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가 잠이 들어 있습니다. 다 아는 이야기지요. 왕자가 찾아옵니다
그런데 대본에도 없는 말을 던지는군요. "납품은 내일까지다"
공주는 벌떡 일어나고 왕자는 한마디를 덧붙입니다. "잠잔 시간은 월급 안 준다"
이 말을 들은 백설공주, 충격을 받아 정말로 죽어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알고 계신 분들 계시겠지요.얼마 전부터 일본에서 유행한 '사축동화(社畜童話)' 중 하나입니다.
사축. 즉 직장인이 회사의 가축처럼 길들여지고 있는 현실을 말 그대로 웃프게 표현한 이야기들입니다.
"내 꿈은 정규직"이런 제목의 모바일 게임도 등장했습니다.
회사에 인턴으로 입사해 업무를 처리하는 게임인데 게임 속 생존의 방식은 험난합니다.
상사가 썰렁한 유머를 던졌는데 웃지 않거나 회식 자리에서 감히 탕수육을 시키거나
아니면 땅콩을 가져오라 했는데 봉지를 안 뜯었거나 등등의 실수를 하면
가차 없이 '권고사직'을 당합니다.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에서도 초능력자가 시간을 거꾸로 돌려 같은 면접을 연거푸 보게 되는데
그래도 취업이 안 되는 건 초능력자도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일하는 사람들, 혹은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웃픈 현실을 스스로 풍자하는 이야기들은
유행했던 노래 가사처럼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것 같아 보입니다.
노동절을 하루 앞둔 4월의 마지막 밤입니다.달력을 다시 들여다보니 올 봄엔 유독 고단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이럴 때 그나마 위안이 되는 대답. 역시 '휴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노동절인 내일부터 수요일 어린이날까지 이른바 '꿀 휴가'가 시작됩니다.
물론 근무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한해의 3분의 1을 잘 견뎌낸 이들에게 주어진 소소한 선물일수도 있습니다.
열심히 일해온 직장인들은 물론 노동절에도 쉬지 못하고 일해야 하는 사람들.
혹은 노동절에 쉬지 못해도 좋으니 일할 직장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이들
모두에게 심기일전할 기회가 되시길 빕니다.
나와 가족을 위한 밥벌이는 아무도 누구도
함부로 여길 수 없는 숭고한 일일 테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