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국문학뿐만 아니라
책도 맞지 않는다면 안 읽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쪽이에요.
근데 이런 이야기도 드리고 싶은데,
제가한국문학을좋아하는 이유가 오래전부터 짝사랑 같은 걸 갖고 있는데
한국문학은 한국어를 다루잖아요.
근데 언어라는 것이 단순한 도구는 아니거든요.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고 우리의 사고를 지배해요.
말이라는 것은 많이 쓰면 말에 먼지가 묻거든요.
예를 들면 사랑이라는 말은 너무 아름답고 좋은 말이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노래부터 시작해서
일상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이라는 말을 쓰니까
정작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서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해도 그 말 자체가 울림이 없잖아요.
그런 말이 오랜 세월이 지나면 거기에 먼지가 묻는데
좋은 문학은 그 먼지를 털어내서
그 말의 의미를 들여다보는 문학.
저는 그게 좋은 문학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감탄)
그런 면에서 한국문학은 제 입장에서 포기할 수 없는 굉장히 큰 오락이면서 즐거움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