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버린 정의



지난 3월 28일, 법조계 재산공개 대상자 202명의 재산이 공개됐다. 위의 표는 사법부만 따로 떼어내어 정리한 것이다. 그토록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법관'님들께서 언제 저리도 많은 재산을 모으셨을까? 법에도 능하고 제테크에도 능한 다재다능한 인류의 출현일까? 고위법관 144명의 평균 재산은 무려 20억 300만 원이라고 한다. 헌법재판소 재판과 9명의 평균 재산은 17억 900만 원이다. 명예를 얻으려면 돈을 포기하고, 돈을 얻으려면 명예를 포기하라는 옛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가진 자'들은 명에와 돈을 모두 움켜쥐었다. 

'가난'을 모르는 법관들로 가득한 사법부가 어떤 모습일지 짐작이 가지 않는가? 과거에는 개천에서 용 된 법관들이 제법 많았다. 가난을 몸소 체험한 그들은 판결을 내릴 때도 그런 경험들을 십분 발휘했다. 정말이지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하는 현명한 법관들이 있었다. 따뜻한 판결, 인간다운 판결이 존재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부의 대물림은 곧 교육의 대물림으로 이어졌고, 부와 학벌은 공통어가 되었다. 사법부에 '인간'은 사라지고, '기계적 법 해석'만 남았다고 하면 과한 표현일까? 

일당 5억 원의 '황제노역' 판결을 내렸던 장병우 전 광주지장법원장의 경우는 어떨까? 만약 편의점이나 주유소, 영화관, 호프집, 카페 등에서 최저임금에 가까운 시급을 받으며 알바를 한 경험이 있는 판사였다면 일당 5억 원의 판결을 내릴 수 있었을까? 장병우 전 법원장이 어떤 삶을 살아 왔는지 다 알 수는 없지만, 그런 판결을 내리고도 아무런 껄끄러움도 느끼지 못했다는 것만으로도 그가 어떤 삶을 영위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법률신문>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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