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쇼핑 못하는 나라


출처 : DCFG


파리 샹젤리제. 번화가지만 여기 위치한 대형마트, 화장품 전문점 등이
최근 법원 판결로 인해 밤 9시이후 영업 자체를 못하게 됨.




늦게까지 쇼핑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도 꽤 존재하지만 그래도 법원은 심야(밤 9시 이후) 영업금지 결정.




가정용품 등을 파는 대형매장들도 일요일에 영업하는 게 노동법 위반이라며 법원에서 영업 금지를 결정.




소비자들은 물론이고 매장 직원들도 '급여를 더 받기 위해' 일요일 근무를 허용해줄 것을 요구.




하지만 프랑스는 107년전부터 이어져온 '일요 영업 금지' 원칙을 재확인.
(빵집, 꽃가게 등 소규모 자영업자에 한해 제한적 허용)



 판결 이후 이해 당사자간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회사는 일요 매출이 전체의 20%를 차지한다고 반발했고, 매장 직원들도 일요일에 일하면 수당을 50% 더 받는데 왜 일할 권리를 빼앗냐며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정부가 자신들의 처지를 알아야 한다며 총리실을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일요 근무를 하면 일자리가 늘어나 실업난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비자들도 쇼핑의 편리를 내세우며 일요 영업을 찬성했습니다. 상급 노조만이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며 일요 휴무 원칙을 지지했습니다. 분위기상으로는 노조만 외톨이가 된 것 같습니다.

사회는 논쟁 속으로 휘말려 들어갔습니다. 앞서 미국의 사례처럼 언론은 주변 유럽 나라들을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영국은 1994년부터 일요 영업을 허용했습니다. 그런데, 유럽에서 제일 잘 사는 나라 독일은 일요일은 휴무이며, 베를린에서 일요일에 여는 상점은 소수라는 소식을 전합니다.

오스트리아도 일요 근무를 금지한 국가였습니다. 가톨릭 국가인 이탈리아는 어떤지 취재했더니 대형 쇼핑몰은 요즘 일요일에 열기는 하는데 정부는 그 효과를 살피고 있고 논쟁이 있는 사안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정답이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선택지만 늘어난 셈입니다.

프랑스인 여론조사에서도 헷갈리는 민심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응답자의 80%는 대형매장의 일요 영업을 찬성하지만, 56%는 자신의 일요 근무를 반대합니다. 남이 일하면 편리해 좋지만, 내가 일하기는 싫다는 뜻입니다. 상급노조인 노동총연맹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이유로 대형매장의 일요 영업을 허용하게 되면 다른 직업군도 일해야 한다. 매장 직원들의 아이를 돌볼 사람, 교통, 은행, 보안, 청소까지…결국 하나를 허용하면 사회 전체가 일하게 된다"며 일요 근무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일요 근무라는 '과정'에서 얻는 편익이 아니라 '결과'로 주어질 사회 시스템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며 사회 대토론을 제안했습니다.

정부도 11월까지 일요 근무에 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경제적인 이유로 대형매장의 일요 영업을 허용하게 되면 다른 직업군도 일해야 한다. 매장 직원들의 아이를 돌볼 사람, 교통, 은행, 보안, 청소까지…결국 하나를 허용하면 사회 전체가 일하게 된다"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2018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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