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현직 소방관이 들려주는 이야기-에피소드1


출처 : DCFG

 

 
현직 소방관이 들려주는 이야기-에피소드1







무심코 벽에 걸린 시계를 본다.

오후 4시..

기지개를 피며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흐암~좀 있음 퇴근이네..!!"

순간 소방서 출입문이 열리고 70대 초반의 할머니 한 분과 할아
버지 한 분이 들어오신다.

"어서오세요..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할머니는 고쟁이에서 무엇인가 주섬주섬 꺼내시는 것이었다.
그리곤 무엇인가를 꺼내 나에게 내미신다..

종이 쪽지였다..

궁금한 마음에 쪽지를 받아 펴보니..

"OO소방서 소방O 김OO"

종이쪽지에는 내 이름이 적혀 있던 것이었다..

순간 나는 너무 놀라..

"어어어? 할머니.. 이거 제 이름인데요?"

그 순간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내 양손을 꼭 잡아주시는 것이었
다..

그리곤..

한참을 우셨다..

얼마 후 할머니는 눈물을 그치고 어렵게 말씀하셨다..

"총각~ 고마워.. 우리 할배 살려줘서.."

이상한 마음에 할아버지의 성함과 사고 날짜등을 확인하고 구
급활동일지를 꺼내 살펴보았다..

한달전..

"오늘 불금인데.. 환자 많겠네.. 휴......."

식사를 마치고 소방서 주차장에서 라이타를 꺼내 담배에 불을
붙였다..

한모금.. 두모금..

그 순간..

"구급출동~ 구급출동~"

"OO동 OO-OO번지 4층 401호 할아버지 쓰러짐"

손가락으로 장초의 불꽃을 팅기고 사무실로 내달려서 지령지를
뽑고 구급차까지 뛰어간다..

차고의 문이 열린다..

그리곤 구급차의 시동이 걸린다..

뒷자석..

환자 탑승석의 보조 의자에 안자있던 나는 구급차 휴대폰으로
신고자에게 연락을 취하고 운전원과 선탑자는 무전을 날리고
지도를 찾기 시작한다..

구급차의 사이렌이 울린다..

"삐용..삐용.."

신고자와의 통화로 환자의 상태가 끝난 상황..

"주임님.. 70대 할아버지 호흡,의식 없답니다..CPR 추정~"

1분 1초가 아깝다..

운전하시는 주임님은 한손으로 핸들을 잡고 한손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985X 차량 좀 우측으로 비키세요.. 응급환자 출동중입니다.."

소용이 없다..

이미 금요일 저녁 도로는 만원 상태..

운전하시는 주임님이 갑자기 핸들을 꺽으신다..

목숨을 걸고 전조등과 비상들을 켜 중앙선을 넘어 한참을 달리
신다..

벌써부터 등에는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그리곤.. 집에 혼자 계신 어머님 생각에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

비좁은 골목길을 지나 잠시 후 현장에 도착하여 응급처치 가방
과 자동제세동기(AED)를 들고 4층까지 뛰어 올라갔다..

"헉..헉....헉........"

입에서는 단내가 난다. 담배를 끊어야지.. 젠장......

현관문은 열려 있었고 할아버지 한분이 쓰러져 계셨고..

그리고..

할머니는 울면서 할아버지의 가슴을 누르고 있었다..

뒤에 따라오시던 주임님께 부탁한다..

"주임님.. 흉부압박 해주세요"

나는 제세동기의 전원을 키고... 패치를 꺼내 환자에게 붙였다..

"환자에게 떨어지세요~"

Asystole......

무수축이었다.. 즉.. 심장이 안뛴다는 것이었다..

나는 LMA(쉽게 말하면.. 환자의 기도를 확보하는 장치)를 재빨
리 환자의 입에 설치하고 BVM(백밸브 마스크.. 환자에게 산소
를 공급하는 장치)를 연결하여 CPR 5사이클 30(압박):2(인공
호흡)을 실시하였다..

"환자에게 떨어지세요~"

다시한번 소리 지르고..

제세동기에 설치된 분석 버튼을 눌렀다..

"제세동이 필요합니다.. 접촉금지.. 떨어지세요"

모니터를 바라보니..

무수축에서 심실세동으로 변하여 환자에게 전기적인 쇽을 줄
수 있구나...

(Tip... 무수축에서는 쇽을 줄수 없고.. 심실세동일때는 쇽을 줄
수 있습니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shock~"

환자의 몸이 털썩거린다..

제세동기의 모니터를 바라보니 파형이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보조들것으로 환자를 1층까지 들고 내려와 구급차에 환자를 싣
고 모니터를 다시 확인하니..

멘붕크리..

다시 심실세동..

다시 쇽을 주고나니 정상으로 돌아왔다...

가장 가까운 병원까지 1.2Km... 운전하시는 주임님은 마음이
급하고..

환자석에서 흉부압박을 하시는 구급 주임님과 AED 모니터를
바라보며 백밸브 마스크로 산소를 공급하는 나는 한겨울인데도
온몸에 땀이 젖어있다..

끼익...

구급차가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유턴하였고

나와 주임님은 뒷자석에서 뒹굴었다..

온몸이 아프다.. 내 얼굴에 머가 줄줄 흐르는것 같다.. 어디 피가
나는가 보다..

"삐용..삐용..삐용... 흑흑 영감.. 나두고 가면 안되.. 흑흑흑흑~"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와 할머니(보호자)의 오열로 인해 정신이
없다..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나는 몇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최선을 다 해야 한다.
.

나의 아버지는 국가를 위해 봉사 하시다 돌아 가셨다.. 돌아가시
기 직전까지도 평소 가정과 국가를 걱정하셨던 분..

임종전..

내 손을 꼭 잡아주시며..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위해 봉사하라고
하시던 우리 아버지....

약속을 지켜야 한다...... 그리고... 환자를 살려야 한다.........

잠시 후 응급실에 도착하였다..

구급차에서 환자를 실은 주들것을 들고 응급실로 뛰어간다..

들어가는 순간까지 산소를 공급하고 흉부 압박을 실시한다..

환자를 인계 후..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응급실 바닥에 쓰러진다..

할머니가 들고오신 보따리를 여신다..

사과.. 귤...

너무 고마워서 사오셨다고 한다..

하지만.. 받을 수 없다..

"공무원은 이런거 받을 수 없습니다.. 10원짜리 하나.. 커피 한
잔이라도 얻어먹으면 큰일납니다.."

할머니는 막무가내다..

결국은 병원 간호사에게 드리라고 말한뒤 돌려 보낸다..

퇴근 후...

샤워하고 나온 나에게 어머니는 깜짝 놀라신다..

"OO야... 너 목이랑 등짝에 멍이 들어 있는데.."

"다쳤니..?"

나는 한참 대답을 못했다...

그리곤...

어머니께

웃음을 지으며...

"오늘 소방서에서 족구 했는데.. 그때 넘어졌어요.." 라고




다음회엔 알기 쉬운 소방서, 귀신 이야기, 전쟁터, 변태(?) 이야
기, 유격받는 소방관 등등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들려 드리겠습
니다..
 
대한민국 소방관 화이팅~!
 
 
고맙습니다~

Author

Lv.99 유북지기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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