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상식 - 매카시즘

 1960년대 한창 학생운동이 미국 대학가를 휩쓸고 있을 때였다. 
하버드 법대의 한 학생이 졸업식에서 다음과 같은 연설을 했다.
 
 "지금 우리나라는 혼란의 도가니에 빠져있다. 
대학가는 반란과 난동을 부리는 학생들로 가득 차 있으며 
공산주의자들은 이 나라를 파괴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지 않은가. 
내부의 적과 외부의 적이 들끓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나라에게는 법과 질서가 필요하다. 
법과 질서가 없다면 이 나라는 생존할 수 없다!"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고 그것은 한참이나 그칠 줄 몰랐다.
시국이 어수선한 중에도 하버드 법대 졸업생의 소신에 찬 뜨거운 졸업사라는 반응이었다.
 
박수가 가라앉을 무렵 이 학생은 조용한 어조로 말을 이어나갔다.
"방금 한 말은 1932년 아돌프 히틀러의 연설 내용이었습니다."
 
 -하워드 진, "오만한 제국" 중에서-
 
 
 
매카시즘[ McCarthyism ]
 
1950~1954년 미국을 휩쓴 일련의 반(反)공산주의 선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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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초 미국의 정가에는 이른바 '매카시즘'이라는 극우 반공주의의 격랑이 몰아쳤다.
이는 당시 극우 반공주의자였던 위스콘신주(州) 출신의 공화당 상원의원 J.R.매카시의 이름에서 나온 말이다.
1950년 2월 “국무성 안에는 205명의 공산주의자가 있다”는 매카시의 폭탄적인 연설에서 발단한 것이다.
 
 
195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반공사상(反共思想)으로, 현재에는 반공주의 성향이 강한 집단에서 정치적 반대자나 집단을 공산주의자로 매도하려는 태도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매카시즘은 미국 위스콘신 주(州) 출신의 공화당 상원의원으로 당시 상원 국내치안분과위원장이었던 조지프 레이먼드 매카시(Joseph R. McCarthy)의 이름에서 나온 말이다.
 
1950년 2월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J. R. 매카시는 '국무성 안에 205명의 공산주의자가 있다'는 발언을 했으며, 이 발언이 발단이 되어 미국은 수년 동안 이에 대한 논란으로 들끓었다. 매카시는 국무부의 진보적 성향을 띤 100여 명에 대해 추방을 요구했으며 많은 지도층 인사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공격하였다. 특히 1938년 하원에 설치된 비(非)미활동위원회를 중심으로 펼쳐졌는데, 반대파 정치인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공격하는 것은 물론,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과 트루먼 대통령의 페어딜 등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진보주의 정책까지 공산주의와 연계시켜 심판대에 올렸다. 매카시 여파는 또 예술계와 언론계에까지 미치면서 심각한 인권침해 문제를 낳았다. 할리우드 영화계와 방송계의 작가ㆍ감독ㆍ연예인 가운데 수십 명이 공산주의자라는 멍에를 쓰고 블랙리스트에 올라 일자리를 잃었다.
 
그러나 지배층의 보수 강경 분파가 전시 총동원체제로부터 전후체제로 순조롭게 체제를 재편성하고 헤게모니의 기반을 다지고자 의도적으로 일으켰던 이 공산주의자 사냥은 미국 국내외로부터, 심지어 당 안에서도 격렬한 비판에 부딪혀 국제관계에서의 긴장 완화와 더불어 점차 수그러들었고 매카시는 1954년 12월 분과위원장직에서 해임되었다. 당시 국무장관 덜레스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매카시즘의 공포에 떨었고, 그 때문에 미국의 외교정책이 필요 이상으로 경색된 반공노선을 걷게 되었다. 유력한 정치가나 지식인들도 매카시즘에 두려움을 느끼고 그에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매카시는 상원 외교관계위원회의 조사를 받으면서도 그가 말한 공산주의자가 누구인지 전혀 밝혀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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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매카시는 위스콘신 출신의 신출내기 연방 상원의원이었다. 그를 유명인사로 만든 것은 국무성이 온통 공산주의 첩자로 가득 차 있다고 주장한 그의 1950년 2월의 한 연설이었다. 구체적인 증거도 없이 그는 국무성 내 첩자 205명의 명단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5개월 후 타이딩스 의원이 이끄는 상원 조사위원회가 매카시의 주장에 전혀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매카시는 한 술 더 떠서 이제는 애치슨이나 마셜 같은 저명 정치인들에까지 공산주의자 혐의를 씌웠다.

