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7)


1.

먼 옛날, 「상처 입은 불쌍한 동물에게 기부를」이라는 홈페이지가 있었다. 
한쪽 발이 없는 개나, 
내장이 불거진 고양이들의 사진이 있었는데, 
눈을 돌리고 싶어지는 사진뿐이었지. 
하지만, 점차 회복되는 사진을 순서대로 올렸기에 기부금도 적당히 모이는 것 같았다. 
제대로 기부금을 수술비로 쓰고 있는 것 같고 수술로 되찾은 건강한 모습에 안심이 되었다.
그런데···어떻게 잘린 손발이 다시 생길 수 있을까? 
내장이 다 쏟아져나와 보기에도 죽은 것 같은데? 
게다가, 그렇게 거리에 다친 개와 고양이가 척하면 척, 있던 것일까? 
의문이 들어서, 문득 사진파일 작성 시간을 확인해봤다.


2.

올해 30이 된 상인 K씨는 혼자서 빌라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게다가 빌라는 낡은데다가 이사 오려는 사람도 없고 가난한 사람들만
모인 곳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예민하고 귀신이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그러나 K씨는 돈이 없어 이사할 염두가
나지 않았다. 손님들은 오지 않고 파리만 있는 터였다.

일로 지친 K씨는 결국 친구에게 옷을 거저 준 후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친구가 고맙다며 내민 것은 다름아닌 부적휴대폰거리였다.
K씨가 이게 뭐냐고 왜 주냐고 묻자 친구가 웃으면서 K씨에게 말했다.

"너 주위에 이상한 기운이 맴돌아서 그래. 휴대폰에 걸어놓고 휴대폰
꼭 가지고 다니고 가지고 자야 해, 알았지?"

무당의 아들인 친구였기 때문에 K씨는 그 친구를 믿고 휴대폰에 걸었다.
친구와 헤어진 후 집으로 돌아와 혼자 쓸쓸히 식은 밥에 된장국을 비벼먹었다.
 집에 돌아온 지 얼마 안 있어 비가 세차게 오더니 폭풍우가
곧 몰아쳤다. 날씨가 변덕스럽기 짝이 없다고 생각한 K씨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약간 서늘하고 싸늘한 게 정말 친구 말대로 귀신이 내 주위에 있는 걸까?"

K씨는 씁쓸히 미소를 짓고는 설거지를 한 후 티브이를 틀었다.
썰렁한데다가 K씨는 무서웠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게 무서웠다.
K씨는 가만히 티브이를 보았고 이리저리 채널을 돌려도 어떻게
무서운 낭랑특집들을 다 방송하고 있었다. 그는 마음에 안 들었는지
티브이를 끄고 책을 꺼냈다.

그가 평소에 귀신이야기를 좋아한 터라 무서운 이야기책만 잔뜩 있어
그는 욕을 퍼붓고는 쇼파에 누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문을 두드리더니 초인종을 누르는 것 이였다.
K씨는 조금 짜증이 나서 현관에 있던 구멍으로 보니 어떤 여자아이가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그러나 K씨는 귀신일 거라 짐작해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여자아이는 여러 번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눌렀다.

그러더니 갑자기 무어라 알 수 없는 말을 내뱉고는 가버렸다.
K씨는 베란다 문을 다 잠그고 방문도 다 잠갔다.
그러고는 혼자 거실에 있었다.
K씨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휴대폰을 꼭 쥔 손을 호주머니에 넣었다.

아까 전 쇼파에 누었을 때 덮었던 이불을 감싸고 쇼파에 앉았다.
그런데 이번엔 베란다에서 여자아이가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K씨는 덜컥 겁이 나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필 이런 때 친구는 전화를 받고 있지 않았다.
 K씨는 어찌 할 지 모르다 언뜻 친구가 한 말을
생각해냈다.

