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로서 신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은?
꼴값하고 살자는 것이다 나잇값 하라는 말이 있지 않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하나님이 만들어주신 사람의 모양에 맞는 행동 즉 꼴값을 하는 것이다
●직접 교회를 개척할 생각은 없나?
"2007년 목사가 됐는데 장로 몇 분이 찾아왔다. 교회를 새로 개척하자고 했다.
수도권의 한 도시에 땅도 마련했다며 팔을 잡아 끌었다 가보니 위치가 기가 막히더라.
솔직히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
땅을 구경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여성 세 분이 어머 밥풀떼기다 하며 반갑게 말을 걸었다.
같이 갔던 장로 한 분이 '이분이 목사가 되셔서 여기 교회 개척하실 것'이라고 나를 소개했다.
여성분들이 대뜸 어머 우리도 교회 옮겨야겠네'라고 말하더라.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났다.
주변을 둘러보니 교회 몇 곳이 눈에 띄었다.
내가 여기서 교회를 개척하려면 다른 교회 신도를 빼와야 한다는 뜻이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내가 목회자가 아니라 다시 연예인처럼 굴어야 하지 않겠나.
함께 간 장로분들께 '죄송하지만 안 되겠다'고 말하고 돌아왔다. 참회하며 많이 울었다."
●어떤 장애인 단체를 어떻게 돕나.
"장애인 '단체'는 안 돕는다. 단체가 있는 분들은 제도권에서 지원하니까 굳이 나까지 나서지 않아도 된다.
대신 전국의 인가 받지 못한 장애인 시설을 지원한다 한 80곳쯤 된다
개인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이 있어도 찾아간다 희귀 난치병에 걸린 아이들도 도울 수 있다면 돕는다.
전국의 교회에서 한 달에 네댓 번 정도 나를 초청해주는데, 참석하면 한 번에 몇십만원씩 주신다.
이 돈은 모두 장애인 관련 활동에 쓴다.
또 이렇게 인연을 맺은 교회 중에 고맙게도 쌀·내복을 비롯한 물품을 지원해주는 곳이 여럿 생겼다.
몸 쓰는 일이 필요할 때는 가서 몸으로 한다."
그의 손바닥은 흡사 발바닥 같았다. 접히는 부분을 제외하곤 죄다 굳은살이었다.
몸 쓰는 일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김 목사는 평소 양복을 자주 안 입는다고 했다.
촬영을 위해 정장을 요청했을 때도 "꼭 입어야 하느냐"고 여러 차례 되물었다.
차에는 운동화와 버너를 비롯한 취사도구도 싣고 다닌다.
돕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2000년부터 11년째 장애인 봉사활동을 해온 베테랑의 노하우다.
마침 이번 달에 교회를 개척하셨네요
예온교회는 장애인을 위한 교회로 밥풀떼기 김정식(52) 목사가 담임을 맡는다
김 목사는 내친김에 예온교회 건물의 일부를 발달장애아 대안학교인 참빛학교에 내줄 생각도 갖고
있다
장애인 관련 부탁은 도저히 거절을 못하겠다는 게 이유다. 그에게 장애인은 곧 예수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