문제는 매카시의 주장에 근거가 있느냐를 떠나 당시 미국 여론이 극우적 반공주의로 흐르고 있다는데 있었다. 매카시는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면 누구든 상관없이 공산주의자로 매도하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일단 그의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간 정치인은 그것으로 모든 것을 잃었다. 매카시는 노동자 계급, 가톨릭교도들, 소수민족, 그리고 중서부 보수적 공화당원들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한창 위세를 부릴 때 그는 "국가의 법 위에 군림하는 인물"로까지 불렸다.

그러나 권력을 과신한 그는 결국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고 말았다. 고위급 군장교들까지를 공산주의자로 몰아가는 결정적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그가 고발한 내용의 사실 여부를 심리하기 위해 의회 청문회가 개최되고 이것이 텔레비전으로 중계되었다. 수백만 시청자들은 매카시가 피고인들을 거만하게 위협하며 증거도 없이 공산주의자로 몰아가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마치 지금까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듯 언론은 매카시의 무모한 공산주의 사냥을 맹렬히 비판했다.

여론이 등을 돌리면서 그의 정치 생명도 끝이 났다. 몇 년 동안 그의 공세에 시달려왔던 민주당 의원들이 공화당 온건파 의원들의 지지를 얻어 1954년 12월 그의 의원직을 박탈했다. 그러나 그가 만들어낸 극단적 반공주의는 매카시즘이라는 이름으로 1950년대 미국 정계를 유령처럼 떠돌아다녔다. 1954년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 아이젠하워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도 매카시즘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매카시가 냉전 초기에 미국을 공산주의의 위협으로부터 지켜낸 절대적 공헌을 했다고 말하는 극소수의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그의 행동은 지나쳤다. 사실 책임은 매카시라는 한 개인에게 있다기보다는 공산주의를 위험한 마귀의 모습으로 그린 냉전의 정서, 그리고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여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 한 정치가 집단과 언론에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아무튼 매카시즘의 돌풍에 휘말려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공산주의자의 누명을 쓰고 직장과 사회로부터 추방당했다. 현대판 마녀 사냥이었다. 그러나 결국은 매카시 자신도 명성을 얻을 때만큼이나 신속하게 정치 무대에서 사라져갔다. 냉전이 빚어 낸 1950년대 미국의 슬픈 한 단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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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카시즘에 대하여
 
매카시즘은 국론 분열과 민주주의를 해쳐 국가발전을막는 장애물로 금지돼야 하고
국가의 구성원들이 인간답게 살아 갈 터전을 만들기 위한 비판과 반성도 불가능하게 해
 
 
얼마 전 몇몇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충격을 받았다. 점심 식사를 하면서 이러저러한 얘기를 나누다가 모 검찰총장의 혼외 자식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소문에까지 이르렀는데, 혼외 자식이 있다고 주장하는 한 교수가 갑자기 좌익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좌익 빨갱이들은 늘 권모술수가 능해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교수의 억지에 할 말을 잃었다. 우리 사회의 지성인이라는 사람이 그와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매카시즘의 뿌리가 얼마나 견고한지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매스컴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 새삼 알게 되었다. 검찰총장이 좌익이라거나 좌익이기 때문에 혼외 자식을 두었다는 그 교수의 주장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는 억지이고 왜곡이다. 그리고 우리 역사의 커다란 그림자인 매카시즘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또 다른 폭력이다.

