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 화려한 삶 속 포기할 수 없는 것. '우주대스타' 김희철, 게임…

Q. 롤드컵이라는 세계적인 대회의 객원 해설을 맡았어요. 처음 해설 제의를 받았을 때, 기분이 궁금합니다.

저는 LoL이 처음 한국에 들어왔을 때부터 꾸준히 좋아해 왔어요. 

그래서인지 객원 해설 제의가 왔을 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생각했던 건 '링트럴' 같은 친구들처럼 인터넷 방송에서 편하게 중계하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OGN 방송이더라고요. 

솔직히 부담돼서 방송 전날까지도 '하지 말아야 하나'라는 고민을 하게 됐죠. 

시청자분들이 피곤한 새벽 시간에 때로는 늘어지는 경기도 나오기 때문에 

저에게 분위기를 살리는 정도 역할을 바랐죠. 

하지만 어쨋든 세계 무대인 만큼 정말 중요한 경기잖아요. 

게임과 상관없이 '애드립'만 치면 웃길 수도 있지만, 그건 LoL 유저인 저도 원하지 않는 그림이에요. 

그래서 중계하면서 절대 경기를 망치지 말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네요. 

마지막에 경기가 다 끝나고 긴장이 풀려서인지 헛소리도 했는데, 저에게는 굉장히 좋은 추억으로 남았어요.



Q.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LoL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는 게 이제 대중들에게도 알려져 있어요.


제가 교통사고로 군 면제 판정을 받았지만, 연예인으로서 면제는 아닌 것 같아서 사회복무 요원으로 일했어요.

퇴근 후에 나가서 놀 기도 애매한 상황이었죠. 

그래서 그때는 집에서 게임하고 LoL 인벤을 들어가는 게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프로게이머 초빙해서 진행하는 교육 영상까지 다 찾아봤거든요. 

'링트럴'의 팬이 되기도 했고, 매주 로테이션 챔피언 공략을 보고 LoL을 하는 맛에 살았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LoL 티어 올리는 게 제 인생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죠.





Q. 연예인 동료 중에 함께 LoL을 즐기는 분이 있나요?


연예인 중에는 '아는 형님'에 함께 출연하는 (민)경훈이랑 했고,

배우인 (이)민호와도 정말 많이 했죠. 민호가 굉장히 뛰어난 미드 라이너에요. 

같이 게임할 때, 민호와 제가 다이아 3, 4 정도 했어요. 

그런데, 저와 민호가 같이 게임을 하면 나머지 팀원 세 명이 너무 스트레스받았어요.

저는 베인을, 민호는 야스오를 정말 좋아했어요. 물론, 남의 말은 잘 안 들었죠(웃음). 

나머지 팀원들이 한숨 소리가...



Q. 연예계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인맥왕'으로 유명해요. 프로게이머나 e스포츠 관계자와 친분이 있나요?


현우랑 친하고, 동준이 형과 술도 자주 마셔요. 용준이 형이 운영하는 고깃집에도 가봤죠.

e스포츠 관계자 중에는 SKT T1에서 코치로 활동 중인 (김)정균이와 굉장히 친해요. 


프로게이머들은 소개받기도 했지만, 따로 연락하지 않았어요. 저의 자존심이기도 한데, 

프로들과 함께하면 '버스' 타겠다는 느낌이 들어서 같이 하지 않았죠. 

그리고 프로게이머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하루 종일 LoL만 연습하잖아요. 

누군가 부탁하게 되면, 쉬는 시간에도 다른 친구들과 또다시 일을 해야 하는 기분이 들 거에요. 

가수로 치면 온종일 노래와 안무 연습하고 드디어 쉰다는 생각이 드는데, 

갑자기 친구들이 노래방 가자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인 거죠. 

그리고 프로게이머들이 연예인과 이성 친구를 잘못 만나게 되면 문제가 생기거든요. 

어려서부터 게임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그런 예를 많이 봤어요. 

