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자전'…소방관 아들, 가정집 화재 확산 막아 | |
영동중학교 허남웅군, 휴대용 소화기 들고 불길과 맞서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소방공무원의 중학생 아들이 주택화재 현장에 뛰어들어 불이 번지는 것을 막았다. 충북 영동중학교 3학년 허남웅(16) 군은 1일 오전 8시 55분께 학교 옆 김모(71·여)씨 집 2층에서 검은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는 것을 목격했다. 허군이 교실 안에 있던 휴대용 소화기 4개를 들고 화재 현장에 도착했을 때 부엌에서 시작된 불길은 이미 벽과 지붕으로 번진 상태였다. 부엌 안에는 LP가스통까지 있어 자칫 폭발사고 등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소화기 안전밸브를 연 허군은 학교에서 배운대로 불길을 향해 소화분말을 뿌렸다. 소방관들이 현장에 출동할 때까지 허군은 5분 가까이 불길과 힘겨운 싸움을 벌였다. 영동소방서 화재조사관 박민호씨는 "화재현장에 도착해보니 교복차림의 학생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불을 끄고 있었다"며 "학생의 적절한 초기대응 때문에 불길이 크게 번지지는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불은 벽과 지붕 일부만 태운 뒤 출동한 소방관들에게 의해 10여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전기합선으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허 군은 "소방공무원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평소 화재 대응 요령이나 소화기 사용법을 익혀뒀다"며 "학교 운동장 너머의 주택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불이 난 것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허군은 영동소방서 예방안전과 허창구(43) 소방위의 장남이다. 허씨는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간혹 화재현장에 남웅이를 데리고 나가 대응요령 등을 가르쳤다"며 "이때문에 두려워하지 않고 화재를 진압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영동소방서는 허군을 화재진압 유공자로 표창할 예정이다. bgipark@yna.co.kr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6235833 화재현장에 도착해보니 교복차림의 학생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불을 끄고 있었다<< 훈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