"우리 어머님께서 하신 말씀인데, 명색이 무당의 아들인 나도 믿지는 못 하겠지만 어머님 말씀이니까 하는 건데 귀신 중 가장 무서운게 애들 귀신이야. 특히 남자아이가 아닌 여자아이귀신이지. 아이들은 더 살벌하고 무섭지. 어느 순간 순진한 척 하다가 꽤는 거지만 어른들은 잘 속이지 못해서 쉽게 들키곤 해. 만약 아이귀신이 나타나면 맨 먼저 문을 두드릴 거야. 절대 열어주면 안돼. 절대로. 그러면 베란다에 문을 두드릴 거야. 그것도 속으면 안돼. 절대로. 아이귀신이 사라졌다고 방심하면 안돼. 아이귀신이 아마 옆집에 있는 사람을 죽이고 그 집 사람의 목을 자른 후 구멍에다 들이댈테니 말이야. 만약 그래도 아이귀신이 끈질기게 문을 두드리면 부적을 물건이란 물건 바닥이란 바닥은 다 붙여놔. 그런 후 가만히 있어야 돼. 꼭 어딘가에 앉아서 가만히 있어야 돼.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면
효과가 떨어지거든."

K씨는 서랍을 뒤져서 부적을 다 꺼냈다. 모두 그 친구가 준 것들이었다.
친구가 청소한다면서 준 것이었는데 귀찮게 생각해 쓰레기통에 버리려다
그냥 서랍에다 모아두었던 것이였다. K씨는 다행이라 생각하며 그의 말대로 행동했다. 그 동안 계속 여자아이는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그가 부적을 다 붙이고 가만히 있자 갑자기 "꺄아아아악-"하는 소리와 함께 문
두드리는 소리가 그쳤다. 
그가 무서워서 가만히 있다가 친구에게 다시 전화했다.


"여.....딸국. 보.....딸국. 세. 딸국. 요?....딸국."
"너 술 먹었지. 아참, 부적을 다 붙이니까 여자아이가 비명을 지르고
사라졌는데 어떡해? 부적 다 때어내? 나 엄마가 지금 오신다는데....."
"잠시 사라진 것뿐이야. 그리고 어머님 오시지 말라 해. 우리 어머님께서 가시기전에....왜냐하면......"
"왜?"
"그 애가 숨어있다 듣고 너희 어머님이라도 죽이러 갈지 모르니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니 그 어디에도 아이는 없었다.
그리고 엄마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어휴, 우리 아들? 잘 지냈지? 엄마야. 지금 한 층만 올라가면 돼.
아들, 배고파도 조금만 기다려줘~"
"어,엄마!"



그리고 갑자기 어느 여인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3.

어느 도시에...
고등학교가 새로 개교를 준비 중이었습니다.
건물도 새로 짓고, 운동장도 새로 닦고 말이죠..

시간은 흘러 3월이 되어 개교는 해야하는데..
공사는 아직 다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공사가..
수위실 건물을 짓는것과 화단에 잔디까는 정도의..
그리 중요하지 않은 공사였기 때문에 학교는 예정대로..
개교를 했고 학생들을 받아들였습니다.

수위실이 없어도 밤에 학교를 지킬 수위는 필요했기 때문에..
운동장 한쪽에 컨테이너 임시 건물을 지어놓고..
수위를 구하기 시작했습니다만..
보통 이런 고등학교 수위는..
학교에서 먹고자고 24시간을 생활을 해야하는데..
수위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서..
수위를 구하기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신문에 광고를 낸것도 아닌데..
4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부부가 어떻게 알고 왔는지..
자신들이 그 학교에서 먹고자고 하며 수위를 보겠다고 자청했습니다.
학교 측에선 안그래도 수위구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잘됐다는 생각에 신상조사라든지 기본적인 뒷조사도 하지 않고..
수위로 채용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부부에겐 한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남편이 비만오면 미친다는 거였습니다.
남편 자신도 자기가 미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비가 올려고 하면..
부인은 밖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자신은 친정집에서 자고 오고 그런식의 생활을 했었던 겁니다.

