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국영화 기대작들 jpg


올해에는 유독 한국 영화의 선전이 돋보였다. 그러나 내년 라인업도 만만치 않다. 특히 걸출한 기성 감독들의 복귀가 눈에 띈다. 할리우드에 진출한 박찬욱 김지운 봉준호 감독의 신작부터 류승완 김용화 감독까지. 벌써부터 흥분을 감출 수 없다.

[미스터고 3D]

감독 김용화 | 출연 서교 성동일 | 2013년 7월 예정


고릴라와 사람이 뒤섞여 야구를 하는 기상천외한 광경. 1984년 허영만이 만화 [제7구단]에서 선보인 이 놀라운 상상력이 2013년 스크린에 되살아난다. 모션 캡처를 통해 풀 3D 디지털 캐릭터로 고릴라 링링(김흥래)을 빚고, 국내 최초 풀 3D 촬영 방식으로 영화를 찍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마침내 ‘중국에서 서커스를 하던 링링이 두산베어스구단에 영입돼 야구 선수가 되는 이야기’를 영화화할 수 있었다. 

꼼꼼하게 설계하고 준비한 3D 영상이 영화의 ‘형식’이라면, 재미와 감동 사이에서 기막힌 균형을 찾아내는 김용화 감독 특유의 연출이 영화의 ‘내용’을 채운다. 서커스단에서부터 링링과 함께한 소녀 웨이웨이 역은 중국의 소녀 배우 서교가, 속물적인 프로 야구 에이전트 성충수 역은 성동일이 맡았다. 


[박수건달]

감독 조진규 | 출연 박신양 정혜영 엄지원 김정태 | 2013년 상반기 예정


[조폭 마누라](2001) [조폭 마누라 3](2006)을 연출한 조진규 감독과 박신양이 코미디를 위해 뭉쳤다. 부산을 주름잡는 조직폭력배 광호(박신양)가 어느 날 신내림을 받고, 낮에는 건달, 밤에는 박수무당으로 이중생활에 나선다. 김우재 프로듀서는 “[박수건달]은 [조폭 마누라] 시리즈와 다르다”고 말한다. “슬랩스틱 코미디와 거친 욕설로 웃음을 자아내는 방식을 일부러 지양했다. 광호가 처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주 무기다. 광호에게는 심각한 상황이지만, 보는 사람은 웃지 않고 못 배기는 그런 상황. 진지한 이미지의 박신양이 아낌없이 망가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설국열차]

감독 봉준호 | 출연 송강호, 존 허트,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윈튼, 제이미 벨, 옥타비아 스펜서, 고아성 | 2013년 개봉 예정


[설국열차]는 봉준호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분기점에 해당하는 영화다. 프랑스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점, 송강호,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윈튼, 제이미 벨 등 ‘다국적 배우’를 기용해 ‘다국적 스태프’들과 함께 작업한 점, 순 제작비가 물경 ‘450억 원’에 달한다는 점, 그리고 한국뿐 아니라 세계 시장을 겨냥한 점 등 기존의 봉준호 영화와는 제작 방식이나 함께하는 배우, 스케일 면에서 전혀 다른 차원을 지향한다. 말하자면 2013년의 ‘초’기대작이라 할 만한 [설국열차]는 갑작스러운 기온 급강하로 설국열차만이 유일한 피난처가 된 상황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생존의 이야기를 다룬다.


[스토커]

감독 박찬욱 | 출연 니콜 키드먼, 미아 와시코우스카, 매튜 굿, 잭키 위버 | 2013년 개봉 예정


박찬욱 감독은 입버릇처럼 한국에서 만들 수 없는 소재의 영화일 때만 할리우드에서 작업하겠다고 말해왔다. [스토커]는 박찬욱이 할리우드에서 작업한 첫 번째 영화다.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잃은 소녀 앞에 삼촌이 나타나면서 소녀와 소녀의 어머니, 그리고 삼촌 사이에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스토커]는 흡사 앨프리드 히치콕의 [의혹의 그림자](1948)를 연상시킨다. ‘석호필’로 유명한 웬트워스 밀러가 시나리오 초고를 썼으며, 미아 와시코우스카, 매튜 굿, 니콜 키드먼 등 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미국에서는 2013년 3월 1일 개봉이 확정됐으며, 폭력과 성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R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린]