이상하게 근래에 들어, 더 정확하게 말하면 2012년 대통령 선거 즈음부터 매카시즘이 위험 수위에 이르고 있다. 종북, 좌파, 좌익, 빨갱이, 불순 등의 화살이 사회의 곳곳에서 날고 있는 것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매카시즘이 마치 부활한 것처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이즈음의 상황이 이해하기 어려운데,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의식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말해 매카시즘은 국가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므로 중단되어야 한다. 나아가 국론을 분열시키고 민주주의를 해치는 등 국가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기 때문에 금지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렇게 횡행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더욱이 지난 대통령 선거의 불법성이 여러 곳에서 드러나고 있고, 급기야 종교계에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가 발표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반격으로 매카시즘이 이용될 가능성이 커 실로 우려된다.

우리에게 매카시즘은 아이러니하게도 해방 후 정부 수립을 이루는 과정에서 시작되었다. 특히 제헌 국회에서 친일파 숙청 문제가 논의되어 반민특위(반민족 행위 특별조사위원회), 반민특검(반민족 행위 특별검찰위원회), 반민특재(반민족 행위 특별재판위원회) 등이 동시에 설치되면서부터 본격화되었다. 친일파 인사들이 정치, 경제, 행정, 교육 등 각 분야의 요직을 장악함으로써 반민특위 활동은 아무런 성과를 낼 수 없었는데, 그들이 반격으로 내세운 논리가 매카시즘이었다. 친일파 숙청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오히려 공격권을 쥔 것이다. 그 후 매카시즘은 정권의 필요 차원에서 확대되고 재생산되어 우리의 정치사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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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하다시피 매카시즘은 1950년 2월 공화당 상원의원인 맥카시(Joseph R. McCarthy)가 버지니아주의 휠링이라는 도시에서 선거 지원을 하면서 국무부에 공산주의자들이 205명이나 활동하고 있다고 제기하면서 시작되었다. 미국 국민들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미소의 냉전, 유럽에서의 공산 진영 확대, 중국의 공산화, 한국 전쟁의 발발 등을 접하면서 공산주의에 놀라움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맥카시의 주장에 지지를 보냈다. 그 결과 1950년의 중간 선거와 1952년의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그렇지만 공산주의자라는 죄목으로 무고한 국민들을 탄압하는 매카시의 공격을 보면서 미국인들은 더 이상 그를 지지하지 않았다. 그 결과 1954년의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의 다수를 차지했고, 매카시 역시 상원에서 불신임을 받아 정치적 생명이 끝났다. 현대판 마녀사냥 같은 매카시즘이 정치의 진보나 개혁을 가로막고 침묵을 강요함으로써 오히려 미국 사회가 퇴행한다고 판단한 미국 국민들은 현명하게 대처했던 것이다.

그런데 60년이 지난 우리나라에서 매카시즘이 횡행하고 있으니 그지없이 안타깝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0위권에 드는 경제 대국으로서 다양하고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해서 이룩한 민주주의 가치를 지켜서 꽃 피워야 한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기 때문에 포용력을 가지고 통일을 이루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 나가야 한다. 따라서 지난 시대의 독재 정권에서 비판 세력을 억누르기 위해 매카시즘을 이용했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매카시즘은 국민들에게 사고의 경직화 내지 단순화를 심화시킨다. 그리하여 사회를 총체적으로 바라보고 인식하는 것을 가로막는다. 국가의 구성원들이 인간답게 살아갈 터전을 만들기 위한 비판과 반성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들에게 고통과 두려움을 주는 매카시즘이 우리 사회에 등장해서는 안 된다. 매카시즘을 허용하지 않는 우리의 역사 인식이 필요한 시기이다.

 
 
맹문재 안양대 국어국문학교수
 
 
 
 
대한민국에서는 신종 매카시즘 광풍에 따른 종북좌파 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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