그러던 중 그해 장마철이 되었습니다.
며칠동안 비가 내리다 그날 하루 날씨가 개었습니다.
부인은 그동안 밀린 빨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너무 피곤했었는지 깜빡 잠이들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때 하필이면 비가오고 말았습니다.
남편은 학교 잔디밭에 잡초들을 베다가 비가 오자 또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들고 있던 낫으로 집안의 물건들을 때려부시다..
자고 있는 자기 부인을 발견했습니다.
남편은 낫을 이용해 자신의 부인을 머리에서 사타구니까지..
세로로 두동강을 내어 학교 뒷산 연못에 버렸습니다.

비가 그치자 남편은 서서히 제정신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제정신을 찾고보니..
자신의 손엔 피묻은 낫이 들려있고..
집안이 온통 엉망인데다 피투성이가 되어 있고..
자신의 부인이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남편은 핏자국을 따라 자신의 부인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찾아가보니 학교 뒷산 연못에 자신의 부인이 죽어 있는걸 발견했습니다.

결국 남편은 자신의 인생을 비관하며..
또 자신의 부인에게 미안한 마음에...
주변정리와 핏자국들을 다 지운후에..
자신도 연못에 뛰어들어 자살을 해버렸습니다.

다음날 학교측에선 처음 올때도 좀 이상하게 학교에 왔었던 수위부부인지라..
갈때도 그냥 그렇게 가버렸나하고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경찰 같은데 신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10년이 흘러..
그 학교는 주변에서 알아주는 명문 고등학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학교에는 말 못한 사정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매년 장마철만 되면..
학교의 수위가 온몸이 갈기갈기 찢어져 죽어있는 것입니다.

학교의 이미지가 나빠질까봐..
경찰에 신고도 하지 못하고..
선생님들끼리만 쉬쉬하고 있었습니다.

그날도 그렇게 학교의 수위가 죽어있었습니다.
선생님들은 긴급회의를 소집을 했고..
결론은..
더 이상 수위를 구하기 힘드니..
남선생들이 돌아가면서 당직을 보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그 학교 젊은 체육선생은...
자기 딴에는 싸움도 좀 하고..
또 자기 과시욕도 좀 있는데다..
학교내 처녀 선생님들과 여학생들에게 인기도 좀 있는터라..
괜히 잘난척을 하고 싶어..
첫날 당직은 자기가 서겠다고 자청을 했습니다.
당연히 다른 선생님들은 왠치 께름칙한 일을..
먼저하겠다고 나서니 모두 찬성을 했습니다.

그날도 장마철이라 비가 많이 내려..
운동장 사정이 좋지않아..
그날 체육수업은 교실에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체육선생은 자신이 수업을 해야하는 교실에 들어가서..
농담삼아 학생들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내가 오늘 너네들을 보는게 마지막일지도 모르겠구나.."

그러자 학생들은 왜그러냐고.. 왜그러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체육선생은 '뭐 별일이야 있겠어?' 라는 생각에..
그동안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를 해주었고..
자신이 오늘 첫날 당직을 서기로 했다는 이야기 까지 해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체육선생을 미친듯이 좋아하는..
여학생 3명이 자기들도 같이 학교에 남겠다는 겁니다.
체육선생은 혼자있기도 심심하고..
또 저녁에 아이들만 먼저 집에 보내면 되겠지란 생각에..
그러라고 허락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밥먹고 온다며 집으로 갔고..
그 중 한 아이의 오빠가 점쟁이였는데..
그아이가 오빠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자..
오빠는 점을 쳐보더니.. 절대 학교에 가지 말라고 말렸습니다.
학교에 가면 죽는다고.. 가면안된다고...
하지만 그 여학생은 체육선생을 너무나 광적으로 좋아한 나머지..
자기는 죽어도 꼭 가야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오빠는..
그러면 가서 살고 싶으면.. 자기가 시키는 대로 하라며..
방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밤 12시가 되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이야기 하지 말고..
일기쓰는척 하던지 해서..
책생에 앉아서..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절대 눈을 뜨지 말고..
귀에서 들리는 소리를 종이에 다 받아 적으라고 했습니다.
새벽 6시가 되기전에 눈을 뜨면 죽는다며..
절대 눈을 떠서는 안된다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여학생들과 체육선생은 학교에 모여서..
학생들이 싸온 음식도 먹고..
게임도 하면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신없이 놀다보니..
시간이 너무 늦어..
여학생끼리만 집에 보내기도 위험할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체육선생은 아이들에게..
한쪽에서 자라고 한 후..
자기는 문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자 점쟁이 오빠를 둔 여학생은 오빠의 말이 생각이 나..
일기쓰는척 하고는 책상에 앉아..
종이를 꺼내놓고 눈을감고 기다렸습니다.

