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님 몰래 PS-VITA 구매한 이야기

유부남입니다. 애기도 있어요 이제 100일 ^^
 
주중에는 회사에서 욕을 일용할 양식삼아 아침부터 저녁까지 노동을 하지요. 집에가면 9~10시쯤 되는데
 
가자마자 육아에 지쳐버린 마누라를 대신해서 애기를 들쳐업고 둥가둥가~ 합니다.
 
마누라님이랑 교대로 씻고 잠을자야해요 왜냐하면 내일도 일나가서 지지고 볶고 전쟁을 치뤄야 하니까요
 
근데 우리 아들내미가 잠을 안자요 이유도 없이 울기만 하고 성질이 나면 새벽 한시 세시 대중없이 울어요.
 
그러면 마누라님과 교대로 기저귀 갈고 업고 둥가둥가~~ 겨우겨우 재우고 누웠다가 눈을 뜨면 아침이라고
 
핸드폰이 일어나라고 합니다. 게임은 커녕 TV도 아이 눈돌아간다고 못보게 하는통에 이등병 시절 생활로
 
돌아간 기분이네요. 중간중간에 근무도 서니 진짜 이등병 같지요 ^^
 
그래서 결심했어요...
 
'나에게 상을 주자 그것도 아주 큰상을...'
 
비타를 사자... 비타를 사면 이런 모든 아픔과 번뇌와 고통속에서 벗어날수가 있다.  어둠 속에서 마치 한줄기 빛이 보이는
 
기분이였어요. 저는 결혼할때 마누라님 몰래 꿍쳐놓은 돈도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구매할수가 있었답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위험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대체 무슨수로 마누라님 몰래 VITA를 집으로 반입한단 말인가?
 
맨날 용돈 달라고 노래를 부르던 인간이 비싸보이는 기계를 사가지고 들어가면 분명히 저의 재정상태를 문제삼고
 
특검이라도 시작할 분이니까요.
 
게다가 아들내미 기저귀, 분유값 예방접종비용 등등등... 돈 쓸항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남편이라는 인간이 & 아빠라는 인간이 자기 사리사욕을 위해서 초딩도 아니고 60만원 들여서 겜기를 사가지고
 
왔다는건 권력에 대한 도전이라고 밖에 볼수 없는거니까요.
 
그래도 뒤도 안돌아보고 샀어요. 저걸 못사면 내가 죽는데 어떻게 안사요...
 
구매하고 보니 어라??????????
 
VITA 이녀석 생긴게 PSP랑 닮았어요. 쌍둥이 까지는 개오버같구 형제 이상으로 닮은 디자인에는 틀림이 없었어요.
 
그래요 저는 과감하게 VITA의 신분을 PSP로 속이기로 결심 했어요. 평소에 내가 PSP 가지고 노는걸
 
유심히 안본거 같기도 하고 마누라의 지적능력(게임기에 대한)을 대놓고 무시해보기로 한거죠...
 
결전의 날이 오고 회사가방에 있던 비타를 언능 집에있던 피습 파우치에 낑겨넣고 되지도 않을 연기를 시작했어요
 
"아~ 오랜만에 PSP나 가지고 놀아야징..."
 
저 대사와 함께 아기를 안고 소파에 앉아있는 마누라 옆에 앉아 최대한 자연스럽게 비타를 PSP 파우치에서 뽑았어요.
 
저의 심장은 마치 여고생 빤스를 내리는 순간 처럼(그런적은 없었습니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요 ㅋ) 쿵쾅쿵쾅~~
 
긴장의 순간 마누라의 눈길이 살짝 비타를 훓고 지나갔습니다.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하지만 걱정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
 
"으이구 아빠란 사람이 집에 오자마자 애기안아줄 생각은 안하고 게임기나 꺼내서(!!!) 가지고 노냐? 맨날 그거 가지고
 
놀면 잼나? 언능 애기좀봐..."
 
 
할렐루야~~~ 그렇습니다. 마누라님의 지적능력(게임기에 국한되어서)은 'PC원인' 수준이였습니다.
 
구분을 못하시네요...
 
그렇게 비타는 우리집에 조용히 입양되었다는 개드립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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