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KAL기 추락사건의 진실....기억하고 계시는지요?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사건입니다. (중딩때 난 사건이니.....)


많이본 글에 올라온 사건을 보다가 꽤 잘못된 점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1997년 8월 6일 새벽.


승객 231명과 승무원 23명, 총 254명을 태우고 김포공항을 떠나 괌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747 여객기 801편이 추락했습니다.


무려 229명의 목숨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린 비극입니다.


 


 



 


각종 신문에서는 괌 공항측에 장비결함이 있었던 것이 사고원인이라고 보도했었습니다.


당시는 인터넷이 제대로 발달되기 전이다 보니 신문의 영향력이 굉장히 강했었지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희 부모님은 당연히 미국공항의 잘못인 줄로만 알고 계셨습니다.


 


물론 괌 공항측의 장비 결함이 원인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안타깝게도 조종석 측의 과실이었습니다.


 


 


 


현대의 항공기는 규모도 커졌으며 속력도 굉장히 빨라졌습니다.예전과 같이 순수한 사람의 실력으로는 통제하기가 어려워진 것이죠.


그래서 현대의 항공체계는 수많은 장비의 보조를 받도록 이뤄져 있습니다.


 


 


 


글라이드 슬롭이란 이러한 보조장치의 일종으로서 착륙을 유도해 주는 장치입니다.


악천후나 야간과 같이 조종사의 시야가 좁아지는 경우는 기계의 유도를 받아 착륙을 하게 됩니다.


이때 사용되는 장비가 글라이드 슬롭 (glideslope) 이라는 장비입니다.


비행기가 활주로에 제대로 접근하는가 알려주는 것이죠.


 


 


 


사고 당일날 괌 공항의 글라이드 슬롭 장치는 고장이었습니다.그리고 조종석에서는 이를 확실히 알고 있었습니다.


조종사, 부조종사가 각각 복명복창하는 것이 녹음되었거든요.


그리고 추락하기 3분전 관제탑과의 교신에서, 관제팀은 다시 한번 반복합니다.


"글라이드 슬롭은 고장이다" 


 


 


 


그런데 추락 2분 31초 전 이 글라이드 슬롭이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고장이란 것을 명백히 알고 있었는데, 이놈이 켜진 겁니다.


당연히 오작동으로 간주하거나 공항측에 확인을 했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조종석은 글라이드 슬롭의 유도대로 비행하기 시작합니다.


치명적인 첫번째 과실입니다.


(후에 조사결과 고장난 장비의 전파간섭으로 인해 오작동이 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초고속으로 비행하는만큼, 공항에는 또다른 착륙유도 장치들이 있습니다.


VOR (Very High Frequency Omnirange) 라는 장비가 있는데, 대부분 활주로 시작점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괌 공항의 경우는 특이하게도 활주로에서 약 5Km 못 미친 곳에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보시다시피 활주로에 훨씬 못 미친 지점에 VOR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아래 사진이 사고 당시의 사진입니다. VOR에서 불과 수백미터 앞에 잔해가 널려 있지요.



 


그런데 801편은 이 VOR이 설치된 지점을 향하여 하강하기 시작합니다.


대부분 활주로 끝에 VOR이 설치되어 있으니, 다른 공항의 경우라면 문제없습니다.


하지만 괌 공항은 멀찍이 떨어진 곳에 있었고, 기장은 이를 알고 있었습니다.


기장이었던 故 박용철 기장은 괌 공항에 몇번이나 온 경험이 있었거든요.


 


물론 아웃마커와 같은 다른 장비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아웃마커의 스피커가 사고당시에 작동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블랙박스 기록에 경보음이 없음)


하지만 조종사는 경보 여부에 상관없이 아웃마커를 조사해야만 하고, 이상이 있으면 보고를 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조종사들은 아웃마커를 신경쓰지 않았고,비행기는 궤도를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치명적인 두번째 과실입니다.


 


 


 


추락 27초전


부기장은 수상한 낌새를 알아챕니다. "안보이잖아? "


악천후라 해도 활주로에는 수많은 경고등이나 유도등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지상에 내려오면 어느정도 낌새가 보이기 마련이지요.


그런데 아무런 조짐이 없는 깜깜한 바닥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추락 12초전


"미니멈! 미니멈!" 하는 고도 경보까지 울리기 시작합니다.


활주로는 낌새조차 없는 데도요.


그러나 기장은 비행기를 계속 하강시킵니다.


 


 


 


추락 7.47초 전


부기장은 뭔가 직감합니다."착륙 포기합시다."


고 어라운드 (Go Around) 또는 복행 (復行)이란 착륙과정이 틀어진 경우


비행기를 끌어올린 뒤 다시 시도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나 기장은 하강을 멈추지 않습니다.


 


 


 



추락 4초 전


부기장은 다시 건의합니다. "안보이죠? 착륙 포기!"


규정상 부기장은 두번째 건의 대신에 비행기를 끌어올렸어야 합니다.


부기장에게도 똑같은 조종간과 지휘권을 준 이유는 단 한가지.인간의 실수 때문입니다.


베테랑 기장이라도 실수할 수 있는 것이고, 여객기의 실수는 수많은 승무원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부기장은 여전히 기장에게 비행기를 맡겨둡니다.


치명적인 세번째 과실입니다.  


 


 


 


추락 2.53초 전


기관사마저 건의합니다. "고 어라운드!"


결국 기장이 결정을 내립니다. "고 어라운드!"


동시에 조종간을 확 끌어당기고 비행기의 기수는 치켜올려집니다.


 


 


 


하지만 너무 늦었습니다.


수백톤의 중량의 비행기가 시속 수백Km로 돌진하는 관성은 너무나 막대하기 때문입니다.



사진 중앙부분에 잔해 흔적이 보입니다.그리고 좀 더 멀리에는 활주로가 보이구요.참으로 안타까운 사진입니다.......  


 


 


 


후에 밝혀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 3m 정도의 높이 여유만 있었어도


801편은 다시 하늘로 올라갔을 것이라 합니다.


정말로 안타까운, 악재와 인재가 뒤섞여 나타난 결과입니다.


 


 


 


 


사고 현장에 있는 위령비입니다.


 


 


 


사고 이후 미연방 교통안전위원회 (NTSB)는


대한항공측은 잘못된 절차와 치명적인 조종과실이 있음을 지적하였고


미연방 항공청(FAA)에는 장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과실을 지적함으로서


쌍방 모두 잘못이 있다는 판정을 내렸습니다.


 


 


 


외국인 미국측 주도의 조사였던 만큼 의심스럽게 보시는 분들이 계실 지도 모르지만,


이 NTSB란 기관은 위엄 쩌는 기관입니다.


1985년 8월 12일....무려 5백명이 사망한 최악의 항공사고인 일본 JAL 123편의 추락사고에 있어서


NTSB는 사고기의 정비를 담당했던 보잉사의 100% 과실을 인정한 바 있는 기관입니다. 


 


 


 


정말로 큰 비극이었지만, 오늘 다시 생각해보니 어느새 까맣게 잊혀진 사건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사건들이 있었죠.성수대교......삼풍백화점.......대구지하철........ 


 


다시 한번쯤 생각해보고 사망하신 분들을 한번쯤 추모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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