11시 58분이 되자..
갑자기 복도에서 '뚜벅.. 뚜벅..' 하는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여학생은 눈을 감고 있기 때문에..
시간을 알수는 없었고..
어쨌든 들리는 소리를 적기 시작했습니다...

[뚜벅.. 뚜벅... 발소리가 들린다...
이 한밤중에 누굴까...
선생님이 말한 귀신일까???
뚜벅.. 뚜벅......
점점 발소리가 가까워 진다....

드르륵...
문이 열렸다...
뚜벅... 뚜벅... 누군가 들어왔다...
드르륵... 탕...
문이 닫혔다...

"으아아아아아아악~!~!!!!"

선생님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악!!!"

친구들의 비명소리도 들린다...

모두들 나에게 도와달라고 한다...
하지만 난 내가 살기위해서 어쩔 수 없다...
흑흑흑....
나 너무 비겁한 걸까...
흑흑흑.....

.......................


간간히 들리던 친구들의 신음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지금 몇시쯤 되었을까...
그 귀신은 아직도 이방에 있는 걸까??]

여학생은 눈을감고 있어서 시계를 볼수 없었기 때문에..
몇시나 되었는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이때가 새벽 4시 30분이었습니다..

[도대체 몇시나 되었을까...
눈을 떠도 될까???
아냐.. 30분만 더 기다려 보자...
하나.... 둘.... 셋.................]

여학생은 아주 느린 속도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습니다..
그 여학생이 30분을 다 세었을땐...
천천히 세었기 때문에.. 1시간이 흘러..
5시 30분쯤 되었습니다...

[아.. 정말 견디기 힘들다...
지금이 몇시일까??
이럴줄 알았으면 알람시계라도 가져 올껄 그랬나??
눈을 뜰까? 아냐 5분만...]

여학생은 또 숫자를 세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5분만.. 5분만을 속으로 되뇌이며..
숫자를 세고 있는데...

[드르륵... 문이 열렸다...
뚜벅.. 뚜벅... 누군가 나갔다..
드르륵... 문이 닫혔다...
뚜벅... 뚜벅... 뚜벅.... 뚜벅.............
발소리가 멀어져갔다...
이제 눈을 떠도 돼겠지...]

그 여학생은 눈을 떴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6시가 아닌 5시 58분이었습니다...


그러고는 날이 밝아...
선생님들이 학교에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 와보니...
체육선생과 여학생들이 있던 방에는..
온 천지에 피투성이며..
팔은 여기.. 다리는 저기 멋대로 널려 있는데...
방 한구석에 왠 여학생이 책생에 앉아있는 것입니다.

선생님들은 놀라서 그 여학생 어깨를 잡으며..

"얘.. 어떻게 된거니???????????"

라고 말하자...
그 여학생은 양쪽 눈알이 툭... 떨어지더니..
옆으로 푹 쓰러져 죽어버렸습니다.

그러자 책상엔 왠 노트가 하나 놓여져 있고..
거기엔 지금가지 그 여학생이 써놓은 글들이 쓰여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엔...
이렇게 쓰여져 있었습니다...

[눈을 뜨니...
................
반쪽 이었다.............................................]



4.

 주말에 혼자서 집을 보고 있는데 전화가 울렸다.
「엄마 있니?」
쇼핑하러 나가셨어요 하고 대답했다.
「아버지는?」
회사 가셨어요 하고 대답했다.
 
