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몇달간 행방불명이셨던 작은 외할머니가 계셨습니다.
외가에는 그다지 방문하는 일이 적어서
외가의 사정은 잘 몰랐고, 단지 외할머니께서 몇달전에 행방불명되셨다는 것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작은 외할머니의 행방을 알 수 있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이미 돌아가신 후였습니다.
치매로 인해서 길을 잃으고 산속에서 돌아가신 듯 했습니다.
그렇게해서 외가엔 갑작스런 장례식이 있었고, 외근을 나갔던 저도 부랴부랴
외근지에서 외갓댁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외갓댁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외갓댁은 좀 시골이라서
저도 골목길에서 헤매고 있었습니다만
앞쪽에 새빨간 소복을 입으신 할머니가 걸어오시는 것이었습니다.
"이봐 젊은이, OO가 어디야?"
길가에서 만난 할머니가 물으신 곳이 바로 외갓댁이었기에 저는 외가쪽 친척이신 줄 알고
[아, 저도 그곳으로 가는 데, 절 따라오세요]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한참을 외갓댁을 향해 걷고 있는 데
우연히 뒤를 돌아보았더니 할머니가 안 보이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깜짝 놀라 그 주위를 돌아보았습니다만
안 보이시길래 결국 포기하고 외갓댁으로 갔습니다.
외갓댁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많은 외가쪽 친적들이 계셨는데, 작은 외할아버지께서
절 보시자마자 엉엉 우시는 것이었습니다.
이윽고 작은 외할버지께선 울음을 계속 떠뜨리시다가 정신을 잃으셨고...
나중에 장례식이 끝나고나서 작은 외할아버지가 우셨던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외갓집에 도착했을때, 작은 외할아버지께선 제 등에 업혀있는
작은 외할머니를 보셨다고 합니다.
저는 길을 잃고 헤매시는 작은 외할머니를 결국 모시고 온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