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륙의 생각. 방사능체험여행

최근 중국의 젊은 부부들이 '방사능에 노출되면 남자 아이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며 일본 여행에 나서고 있다고 18일 일본 매체 '뉴스포스트 세븐'이 보도했다. 이같은 기현상이 일어난 원인은 '방사선에 노출되면 남자 아이가 태어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검증되지 않은 연구 결과가 중국 언론을 통해 여과없이 보도됐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북경만보'는 지난달 8일 '방사선으로 남자 아기가 증가'란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고 "핵실험이 자주 행해진 1960~70년대의 유럽·미국이나 체르노빌 원전사고 2년 뒤의 벨로루시, 독일과 스위스의 원전 주변 지역에서 남자아이의 출생 비율이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를 전했다.

물론 이는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연구결과다. 일본 방사선 영향 연구소는 "원폭 투하를 받은 히로시마·나가사키의 대규모 조사에서 방사선 피폭이 인간 유전자의 전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현재 산아제한 정책이 계속되고 있고, 부부들 사이에 남아선호 풍조가 강하기 때문에 이같은 왜곡된 정보가 급속히 확산됐다. 현재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는 "남자아이를 갖고 싶다면 일본에 가라" "여행사는 남아 회임 투어를 자주 해달라"는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선양의 일본 총영사관에 따르면 4월에는 한건도 없었던 일본 비자 발급 건수가 5월 23명, 6월 1900명으로 크게 늘고 있다. 중국인 단체관광을 알선하는 한 일본 여행사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신혼여행지로 규슈 아소산을 소개하자 한 중국인 커플이 '방사선 양은 어느 정도인가'라고 물었다"며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라고 하자 이들은 '남자 아이를 원하니까 그렇지'라고 대답해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