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교육


최기문씨 가족(위)은 두 아이 교육을 위해 4년 전 핀란드로 교육 이민을 왔다.
 
아들 락호군은 핀란드로 온 이후 얼굴과 성격이 밝아졌다.
 
락호와 동생 안희 모두 “학교 가는 게 재미있다”라고 말한다.
 
 
 
핀란드 학생들은 오후 2~3시 수업을 마치고 나면 신나게 운동을 하며 논다. 사진 가운데가 최안희양이다.
 
 
 
 
 
나라가 꾸는 꿈이 다르면 아이들 꿈도 다르다

4월9일 아침 이 학교를 방문했다. 헬싱키 중심지에서 멀지 않은 위치에 있는 이 학교는 학생 580명에 교사가 32명이다.
 
지난해 180명을 뽑는 데 600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중학교 때 받은 평점이 경쟁을 뚫는 주요 기준이 된다.
 
그러니까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이곳 학생들은 한 번 검증이 된 셈이다. 물론 비주얼 아트 고교라고 해서 아티스트가 될 필요는 없다.
 
마치 외국어고 출신이 어학계로 갈 필요가 없듯이. 진짜 한국의 특목고와 그나마 가장 비슷한 학교를 찾았다.

하지만 역시나 이 학교 풍경은 한국과 너무 달랐다. 복도에는 낮잠을 자는 학생들과 소파에서 뒹굴거리며 독서하는 학생이 보였다.
 
수업에 빠진 게 아니라 대학생처럼 ‘공강’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스웨덴어 교사는 피에로 배우라도 된 것처럼 교실을 휘저으며 마임 쇼를 했다.
 
가장 놀랐던 것은 이 ‘특별한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장래 희망이었다.
 
2학년생 엘라 웁팔라에게 졸업하면 뭐 할 건지 물었다.
 
“암마티코르 카르골 대학에 가고 싶어요.”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예. 어렵지 않아요.” “대학을 졸업하면 뭐 할 건가요?”
 
“꽃집 주인이 될 거예요.” “예? 꽃집 주인이요?” “예. 꽃을 키우는 게 좋거든요.” “그런 거 하면 돈을 못 벌지 않아요?”
 
 “뭐 부자가 되기는 힘들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적당히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옆에 있는 친구 얼리나 쿠티(2학년)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동화책에 나오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남학생에게 한번 물어봤다. 라세 일모넨 군(17)은 “소설가가 되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물론 소설가나 동화책 일러스트레이터나 꽃집 주인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직업이다.
 
하지만 한국의 명문고 아이들이 일반적으로 품는 꿈과는 달라 보였다.
 
다음 날 만난 핀란드 교육위원회 참사관 레오 파킨 씨에게 이 이야기를 하며 질문을 던졌다. “혹시 참사관은 자녀가 있는가?”
 
“아들 딸 하나씩 있다.” “두 남매의 장래 희망은 뭔가?” “아들은 자동차 엔지니어가 된다고 하고,
 
딸애는 배구선수가 된다고 한다.” “더 좋은 직업을 제안하지 않았나?” “전혀. 그들이 선택한 게 가장 좋은 직업일 것이다.”
 
교육위원회 간부 가족부터 이런 생각을 하니 교육 현장은 말할 것도 없다.
 
핀란드 교육이라고 해서 모두 다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18~19쪽 딸린 기사 참조) 가장 큰 차이 하나는 분명해 보였다.
 
나라가 꾸는 꿈이 다르면 아이들이 꾸는 꿈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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