로 나의 자신감은 만땅으로 차올라있었다. 때마침 평소에는 눈도 마주치지 못하던 엄청난 ㅅㅌㅊ 미녀가 지나가길래 가서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평창동 사는 XX라고 하는데요. 길을 가다가 눈에 띈 그쪽이 너무 예쁘셔서...... 어렵지만 용기내서 말을 걸게 되었어요. 괜찮으시다면 연락하고 지낼 수 있을까요?"

...
남친 있다고 하더라.
하지만 뭔가 자신감 넘치는 나의 모습에 살짝 압도된것 같아서 해보자는 의욕이 솟구쳤다. 그리고 그날 도합 서른명이 넘는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번호를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십두명인가 세명정도 말을 거니까 이제 할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냥 살다보면 좋은 인연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하지만 그 생각도 잠시 "이렇게 기다리기만 했기 때문에 여자가 안생기는 거"란 생각이 스치면서 다음날 또 시도해보기로 했다.

그다음날엔 전날만큼은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백명은 채워보자는 오기로 다시 길에나서서 말을 걸기 시작했다.
그렇게 사흘간 칠십여명의 여성에게 말을 걸었지만 연락처를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쯤되니까 모든게 민폐같고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게 작년 여름 일인데 올해까지 여전히 모태솔로다.
나는 내년이면 서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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