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펌] 유학 4년차에 드는 생각들





인서울 상위권들어가서 스무살 스물한살 술쳐마시고 여자친구랑 시간가는줄모르고 놀고.

생각해보면 이때가 정말 너무 행복했다.


그러다가 군대가서 여자친구 보고싶다고 질질 짜다가

아버지 권유로 제대하자마자 미국 어학연수 1년 ㄱㄱ. 군대 기다려준 여자친구에게는 1년만 더 기다려주라.

시발 캔자스 시골촌구석 좆같은 칼리지 1학년으로 입학해서 동양인자체가 없는 이상한 학교에서 좆뺑이... 영어는 마니 늘었다.


어학연수 다 끝나갈때쯤.. 아 이제 끝이다 다시 꽃피는 향락의 한국대학생으로 돌아가자 싶었는데

다시 아버지 권유로 미국대학 입학. 여자친구는 ㅂㅂ2

이렇게 써놓고 보니까 존나 난 내 줏대도 없이 아버지말만 따르고 살았네.

그래도 이제와서 돌아보니 말듣길 잘한거같긴하다.


사트를 안봤으니 당근 좋지않은 하위권 주립대 입학.

그래도 으쌰으쌰 2년동안 열심히 해서 그나마 봐줄만한 대학으로 편입성공. 근데 여전히 주립대네ㅋㅋㅋ

한국사람들이 보기엔 다 똑같은 주립대일텐데ㅋㅋ

어쨌든 편입도 했고 이제 존나 똥줄타는 상황은 아니니 여자친구도 사귀고 즐거움.

여자친구가 백인이라 영어도 늘리고. 님도보고 뽕도따고.


근데

나이는 자꾸 먹고

친구들은 신입사원 2년차ㅋㅋㅋ

난 졸업하려면 아직 2년은 남았네.


솔직히 한국대학도 다녀보고 미국대학도 다녀보니

미국대학이 존나 대단하고 그런거 좆도없어. 걍 숙제가 좀 많긴한데

솔직히 내가 영어원어민이었으면 숙제시발 존나 좆도 아냐..

한국대학이나 미국대학이나 수준차이가 엄청나고 그런건 아님. 심지어 배우는 교과서도 똑같은 경우도 있는데 뭐.


그나마 건진건 영어가 전부인데.

나이 먹을대로 먹어서 온 미국인데. 영어가 늘어봤자 얼마나 늘었겠냐.

나이는 계속 먹지.. 초조함은 더해지고. 내가 지금 뭐하는건가 싶기도 하고.

05학번인데 2012년에 아직도 3학년이니 말 다했지뭐. 대학만 10년다니네.


그래도 요즘 생각이 조금 바뀌고있다.

고딩때 대학만 잘가면 전부겠거니 생각했던 그 시절처럼

취직만 잘하면 전부겠거니 라며 착각하고 살았구나 싶다.


삼성이니 현대니 어디가서 꿀리진 않는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 입에서 나오는소리는 하나같이

이직하고 싶네, 때려치고 어서 사업을 해야겠네 등등.


친구중 한명이 해준 이야기가,

회사 책상에 앉아서 사무실을 둘러보면,

저기 앉아있는 대리가 내 3년 후 모습이고

저기 앉아있는 과장이, 차장이, 부장이 내 십몇년 후 모습이구나 싶어서

존나 인생에 회의감이 든다고 하더라.


존나 생각해보면 어차피 길어봤자 100년 살고 가는 인생인데

내가 죽기 직전에 뭘 후회할까 생각해봤다.

아 시발 그때 그년을 내가 따먹었어야 했는데.. 아니면 아 시발 그때 과장을 일년이라도 빨리 달았어야 했는데...

이런거 다 아닌거같다.


내가 남들보다 뒤쳐진다고, 혹은 늦었다고

혹은 남들보다 내가 이만큼이나 잘났다고

이런생각들은 다 부질없는것같다.


초조할 필요도 없고 자만할 필요도 없다.

그날 그날 열심히 살고

희망을 갖고 살면 되는거같다. 작은거에 행복할줄 알고.


존나 시발 토플이 몇점이네 내 대학랭킹이 몇이네 내 연봉이 얼마네

이런게 뭐가 중요하냐.

그런거 잘하면 행복하냐?


다른사람하고 비교하지말고

니 일 열심히하고

할수 있는만큼만 하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살자.


원본 글: http://gall.dcinside.com/list.php?id=foreignu&no=45613&page=1&b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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