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가족오락


- 부연 설명 : 


많은분들이 기억하고 있을, 아주 유명한 20세기 최고의 방송사고 입니다.
그리고 그 현장을 직접 목격한 분들도 무척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때는 1989년 가을로 기억됩니다.

당시 KBS에서 가장 끗발 날리던 인기프로인 가족오락관은 녹화방송이 아닌 생방송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이구동성' 이라는 코너가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그 게임의 진행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4글자짜리 단어를, 한팀의 모든 구성원 4명이 각자 한글자씩 말하고 상대편이 그게 무슨 단어인지 맞추는겁니다.
문제는 바로 4명이서 한꺼번에 소리를 지르는겁니다. 그럼 만일 '브레이크'라는 단어가 문제였다고 하면
그걸 네명이서 동시에 한글자씩 질러버리면 '뷁'이 되는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래서 보통 이런식으로 진행됩니다.
각자 자신의 맞은편 사람만 전담해서, 내 맞은편 상대방이 어떤 소리를 질렀나
잘 파악한 다음, 허참이 답을 물어보면 그때 자신이 파악한 답을 한글자씩 말하고...

허참이 그걸 조합하고...

대충 그런 간단한 방식입니다.

그날의 남성팀 출제 문제는 '왁자지껄'이었습니다.
그리고 여성팀이 맞출 차례였습니다.

그날의 여성팀 멤버는 '문영미', '이성미', '이희구(누군지 모르면 네이버에서 검색해보세요)' 그리고 '노사연'이었습니다.



남성팀이 한번에 소리를 빽 질렀습니다.
그리고 허참이 여성팀에게 물어봅니다.

문영미씨 무슨 글자였나요?

문영미는 당당하게 말합니다.
"왕" 이요

이번엔 이성미에게 묻습니다.
이성미씨는?

이성미도 아무렇지 않게 말합니다.
"자" 같은데요.

이희구에게 묻습니다.
이희구는 뭔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꼬리를 흐립니다.
"지.........."

허참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합니다.
웃음을 억지로 참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이때 허참이나 정소녀가 잽싸게 수습했다면 20세기 최고의 방송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을텐데...

눈치없는 노사연은 허참이 묻기도 전에 말해버립니다.

"털"이요!


허참은 그래도 끝까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단어를 조합하고 마무리 지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네글자를 조합해서 짧고 굵은 목소리로 박력있게 외칩니다.
여성팀의 정답은 "왕 ! ㅈ ! ㅈ ! 털 !" (중간 모자이크 양해바랍니다.)

순간 노사연 박수를 치면서 뒤로 넘어갑니다.
문영미, 이성미 고개를 숙입니다.

남성팀 멤버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임하룡과 김범룡이 있었습니다.
얼굴을 파묻은 김범룡의 어깨가 들썩거립니다.

허참은 바닥에 쓰러져서 웃다가 사태 수습이 안되자 카메라맨 뒤로 숨어버립니다.
정소녀는 사회자 연단뒤에 웅크리고 앉아서 숨습니다.

5분이상 진행이 멈추고 모두들 웃느라 정신 없습니다.
게다가 생방송이었습니다.



그 코너는 바로 폐지되었습니다.(근래에도 이구동성 하던데, 다시 부활되었나요?)

그리고, 온 집안식구들이 모두 TV앞에 둘러앉아 참외를 깎아먹으면서
가족오락관을 시청하던 저희 식구들은 모두들 시선을 고정할 곳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 앞에서 대놓고 웃기가 참 뭐했지만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 없어서 어금니를 꽉 깨물었습니다.
더 참기가 힘들어지자 송곳니로 혓바닥을 지긋이 깨물었습니다.

아버지는 애꿎은 참외만 포크로 꾹꾹 찔러대고, 엄마는 괜히 거실 바닥을 걸레로 훔치고 계셨습니다.

주말의명화에서 에로신이 잠깐 나올때보다 더 분위기 어색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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