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남' 수능 만점자

 

 

 

 

-전 과목 만점이다. 기분이 어떤가.

"가채점하고 난 뒤에 기쁨에 젖어 소리를 낼 수조차 없었다. 꿈인가 생시인가 했다.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이 차분해져 수시 면접 준비에 최선을 다했다."

-'물수능'이라던데, 실제로 쉬웠나.

"늘 하던 대로 했다. 잘 풀릴 때는 실수하지 않도록 더욱 집중해야한다. 주변 친구들만 보더라도 한두개 틀리니 등급이 쫙 내려가더라."

-어떻게 공부했나. 또 과외나 학원은 안 다니고 학교공부에 충실했다는 이야기를 할건가.

"진짜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 사업이 실패해 중학교 때까지 세 명이 단칸방에 모여 잤다. 학원에 다닐 형편이 아니었다. 운동을 좋아해 권투학원을 등록한 게 전부다. 고등학교가 자율형 사립고등학교라 등록금이 비싸다. 기숙사비와 생활비까지 합하면 과외를 할 여유가 없었다."

-비법을 공개해 달라.

"'남자라면 수능 만점'이란 생각을 늘 했다. 침대 위 천장에도 만점 성적표를 그려 붙여놓기도 했다. 학교에서 최대로 공부를 많이 해봤자 12시간을 넘지 못한다. 휴식과 공부를 적절히 섞어야 한다. 태권도 동아리에 가입해 틈틈이 스트레스를 푼 게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싶다. 자신만의 공부 습관과 시간관리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출중한 외모에 키도 180㎝다. 그야말로 '엄친아(엄마친구 아들)'이다.

"남녀공학이지만 남자반과 여자반으로 나뉘어 있어 여자와 말할 기회가 없다. 친한 여자친구 2명 외에는 여자 앞에서 말도 못거는 쑥맥이다. 간혹 어떻게 알고 러브레터를 주는 친구가 있긴 하다. 1년에 1~2명일뿐이다."

-'슈퍼스타K3' 출연자 투개월의 도대윤이나 가수 비스트의 이기광의 분위기가 난다. 연예인 제의가 들어온다면?

"그럴 리가 없다. 반 친구들이 간혹 '타조알'(MBC 시트콤 '논스톱'에 나온 배우 김영준의 별명)을 닮았단 이야기를 하는데 뛰어난 외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예인이 웬 말인가. 연예인이 될 생각은 조금도 없다."

-여자친구는 있나. '여자친구가 여신급 외모'라는 댓글이 있다.

"없다. 멘토와 같은 여자친구 2명이 있다. 친한 친구다. '내 여자가 됐음 좋겠다'는 생각은 없다. 힘들 때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해줄 수 있는 사이다. 올해 7월 수능시험을 앞두고 슬럼프가 와서 친구에게 털어놓은 적이 있었다. 선생님들 사이에서 '승덕이가 여자친구 사귀더니 성적이 내려갔다'는 말이 돌아 속상했던 적이 있다."

-서울대 경영대를 지원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문과와 이과를 정하지 못했다. 의대도 매력이 있었지만 1학년 말에 혼자 공부한 경제 과목이 재밌었다. 경제이해력시험에서도 장려상을 탔고 전국에서 3등을 했던 적이 있다. 적성을 살리고 싶었다. 또한 사람을 살리는 직업으로 돈을 번다는 대목도 마음에 걸렸다. 대학 입학 후 많은 사람을 만나보겠다."

-인생의 목표가 있다면. 

"'꽃중년 CEO'가 최종 목표다. 구글과 같은 다국적 IT기업에서 일하면서 CEO 자리에 오르고 싶다. IT분야에서 뒤처질까봐 문과학생이 약한 물리학과 수학·과학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 양자물리학에 관한 에세이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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