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다이어트

 “이번 다이어트도 실패네…”

수영은 체중계의 눈금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나름 독하게 마음도 먹었는데 살을 빼는것이 너무 힘들다고 생각되었다.

인터넷 블로그에서는 한달에 5kg도 쉽게 쉽게 빼던데 자기는 무엇인가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살만 뺄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데.”

 

얼마전에 결혼한 친구가 생각났다.

 

1년 전에만 해도 자신과 비슷비슷하던 몸매를 가지던 친구였는데 어느순간 한달만에 몰라보게 살이 빠지더니 남자들의 관심도 받기 시작하고 결혼까지 앞둔 친구.

 

비법이라도 물어볼까 하다가 자존심 때문에 그만두었지만 이제는 자존심을 챙길 때가 아니었다.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들어 메시지를 보냈다.

 

‘현아야, 오랫만이야.’

‘어머, 수영이니? 정말 오랜만이다!’

 

시시콜콜한 일상잡담부터 쭉 이어지다가 그녀는 본론을 꺼냈다.

‘내가 사실 몇달 전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너무 진척이 없는데 말이야, 너 혹시 다이어트 할때 좀 참고를 했다거나 한 건 없니?’

 

‘다이어트? 물론 있지, 하지만 부작용이 있어 조심해야 하는데..’

 

‘부작용은 상관없어, 나 좀 소개시켜 줄 수 있겠어?’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 잡듯 그녀에게는 찬물 더운물 가릴때가 아니었다.

 

고민을 하는지 몇분 뒤 친구의 대답이 왔다.

 

‘그래, 알려줄게, 자세히는 말해줄 수 없지만, 이것만 알아둬.’

 

절대 욕심을 부리지 마라.

 

한마디만 한 뒤 친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수영에게 출처가 모를 이메일이 하나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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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답장을 해야 하는건가?”

 

수영은 곰곰히 생각하다 2주일, 10kg을 적어냈다.

 

그리고 그 이후 저녁까지 그 이메일에서는 아무런 답장도 오지 않았다.

“아… 뭐야, 그냥 믿은 내가 바보지.”

 

기분만 버린 수영은 그대로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어?! 이게 뭐야?”

아침에 일어난 그녀는 깜짝 놀랐다.

 

생각없이 일어나 거울을 보니 몰라보게 살이 빠진 자신의 모습이 보인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옷들이 좀 헐렁한 느낌이 있었지만 이정도일줄이야..

 

놀라 체중계를 확인하니 정확히 10kg이 빠져있었다.

 

“정말이었어…”

 

그녀는 기뻐서 춤이라도 추고 싶었다.

그러나 그리고 그 후부터 그녀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출근길, 회사를 3정거장 앞둔 지점에서 버스가 고장이 났다.

그 뒤로 다른 버스고 택시고 보이질 않아 그녀는 결국 뛰어야만 했다.

 

점심시간, 갑자기 회사일에서 큰 실수를 해서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직전에 회사로 복귀해야만 했다. 지갑을 식당에 두고 헐레벌떡 나와 간단한 요기거리도 사질 못했다.

 

저녁엔 냉장고가 고장나서 음식을 다 버려야만 해서 편의점에서 김밥을 사먹어야 했다.

 

“하루종일 마가 꼈네 꼈어…”

그녀는 작게 한숨쉬었다.

 

그래도 자기전에 샤워를 하며 몰라보게 살이 빠진 자신의 몸을 보니 기분이 나아졌다.

 

이런 이상한 사건들은 첫날만큼은 아니지만 무려 2주동안 크고 작은 트러블들이 계속되었다.

 

그녀는 눈치챘다.

‘맞아, 그 이메일!’

 

후불제... 자신이 설정한 2주일동안 이런 고생을 하게 만든 것이다.

 

‘다음부터는 조심해야 겠어..’

 

그러나 쉬운 다이어트를 한번 겪은 그녀는 다시 예전처럼 먹고 쉬고, 놀고를 반복했고 결국 예전의 체중을 그대로 되찾았다.

 

“아아악! 짜증나!”

 

그녀는 예전에 받은 이메일을 다시 열었다.

 

“이번에 확실하게 빼고 다음부턴 절대 안할거야!”

 

이메일 보다 이전에 2주동안 고생한 것들이 생각난 그녀는 멈칫했다.

 

“차라리 고생을 할거.. 빡세게 하루만에 끝내버리자”

하며 이메일에 ‘1일, 15kg’을 적었다.

 

다음날 아침, 다시 날씬 해진 모습을 보며 그녀는 나직히 말했다.

“이번에 확실하게 살을 빼고, 다음부턴…”

 

이번엔 회사를 아예 뛰어서 출근하게 될지도 몰라 가벼운 운동복 스타일로 입고, 운동화를 신고 출근길을 나섰다.

 

 

 

 

 

- 8시 뉴스입니다, 오늘 출근시간에 XX구에서 버스와 무면허 차량의 추돌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이와중에 믿기지 않는점으로 20대의 여성이 무면허 차량에 치어 하반신 일부가 절단되었으나 다른 사람들은 단 한명도 다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일어난 교통사고 중 가장 믿기 힘든 사고라고 미심쩍은 부분이 너무 많다고 합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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