그래서 프로게이머와 선을 지키기로 했어요. 혹시라도 저 때문에 이 친구들이 망가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Q. 게임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네요. 본인의 삶에서 게임이 얼마나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게임기인 재믹스로 게임하던 시절부터 리니지 1, 2와 스타크래프트, 창세기전까지 다 해봤어요. 

다들 아무리 바빠도 연애는 하잖아요. 저는 활동할 시간이 아무리 바빠도 게임을 할 시간은 만들었어요. 

뭔가 갑자기 슬퍼지려고 하네요. 여러분들과 저의 공통점이라면, 여자친구가 없다는 것...(웃음) 






Q. 가수 활동부터 예능, 패션 프로그램에 객원 해설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네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진 이유가 있다면?


안 좋게 말하면 한 곳에 집중하지 못하는 거죠. 반대로, 저는 어려서부터 하고 싶은 것은 꼭 해봤어요. 

그래서 부모님께 혼난 적도 많아요. 그렇지만 제가 '자유'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고를 치지 않는다면,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해요. 마음에 안 든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한테 뭐라고 할 수는 없거든요.

제가 게임을 좋아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예요. 굉장히 좋은 콘텐츠이지만,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들이 있어요. 왜 그렇게 불편하게 보는지 이해할 수 없죠. 

하지만 제가 방송에 나와서 편하고 재미있게 게임에 관해 이야기하면,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리고 저는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야구, 축구, 농구 스포츠에 관심이 없어요. 

2002년 월드컵 당시에도 PC 방에 있었죠. 어머니께서 저한테 '너는 한국 사람 아니야'라는 말을 할 정도였죠. 

그런데, 저와 같은 게이머에게는 롤드컵이 월드컵이거든요. 스포츠도 훌륭하지만, 

그것을 '남자가 그것도 모르냐'는 말처럼 편협한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롤드컵이 저에게는 월드컵이라고 말하면, 고작 게임이라고 무시하는 발언 역시 편견일 뿐이죠.





Q.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고 게임을 즐기면서 살아서 그런지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젊게 사는 것 같아요. 본인은 어떻게 살아가려고 하나요?

제가 언제까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 수 있을진 모르겠네요. 

그렇지만, 최대한 지킬 건 지키면서 '철없이' 살고 싶어요. 

지킬 것을 못 지키는 순간, 그건 그냥 '개념이 없는' 거에요. 개념이 없는 것과 철이 안 든 건 천지 차이죠. 




Q. '썰전'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게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한 적 있어요. 사람들이 e스포츠와 게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나요?


게임하는 사람들이 사고를 친다는 분위기를 조장하는 언론이 있어요.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사고를 치는 게 아니라,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을 조사해보니 게임 경험이 있는 거잖아요.

어쩌다 보니 게임을 했는데, 그것을 가지고 꼬투리를 잡는 거죠. 

이런 논리라면,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사고를 치는 것보다 다른 활동을 하다가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더 많죠.

'썰전'에서 야한 동영상을 보는 사람들을 예로 들었어요. 

그런 동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모두 성범죄자는 아니잖아요. 


확실한 인과 관계 없이 게임하면 범죄를 저지른다는 분위기로 몰고 가는 것 같아서 유감스럽네요. 

게임을 하고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착하거든요. 게임하고 애니메이션 보기 바쁘죠.

해외에는 분위기가 다른 곳이 많아요. 우리나라 선수들이 세계 대회와 해외에서 맹활약하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죠. 제가 중국이나 미국에 가서 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게임을 아는 분들은 한국이 세계 최고라고 말하고 존중해줘요. 그곳 게이머들은 국가적으로 대우받고 있거든요. 



Q. 마지막으로 LoL을 비롯한 게임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마지막으로 저는 그냥 많은 게이머들이 순수하다고 생각해요. 

안 좋게 바라보면, '저 나이먹고 저게 뭐하는 짓이지?'라고 바라볼 수 있어요. 

그럼 저는 '그 나이 먹고 뭐했나요? 저는 게임해서 이렇게 됐는데요?'라고 되묻고 싶네요.


LoL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이 떳떳하게 

'나는 이 게임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네요.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165285&site=l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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