감독 류승완 | 출연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 | 2013년 상반기


2011년 2월, [부당거래](2010)로 베를린국제영화제를 찾았을 때 류승완 감독은 한때 분단의 상징이었던, 한겨울의 스산한 베를린 풍경에서 쓰러져가는 정권으로부터 버림받은 남자를 떠올렸다. 그가 바로 [베를린]의 주인공, 1급 살인 병기로 길러진 북한의 정보원 표종성(하정우)이다. 음모에 휘말려 국가로부터 버림받은 표종성을 중심으로 그를 쫓으며 묘한 동질감을 느끼는 한국 국정원 요원 정진수(한석규), 표종성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은 북한 정보원 동명수(류승범), 그리고 아이를 잃은 슬픔을 간직한, 표종성의 아내 련정희(전지현)와의 관계가 각각 펼쳐진다. 


결국 모든 사람은 버림받고, 관계는 다시 변한다. “단순히 ‘오락 영화’라고 할 수 없는 작품이다. 류승완 감독의 전작뿐 아니라, 기존의 한국 영화에서 본 적 없는, 무게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의 묵직한 연기를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의 설명이다. [베를린]은 지난 4월 베를린과 라트비아에서 5주 동안 해외 촬영을 마치고, 9월 초까지 국내에서 모든 촬영을 마칠 예정이다.

[관상]

감독 한재림 | 출연 송강호 | 2013년 하반기 예정


수양대군이 김종서를 죽이고 왕위를 찬탈한 계유정난(역사적 사실)에 ‘조선 최고의 관상가’라는 존재(상상력)를 더했다. 중반까지는 내경이 조선 최고의 관상가로 성장하는 이야기, 후반에는 내경이 김종서 장군의 눈에 띄어 반란의 관상을 가진 이를 가리게 되는 역할을 하면서 김종서 장군과 수양대군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김창수 프로듀서는 “한재림 감독의 전작과 다른, ‘관상’이라는 새로운 소재로 풀어내는 정통 사극”이라고 밝혔다. 

내경 역은 일찌감치 송강호의 캐스팅이 확정됐다. [우아한 세계](2007)의 한재림 감독과 송강호가 이번에는 어떤 ‘물건’을 만들지 기대된다. 오는 9월 첫째 주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조선미녀삼총사]


감독 박제현 | 캐스팅 진행 중 | 2013년 설 연휴 개봉 예정


‘조선시대 미녀 무인들의 활극 액션’이라는 한 줄 요약만으로도 호기심이 발동한다. [조선미녀삼총사]는 현상금으로 연명하던 미녀 무사들이 졸지에 나라를 구할 운명에 놓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비상한 두뇌를 가진 금옥, 미워할 수 없는 유부녀 무사 홍단,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4차원 무사 가비가 그 주인공이다. [조선미녀삼총사]는 섹시, 통쾌, 웃음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노릴 계획으로 대세인 퓨전 사극에 액션, 코미디까지 버무린다. 장르의 조율은 [단적비연수-은행나무 침대 2](2000) [내 남자의 로맨스](2004)를 연출한 박제현 감독의 몫이다.



[신세계] 
감독 박훈정 | 출연 이정재 최민식 황정민 송지효 | 2013년 개봉 예정
 

국내 최정상급 남자 배우 이정재 최민식 황정민의 연기 대결을 기대하라. [신계계]는 의리와 배신이 숨 가쁘게 교차되는 누아르 액션이다. 범죄 조직에 잠입한 형사 이자성(이정재)과 그의 정체를 모르고 친형제처럼 아끼는 ‘2인자’ 정청(황정민), 그리고 잠입 수사 작전을 설계하고 조직의 목을 조이는 형사 강과장(최민식)이 얽히고설켜 뜨거운 드라마를 만들어낼 예정. [부당거래](2009)의 각본을 쓰고 [혈투](2011)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 작품이다. 