「그런가. 근처까지 온 김에 맡아 두었던 물건을 돌려주고 싶은데 어떻게 할까? 문 좀 열어 줄래?」
알았다고 했다.
잠시 후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여니 종이상자를 들고 있는 낯선 사람이 서있었다.
 
「고마워. 혼자서 집을 보다니 대단한걸. 그런데 너 혼자야?」
「네」
「이걸 놔둬야 하는데 부모님 방은 어디야?」
「부모님 방은 함부로 들어가면 안되는 거예요」
「괜찮아. 아저씨는 아버지 친구니까」
「그래도  안되는 거예요」
「하지만 부모님 방에 제대로 놔두지 않으면 나중에 아버지가 아저씨에게 화를 내게 될거야」
「그렇지만···」
「괜찮아. 아저씨가 아버지에게 말해둘게」
 
나는 마지못해서 안방으로 안내했다.
「고마워. 나머지는 아저씨가 알아서 할테니까 너는 나가 있어」
 
아저씨는 종이상자를 가지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아저씨 말대로 밖에서 기다렸다. 안방 문을 바라보면서 기다렸다. 하지만 아저씨는 나오지 않는다.
나는 안방앞에 가만히 앉아 문을 보고 있었다. 조그만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문을 열고 방안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엇 때문인지, 아저씨가 나오지 않는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불안해서 견딜 수 없었다.
 
「아저씨」
???대답이 없다.
조심조심 문손잡이를 잡고 돌리니 간단하게 문이 열렸다.
「아저씨?」
방안을 들여다 본다.
???아무도 없다.
창문도 닫혀있고 책상밑을 봐도 침대밑을 봐도 아무도 없었다.
단지 책상위에 방금 전의 종이박스가 놓여 있을 뿐이었다.
상자안에 뭐가 들었는지 신경이 쓰였다.
작은 종이상자.
절대로 열면 안된다.
어제 읽은 무서운 이야기가 생각났다.
범인이 탐정에 쫓기다가 증거를 숨기기 위해 시체를 토막내서 작은 상자속에 숨기는 이야기.
이 상자를 열면 안돼.
이 상자를 열면 안돼.
왜냐면 이 속에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슬금슬금 손을 뻗었다. 이 속에는??????
그 때 전화가 울렸다.
숨이 멎을 정도로 놀랐다.
안방의 전화는 절대로 받으면 안된다고 늘 주의를 듣고 있었다.
회사 관계 일로만 걸려오는 전화였기 때문이다.
눈앞에서 바로 그 전화가 울리고 있다.
3번??? 4번??? 5번??? 그제서야 전화벨이 그치고 자동 응답으로 넘어갔다.
「방에 상자가 있겠지」
아저씨 목소리다.
「상자를 열어 보는거야」
나는 그 말대로 상자를 열었다.
???상자안은 텅 비어있었다.
「나는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나는 상자를 밀쳐 버렸다.
역시 그 아저씨는 나쁜사람이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일단 마음이 바뀌어서 말이야」
아저씨 목소리가
 
「상자속에 뭔가 넣는 것은 지금부터지만」


5.

우리학교엔 창고가 하나 있다. 
주로 학교에 오랫동안 있어야 하는 경비아저씨가 주무시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폐쇠되어있는 곳이다.
7년 전, 그 곳에서 경비아저씨 2명이 죽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둘 다 눈알이 뽑힌 채로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어서 시체가 발견된 것이다.
아무리 수사를 해봐도 흔적이 없어 범인은 누구인지 밝혀내지 못했다. 
그 뒤에도 그런 사건이 몇번 더 발생했다.
 
