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총장이라는 자가 정치권에서 한 자리 해먹을 것 없을까 기웃기웃거리는 것을 보는 것도 매우 짜증나는 일입니다. 하지만 실력 없어 권력이나 넘보는 한심한 교수들이 넘쳐나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므로, 그 저급한 권력의지야 그냥 어느 불쌍한 개인이 제 영달을 위해 몸부림치는 처절한 발버둥쯤으로 이해하고 넘어가 드리지요. 또 그렇게 충성을 바치고도 이 정권에서 개나소나 얻어먹는 한 자리도 못 얻어먹은 것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구요.
하지만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기 힘드네요. 도대체 자기 제자를 한나라당 정치인들 모인 곳에 불러다가 소리 시켜놓고서 기껏 한다는 소리가 '키 작은 애가 감칠맛 난다지금이 대한민국인지, 아니면 여전히 조선시대인지, 아예 구별이 안 되나 봅니다. 공부하는 학생을 조선시대 관기 취급하듯 하는 게 스승으로서 할 짓인지.... 이상한 사람들 모인 자리에 제자 데리고 나가 욕 보이고, 그것도 모자라 희희덕거리며 성희롱이나 하고 앉았고...
고귀한 한국의 전통예술이 고작 여당의 대감님들 모인 자리에서 지화자 분위기 띄우는 여흥거리로 소비되어야 하나요? 한나라당 대감님들, 그렇게 전통예술에 관심이 있으면 제발 돈 내고 표 끊고 공연장을 찾으세요. 도대체 뭐 하는 겁니까? 강연의 제목도 가관이더군요. "풍류를 알아야 정치를 잘 한다" 왜, 그 자리에서 술 한 잔씩 돌리고 권주가도 부르시죠. 대한민국의 정치가 잘 되도록 말이죠. 하여튼 단체로 한심한 인간들입니다.
왜 학생이 총장님의 개인적 권력의지의 실현을 위한 도구가 되어야 하는지. 저렇게 기본을 배워먹지 못한 분이 총장 자리 꿰차고 앉았다는 게 대한민국 대학의 불행입니다. "이렇게 생긴 토종이 애도 잘 낳고 살림도 잘한다." 이 자체도 가공할 성차별 발언이지요. 무슨 고대의 노예 시장도 아니고, 이게 학생을 무대에 세워놓고 선생이 할 소리입니까? 제자보고 '감칠맛'이 난다고 한 김에, 총장님의 맛도 마저 평가하자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