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대한민국 의료현실
본인은 현재 병원에서 실습중인 의대생입니다.
지난 7월 도입된 포괄수가제 이후로, 병원에 불어온 몇가지 변화들을 알려드리고자 글을 씁니다.
10년 20년 후 웃대인들이 결혼하고（?） 출산할 시기에, 병원에서 애를 낳는게 아니라
산파에게 애를 받아야 할 때가 올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습니다..
3줄 요약 이쓰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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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수가제는 위 사진과 같이 어떤 한 질병에 대해 "정액제"를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언뜻 들어보면 합리적이지요. 정액제니까요.
그러나 인체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같은 "맹장염"이라도 사람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르고
위치가 다를 수 있고, 써야하는 약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모든 것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가격을 딱 정해놓는 것이 포괄수가제입니다.
이로 인해 불어닥친 여러가지 변화들을 말씀드리면..
1. 포괄수가제에 해당하는 질병을 앓는 환자들의 불편
예를 들어 70대 노인분께서 포괄수가제에 해당하는 A라는 병으로 인해 병원을 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진료를 해보니 A라는 병 뿐 아니라 B라는 병도 같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A라는 병은 포괄수가제라는 영역에 포함되어있기때문에, A라는 병을 치료하면서
B라는 병을 같이 치료하면 병원 측에서는 적자가 나죠. 그렇기 때문에 병원 경영자 측에서는
절대로 A라는 병을 치료하면서 B라는 병을 같이 치료하지 말라고 합니다.
하게되면 그 의사는 짤리게 되는거죠.
그래서 70대 노인분은 A라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전신마취를 동반한 수술을 하고, 퇴원 후 며칠뒤에
다시 B라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전신마취를 동반한 수술을 하게 될 겁니다.
번거로울뿐만 아니라 위험도도 높아지게 되겠죠.
2. 정액제로 인해 값싼 재료만을 쓰게 될 것입니다.
A라는 병은 포괄수가제로 인해 XX만원이라는 딱 정해진 금액만 받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그 금액은 합리적이지 않죠. 그래서 병원측에서는 그런 A라는 병을 치료할 때
값싼 재료만을 씁니다.
말씀드렸다시피 같은 병이라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염증이 심해 더 강한 항생제를 써야하는 사람도 있고, 더 오래 항생제를 투여해야하는 사람도 있으며
유착이 심해 유착방지제를 사용해야하는 경우도 있고,
감염질환에 걸려있는 사람이라 다른 환자들을 위해 더 위생에 신경써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XX만원이라는 한정된 금액에서 그것을 다 할 수 는 없겠지요.
환자에게는 인생에 몇번 없을, 또 자신의 몸에 관련되어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수술임에도 불구하고
돈을 더 주고서 더 좋은 서비스를 받는 것도 법적으로 금지되어있어（포괄수가제란 이런제도입니다...）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없어지게 됩니다.
한마디로 공장에서 찍어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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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여러가지 부정적인 측면이 많습니다.
긍정적인 측면..? 있죠.
환자 입장에서 의료비 줄일 수 있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도 의료비 줄이구요.
그런데요.
인생에 한 번 뿐인 수술, 고작 몇십만원 아끼자고 본인의 부모님, 자식, 또는 본인의 몸을
흥정하시겠습니까?
저라면 몇 푼 더 얹어주더라도 좋은 수술 부탁드린다고 할 것 같네요..
포괄수가제..
결국 의사에게 주는 돈을 적게 줄라고 하는 정부의 만행입니다. （의사는 실제로 정부에게서 돈을 타 먹는 방식입니다.）
근데 앞으로 또 "원격의료법"라는 허울 좋은 법을 만들어 의료비 줄이기에 급급하네요.
원격의료법이란.. 말그대로 화상채팅으로 진료하라는 겁니다.
만져보고, 들어보고, 두드려보고, 눈으로 보는 것이 진료의 핵심인데.. 화상채팅으로는 말도안되죠.
의사들만이 피해보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이 피해보고 있습니다.
꼭 아셔야 합니다.
세줄 요약
1. 포괄수가제 실시 후로 2개의 병을 한꺼번에 치료할 수 없어서 위험↑ 불편↑
2. 싼게 비지떡이라고 값싼 재료만을 사용하여 수술받을 수 밖에 없음.
3. 정부에서는 근데 또 그와 비슷한 "원격의료법"이라는 법을 만드려고 하고있슴.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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