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병실에 말기 암 환자 두 명이 입원 중이었다.
한 명은 창가 쪽에 침대가, 또 한 명은 문 쪽에 침대가 있었다.
둘 다 와병 상태였지만,
언제나 창가 쪽 환자는 문 쪽 환자에게 창 밖의 모습을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오늘은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야.
-꽃이 활짝 피었네.
-제비가 둥지를 틀었어.
그런 대화인지 죽음을 앞두었음에 불구하고 둘은 평온하게 병실 생활하고 있었다.
어느 날 밤, 창가 쪽 환자의 상태가 급변했다.
혼자서 호출을 할 수 없을 정도인 것 같았다.
당황한 문 쪽 환자는 호출 버튼을 누르려고 했다.
하지만 누르지 않았다.
-저 녀석이 죽으면 내가 창 쪽에서 볼 수 있겠지?
어차피 서로 희망이 없는 목숨.
조금이라도 편하게 보내고 싶은 문 쪽 환자는
자고 있어서 몰랐다고 하고 그대로 창가 쪽 환자를 죽게 놔두었다.
결국 창가 쪽 환자는 그대로 사망했다.
그리하여 문 쪽 환자는 창가의 침대로 이동했는데
환자가 창 밖에서 본 건 아무 것도 없는 콘크리트 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