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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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

 

추격작전중에 팔에 관통상을 입은 이종갑 예비역 소령  

 

 

 

군 생활 18년 중 10년을 북파공작원(HID) 교관으로 근무

 

96년 당시 육군 3군단 정보분석장교로서 북한군의 이동경로를 예측하고 대응책을 짰다.

 

 

 

 


96년 9월18일, 북한군 25명을 태운 잠수함이 강릉 대포동 앞바다에서 좌초된 채 발견됐다. 침투 당일 이광수는 민가에 숨어있다 잡혔고 이후 11명은 자살, 11명은 교전 끝에 사살됐다.

 

이들은 모두 잠수함 승조원에 불과했다. 핵심은 살아 남은 나머지 2명이었다. 김정일이 "1개 사단 병력(8,000~1만 명)과도 바꾸지 않겠다"고 공언한 최정예 침투조였다.

 

 

 


북한군 침투조 2인은  49일째인 11월5일 새벽, 강원 인제군 용대리에서 초병들이 북한군과 교전했다.

 

이 씨는 '이번에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되뇌이며 현장에 출동했다.

 

탄피를 분석하며 도주방향을 예측하던 순간, 해가 막 떠올라 시야가 잠시 가려지는 사이 숲 속에서 "탕, 탕, 탕"하는 세 발의 총성이 울렸다.

 첫 발은 이 씨의 왼팔 윗부분을 관통해 뼈와 살이 뜯겨졌고, 나머지 두 발은 팔꿈치 아랫부분을 스쳤다.

 

계속되는 총격에 근처에 있던 장교 3명과 병사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북한군 2명은 뒤쪽에서 덮친 특전사 요원들에 의해 모두 사살됐다.

 

기나긴 추격전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남은 1명이 더 있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었지만 이 씨는 "다음 날 바로 작전이 종료됐다. 북한군이 더 있었다면 그랬겠나"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군 당국도 "놓친 북한군은 없다"는 입장이다.

 

 

 

 

 

부상은 심했다. 오른다리 정강이 뼈를 잘라 왼팔에 붙이고 혈관도 이식했지만 뼈와 근육을 간신히 연결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살은 여전히 움푹 파여있고 왼팔과 왼손가락은 힘을 쓰지 못한다.

 

그래도 망가진 몸은 상관없었다. 진짜 시련은 그 다음이었다.

 

 

 

병원에서 1년 정도 치료를 받자 육군 3군단은 "치료기간이 길어져 소속부대가 바뀌었다"며 관사에서 나가라고 명령했다.

 

졸지에 가족들은 떠돌이 신세가 됐다.

 

900여 만원의 병원비도 절반 정도는 본인이 먼저 내고 몇 년이 지나 할부로 나눠 받는 방식이었다.

 

 


작전이 끝나자 40여명이 훈장, 20여명이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부상자들은 모두 참모총장 표창에 그쳤다.     

 

그는 "작전에 참여하지도 않은 군 고위층이 훈장을 받았다. 우리는 거들떠도 안보더라. 이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듬해인 97년, 중령 진급심사가 있었다.

 

그는 전상(戰傷)을 입었고 과거 최우수 교관으로 선정되는 등 촉망 받는 군인이었기에 진급 1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탈락했다.

 

 

이 씨는

 

"주변의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은 심지어 지뢰지역에 잘못 들어가 다리를 다쳐도 진급했다.

 

난 전쟁터나 다름없는 곳에 뛰어들었지만 비주류인 3사관학교 출신이었다.

 

차별을 견디며 더 이상 군에 남을 자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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