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 대행 아르바이트

나는 2년 전까지 저주 대행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회사는 심령 DVD 같은 걸 주로 만드는 프로덕션으로, 업계에서도 나름대로 자리를 잡은 곳입니다.


그 외에도 부적이나 점술 도구 같은 걸 통신판매로 팔고 있고요.




지금도 잘 영업하고 있습니다.


내가 담당했던 것은 부두 계열 저주였습니다.


의뢰자에게 저주를 걸 상대의 손톱과 머리카락을 받은 뒤, 부두 진흙인형에 집어넣고 주문을 외우며 바늘로 찌르는거죠.




모든 과정은 사진을 촬영해서 의뢰인에게 보고합니다.


요금은 3단계 플랜으로 나눠져 있고 나름대로 가격이 좀 됩니다만, 3개월 이내에 효험이 없으면 전액 환불이 가능했습니다.


아마 70% 정도는 환불을 받아갔던 거 같네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두달 정도는 아무 일도 없었지만, 세달째 되던 무렵부터 온몸에 심한 발진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에서는 내부 장기에 문제가 있어서 생긴 것이라는 진찰을 받았고요.


그 무렵부터 내 주변에서 이상한 일이 계속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키우고 있던 고양이가 나를 피하게 되었습니다.


뭐, 원래부터 그렇게까지 붙임성 있는 녀석은 아니었지만.


어느날 갑자기, 수족관에 키우던 열대어들이 전부 죽어서 둥둥 떠 있던 적도 있습니다.




뜰에 있는 나무 한그루가 말라죽고, 주변에는 바퀴벌레나 파리 같은 벌레가 드글드글했고요.


한번은 책을 열었더니 큰 지네가 한마리 끼어있던 적도 있습니다.


뭐, 그래도 집이 외곽 쪽 동네에 있다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얼마 뒤부터 아버지의 모습이 점차 이상하게 변해갔습니다.


아버지는 아직 50대로 꽤 엄격한 회사에 다니십니다.


그런데 새벽 3시가 넘으면 잠옷 차림으로 집밖으로 나가시더라고요.




그리고 1시간 정도 지나서 돌아오시는데, 손이 진흙투성이인데다 손톱 안까지 흙이 빽빽하게 차 있습니다.


게다가 큰 소리를 내면서 나가는데도, 아침에 물어보면 어디 나간 적 없다고 대답하시는 겁니다.


같이 살던 누나네 세살 난 조카가, 자다가 배를 혼자 쥐어뜯어 피투성이가 된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죄다 우연이 겹친 것이라 하면 할 말은 없지만, 나도 그 무렵 매일 같은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내가 방 침대에서 자고 있으면, 7명의 사람이 나를 둘러싼 채 내려다 보는 겁니다.


한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다들 일본식 잠옷 같은 걸 걸치고, 나를 내려다보며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내젓고 있었습니다.


이런 꿈을 2주 가량 계속 꾸었습니다.


괴상한 일들이 이어지다 보니, 자연스레 저주 대행 아르바이트가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친구에게 상담을 했더니, 점을 보는 지인을 소개시켜줬습니다.


영험하다기에 한번 만나보기로 하고 약속을 잡았죠.


아니나다를까, 저주 대행 아르바이트 때문에 점점 나쁜 기운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특히나 부두 계열 저주는 본인보다는, 주변의 아끼는 것들에게 재앙이 몰린다고 합니다.


나를 꿈속에서 내려다보던 7명은 "미사키" 라는 것으로, 나를 지키는 7명의 조상인 것 같다더군요.


나는 1주일 뒤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었고, 거짓말처럼 이상한 일들이 싹 사라졌습니다.




발진은 2달 정도 있다 나았고요.


그 후 추석날, 가족끼리 근처에 있는 위패를 모신 절에 성묘를 갔습니다.


후미진 곳에 있는 무덤 주위 흙이, 유골함이 보일 정도로 마구 파헤쳐져 있었던 것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Author

Lv.99 유북지기  최고관리자
1,267,164 (100%)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유머게시판 베스트

글이 없습니다.

Comments Close
번호 제목 날짜
필독 공지사항 (2021-04-11 어그로성글 댓글 차단) 댓글136 07-30
17150 조상님들이 첫날밤을 훔쳐보게된 이유 11-01
17149 한국 전래동화 중 가장 기괴한 동화 08-03
17148 731부대 조선인 최초 피해자 07-29
17147 한밤중에 방문한 기이한 식당의 정체 06-15
17146 최근 유행하는 공포물들 05-07
17145 미국 912명이 집단 자살 04-12
17144 살인마 빌런 댓글1 03-02
17143 전세계에 존재하는 오싹한 경고문들 11-20
17142 어느날부터 이마에 X 표식이 보인다. 11-19
17141 대순진리회 경험담(요약 있음) 11-14
17140 대한민국에서 가장 기괴했던 사건 11-03
17139 이름이 매번 바뀌는 수상한 울산 모텔 10-22
17138 허지웅의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10-03
17137 들어가면 죽는다고 알려진 어느 섬 09-25
17136 귀신보는 여자가 무당집 찾아간 썰 09-22
17135 숙박업계에서 전해지는 미신들 댓글2 06-15
17134 옛날 의료도구들 05-29
17133 귀신 나오는 저수지를 찾는 수상한 낚시꾼.jpg 05-03
17132 실존하는 저주 받은 인형들 모음ㄷㄷㄷ 댓글1 02-13
17131 일본 3대 전통 문화 댓글1 11-29
17130 기괴하게 생긴 일본요괴 댓글1 10-23
17129 엘레베이터 추락사고.gif 10-20
17128 레딧 두 줄 괴담 20선 댓글1 09-26
17127 혐)중국 지하철 침수사고 괴담 댓글2 08-20
17126 대학가 골목에서 발견 된 저주의 인형 댓글1 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