얼마전부터 갑자기 학교에 창고에서 일어난 사건이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창고괴담이라며 흥미로워했다.
그러다가 미신이라고 믿는 아이들과 진짜로 창고엔 귀신이 있다고 믿는 아이들이 싸우기 시작했다.
평소에 아이들에게 잘해주고 친절하기로 소문난 5학년 3반선생님이 다투는 아이들에게 말했다.
  " 그럼 우리 귀신이 있나없나 오늘밤에 확인해볼까? " 
 
미신이라고 믿는 아이들은 소리를 일제히 찬성했다.
  "그래요 선생님! 귀신같은건 없으니까 오늘 밤에 창고에서 자보면 알겠죠
   겁쟁이들한테 귀신이란건 없다고 가르쳐 주고 말거에요! "
 
  " 그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서 부모님 허락맏고 세면도구랑 필요한거 들고 6시쯤에 오도록 해. 
이불은 선생님이 준비할게  어차피 내일은 노는 토요일이니까 자도 괜찮을 거야. 
하지만 꼭 부모님 허락 맡아야되~ 전화해볼거야 "
 
  " 네~"
미신이라고 우기는 아이들은 너도나도 가겠다고 했다.
 
저녁 6시가 되자, 아이들이 창고앞으로 모였다.
가겠다는 아이들은 많았지만 막상 겁이났는지 부모님 허락을 못받았는지 온 아이들은 6명정도였다.
아이들은 모두 들떠서 귀신탐험대라도 되는 양 떠들어댔다.
그 아이들 중 영태는 겁이 많은 아이였다.
귀신은 없다고 생각했지만 창고에서 자는건 정말 싫었다.
하지만 영태의 절친한 친구 진우에게 끌려온 것이다.
그래도 영태는 선생님도 있고, 진우말고 다른아이들도 있으니까 좀 재밌을거라고 스스로를 달랬다.
 
이윽고 저녁이 되었다.
영태는 계속 걱정이 되어서 잠이 오지 않았다.
집에 가고는 싶었지만 벌써 어둑해져서 집으로 가는게 더 무서울 것 같았다.
 
"저 선생님... 괜찮을까요?"
"뭐가? 아무일도 없을거야 그렇게 무서우면 지금이라도 집에 데려다줄까?"
 
"야 박영태 너 설마 미신이 무서워서 지금 집에가고싶은건 아니겠지?" 
 
"아니야! 난 아무것도 무섭지 않아! 집에 안갈거야"
 
영태는 친구들의 놀림감이 될것같아서 안가겠다고 말을하고 말았다.
 
선생님은 영태가 무서워하는걸 알고 조용히 말씀해주셨다.
 "그럼 선생님이 수면안대줄까? 안대를 끼면 잠이 잘 올거야. 
리고 무슨일 있으면 안대는 벗지말고 이 수첩에 적어. 
그리고 불도 켜놓을 테니까 무섭진 않을거야."
 
영태는 선생님이 준 수면안대덕분에 안심이 되는 듯 했다.
 
 
다음날 아침.
 
학교를 돌던 수위아저씨의 다급한 신고에 경찰이 출동했다.
그날 아침 창고는 매우 끔찍했다.
아이들과 선생님은 모두 눈이 뽑힌채로 싸늘하게 죽어있었고
창고의 창문은 열려서 바람이 모두 들어오고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한아이 영태가 사라졌다.
남아있는건 노트하나와 안대...
경찰은 노트를 뒤지기 시작했다.
피로 물든 노트에는 눈을 감고썼는지 읽기가 어려운 글씨가 쓰여져 있었다.
매우 다급하게 쓴 듯 했다.
 
'   갑자기 불이 꺼졌다.
 
 창문이 열리고 바람이 세차게 들어닥치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비명을 지른다
 
 선생님이 내 눈을 가렸다.
 
 뭔가 이상한 액체가 튀긴다. 피비린내가 나는 것 같다
 
 아이들이 조용해졌다.

안대가 스르르 내려간다.. '


6.

나는 아빠와 함께 둘이서 살고 있다
 
친구도 별로 없기에 빈둥빈둥 집에 틀어박혀있던 어느날
 
평소답지 않게 늦은밤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기 속에 들려오는 남자는 아빠를 찾고있는듯 했다
 
"잘 지내십니까? 여기는 생명공학 유몬 연구........."
 
다 듣기도 전에 아빠가 내 전화기를 가로채며 말했다
 
"아빠 일이니까 우리 딸은 얼른 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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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99 유북지기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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