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1월 영국으로 연수를 떠난 김대중 대통령은 그해 7월까지 케임브리지에 머물면서 세계적인 석학들과 교류하며 한반도 통일 방안을 구상했다. 당시 김 대통령이 거주한 오스트 하우스의 옆집에는 세계적인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살고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함께 식사하며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이웃의 정을 나누며 가까이에서 지켜본 호킹 박사에 대해 “그의 말소리에서 항상 반짝이는 천재적 발상과 무한에 도전하는 인간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기발한 유머도 풍부합니다. 그의 눈에서는 늘 빛이 나고 얼굴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기쁨의 빛이 깃들어 있는 듯합니다“라면서 자신보다 훨씬 큰 역경을 딛고 일어선 호킹 박사에 대해 남다른 존경을 표시해 왔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것은 2000년 8월 31일 세계우주과학학술대회 ‘COSMO-2000’ 참석을 위해 스티븐 호킹 박사가 내한하면서였다. 7년 만에 다시 만난 호킹 박사를 김 대통령은 지금도 이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반갑게 맞았다. 호킹 박사는 휠체어에 부착된 음성합성기를 통해 “김 대통령이 항상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경의를 표한다.“라고 말하고 ”김 대통령이 케임브리지에 살았다는 사실을 큰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라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옛 추억을 떠올리며 45분 동안 환담했고 김 대통령은 호킹 교수의 방한을 계기로 한·영 두 나라 간 기초과학의 교류와 협력이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라며 호킹 박사에 대한 우리 국민의 관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