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암댐 실종자 구조한 김현도씨 "내 목숨 생각할 틈도 없었다"

 

레저업체 대표, 하류로 떠내려가던 실종자 구출

모터보트 최고속도로 1㎞ 추적 끝에 따라잡아

지난 6일 의암댐 실종자 곽씨를 구한 김현도(60)씨가 당시 구조에 쓰였던 모터보트 앞에 서 있다. 최은서 기자

"사람이 떠내려 간다는 말을 듣자마자, 생각할 틈도 없이 모터보트로 달려갔어요."

강원 춘천시 의암댐 선박 침몰 사고에서 급류에 휩쓸려 가다 목숨을 구한 곽모(69)씨의 기적적인 생환은 수상레저업체 대표 김현도(60)씨의 용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고 당일인 6일 낮 12시30분쯤 김씨는 데크를 청소하던 직원 윤정근(23)씨가 "사람이 떠내려 간다"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김씨는 "직원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정말 구명조끼를 입은 사람 한 명이 물에 둥둥 뜬 채 떠내려 가고 있었다"며 "삶을 포기한 듯 온 몸에 힘을 빼고 누워있는 모양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 순간 김씨의 머릿속에는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이 눈 앞에서 죽어 간다는 생각에 무작정 뛰어가 모터보트에 올라 시동을 켰다.

김씨는 "댐에서 1만1,500톤을 방류한 날이기 때문에 그날 유속은 평소의 족히 서너배는 될 만한 수준이었다"고 긴박한 상황을 떠올렸다.

유속을 따라잡기 위해 김씨는 모터보트 속도를 즉시 최대치로 올린 다음 곽씨가 떠내려 간 쪽을 향해 질주했다.

시속 60㎞까지 속도를 올려 곽씨 쪽으로 배를 몰았던 60초가 마치 60년인 것처럼 마음이 초조했다고 한다.

이윽고 1㎞ 가량을 추적한 끝에 곽씨를 따라잡을 수 있덨던 김씨는 오랜 수상레저 관리 경험을 살려 한 번에 곽씨의 구명조끼를 낚아채 올렸다.

물에 흠뻑 젖은 성인 남성을 한 번에 건져 올리기는 쉽지 않았지만 김씨는 "그 순간만큼은 초인적인 힘이 발휘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곽씨를 건져 올린 김씨는 직원들과 함께 젖은 우비를 벗기고 몸을 구석구석 닦아 체온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왔다.

김씨는 "곽씨가 처음에는 입을 열지 못할 정도로 탈진 상태였다가 머지 않아 기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며 "정신을 차리고선 '춘천시 환경과에 전화해 달라'는 말을 남겼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고 당일 곽씨를 구조한 것은 여러가지 생각을 거쳐서 실천한 것이 아니라 몸이 먼저 반응했던 결과"라며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면 당연히 목숨을 생각할 겨를 없이 구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조하신 분이 어디도 다치지 않으셨다고 하니 천만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곽씨는 춘천경찰서 소속 이모(55) 경위와 함께 경찰정에 타고 의암댐 수상통제선(와이어)에 걸린 고무보트를 구하러 갔다가, 경찰정이 와이어에 걸려 전복되면서 급류에 떠내려 갔다. 선박 전복 현장인 의암호에서 곽씨가 구조된 춘천시 남산면 춘성대교까지 거리는 13㎞에 이른다.

곽씨는 6일 오전 11시 30분쯤 사고가 나 댐 수문으로 빨려 들어갔고, 1시간을 하류로 떠내려 가다가 김씨에게 구조됐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469&aid=0000523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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