[용의자] 
감독 원신연 | 출연 공유 | 2013년 개봉 예정
 

[용의자]는 남북한의 첩보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와 그 중심에 선 한 남자의 반격을 그린다. [세븐 데이즈](2007) 원신연 감독과 공유가 작정하고 만났으니 기대하고 볼 일. 무술감독 출신의 원신연 감독이나 ‘로맨틱 가이’ 공유 모두 액션에 대한 갈증을 풀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두 사람은 서울, 홍콩, 동유럽 국가 등을 배경으로 할리우드 스타일의 고감도 액션을 펼칠 계획이다. 할리우드 최신 장비를 공수해 고공 침투, 해상 액션 그리고 20여 분에 달하는 대형 카체이싱 장면까지 제대로 벌인다는 구상도 이미 끝났다. 특히 공유는 일격필살로 요약되는 북한군의 격술을 연마해 최고의 살인 병기로 거듭날 예정이다. 


[협상종결자] 
감독 이승준 | 출연 설경구 문소리 | 2013년 하반기 예정
 

[미스터 K]가 진통 끝에 [협상종결자]로 이름을 바꾸고 촬영을 진행 중이다. 현재 전체의 60퍼센트 정도를 촬영했으며, 총격 신, 카체이싱 등 영화의 주요 볼거리가 될 태국 촬영을 앞두고 있다. 이명세 감독의 공석에 [퀵](2011)의 조연출이었던 이승준 감독이 급하게 투입됐지만, 설경구 문소리 등 베테랑 배우들의 협조와 지지 하에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협상종결자]는 순 제작비 80억 원이 투입된, 한국판 [트루 라이즈]다. 


[몽타주] 
감독 정근섭 | 출연 김상경 엄정화 | 2013년 상반기 개봉 예정
 

[살인의 추억](2003) 이후 10년 만에 형사를 연기하는 김상경, [오로라 공주](2005)와 [마마](2011)에서 가슴 절절한 모성애 연기를 펼친 엄정화가 또 한 번 형사, 그리고 아이 엄마로 조우했다. 15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것과 유사한 유괴사건이 발생한다. 증거는 당시 범인의 몽타주와 목소리를 녹음했던 테이프뿐. 15년 전 아들을 잃었던 엄마 하경(엄정화)의 억장은 무너지고, 당시 사건 담당 형사 청호(김상경)는 범인을 잡기 위해 필사의 추격을 시작한다. 


[라스트 스탠드] 
감독 김지운 | 출연 아놀드 슈워제네거, 포레스트 휘태커
 

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데뷔작 [라스트 스탠드]는 [트랜스포머] 시리즈와 [지.아이.조] 시리즈를 만든 할리우드 제작사 디보나벤추라에서 제작하고, 배급사 라이온스게이트에서 투자한 영화다. 이는 김지운 감독의 역량을 할리우드에서도 인정했다는 반증이다. 김지운 감독은 “할리우드 진출에 대한 욕망보다는 감독으로서 가장 어려운 상태로 돌아가 처음부터 영화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보자는 취지에서 결정한 작품”이라고 말했는데, 그만큼 [라스트 스탠드]는 김지운 감독에게 도전적인 영화다. 김지운 감독이 한때 할리우드를 평정했던 아놀드 슈워제네거라는 거물과 함께 어떤 영화를 만들었는지 기대된다. 


[런닝맨] 
감독 조동오 | 출연 신하균 이민호 김상호 조은지 오정세
 

우연히 살인 사건에 휘말린 후 전 국민이 주목하는 도망자가 된 남자 종우의 이야기. 신하균이 종우 역을 맡아 생애 첫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종우와 열일곱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 아들 기혁 역에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MBC)의 스타 이민호가 캐스팅됐다. 형사 상기 역에 김상호, 3류 주말 신문 기자 선영 역에 조은지, 컴퓨터 전문가 도식 역에 오정세가 합세해 최고의 연기 앙상블을 보여줄 예정. 20세기폭스인터내셔널프로덕션이 메인 투자를 맡은 첫 한국 영화다 

[감기] 
감독 김성수 | 출연 장혁 수애 | 2013년 개봉 예정
 

[비트](1997) [무사](2001) [영어완전정복](2003)의 김성수 감독이 9년 만에 연출하는 재난 블록버스터. 감기 바이러스로 아비규환에 빠진 사람들과 시스템이 그들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해 그린다. 규모가 큰 영화인만큼 볼거리에도 충실하겠지만, 관객으로 하여금 인물들의 상황에 직접 동참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고 싶다는 것이 감독의 포부다. 주연은 장혁과 수애. 장혁은 사람들을 구조하는 소방대원으로, 수애는 어린 딸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의사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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