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 바뀐 간판

때는 2007년 늦여름..
서울과 울산을 오가며 장거리 연애를 하던 시기,
매달 서울과 울산을 오가며 왕복 10시간이라는 시간을 투자하며
연애를 하다가 피서철이 되었다
우리는 평소와 그닥 다를게 없었다만 피서철이라
대부분 성수기요금을 요구하고, 평소 사람없던 한적한 손바닥만한 해변가라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고.. 암튼 그닥 맘에 안드는 늦여름 밤이었다.
평소랑 다를거없이 2박을 할 예정으로 숙소를 잡는데
유난히 그날은 방이 다 찼다는 얘기로 발걸음을 옮겨야했던때다.
한곳 두곳 점점 똑같은 대답을 들을 때마다 조바심이 났다.
이러다가 진짜 노숙인건가...
그렇게 해매던 도중 4번째찾았던 업소에서 방이 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브라보~~!! 를 부르며 하우머치를 날리는순간
이상하게도 시세(?)와는 싼값에 당황해하며 룸키를 받아들고 엘레베이터를 탓다.
생가외로 염가에 놀란 우리는 말바뀌기전에 후다닥 입실한후 씻느둥 마는둥하며
'가적이다.' 신이우리를 버리지않았다.' 하며
잽싸게 우리방으로 찜했다. 그때까진 참 좋았다.
노숙을 할 상황인데도 방을 구했다는것과 정말 좋은 곳인데도 ㅓㄹ값에 들어왔다는거..
두가지만으로도 우린 정말 횡재했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간단히 씻은후 내일을 위해 바로 깊은 잠을 들었을 무렵..
여친이 뒤척이는걸 느끼면서 나도 꺳다
화장실을 가려는가보다 하고 다시 잠에 들려고하는데
잠꼬대 비스무리하게 외치더라....

"오빠.. 욕실문이 안열려.."

나역시 비몽사몽 잠결인지라 '문이 좀 낡아서 그런거겠지,,' 하고 일어나서
욕실문으로 갔다. 그리곤 문고리를 잡고 살짝 당겨보았는데 느낌이 이상했다.
그 순간 잠이 확 깨더라.
 
글로써 어떻게 그당시의 느낌을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다.

음,, 문은 손잡이를 반쯤돌리고 내쪽으로 당겨야 열리는 문인데 손잡이는 돌아갔다.
그치만 당겨지질 않았다.
마치 안에서 누군가가 손잡이를 잡고 체중을 실어서 매달린 상태로 당기고 있는 느낌?
살짝 당겨지긴 하였으나 그건느낌뿐이고 묵직한 체중이 느껴지면서
문은 열리지않았다. 불과 몇초만의 일이었지만 그순산 한여름인데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발끝부터 얼굴까지 얼어붙는듯한 느낌....

그치만 나보다 수백만배는 더 겁이많은 녀석이 옆에있는 상황인데
내가 그상황의 심정을 표현해버리면 100%기절하거나 뛰쳐나가거나
둘중 하나임이 분명했기에 내표정을 읽기엔 너무 주위가 어둠다는거 하나에 안도하고
다시한번 문고리를 잡고 침을 꿀꺽 삼키며 마음속으로 하나둘셋을 외치면서 힘껏 당겼다.
뭐 '누군가가 문고리에 매달려서 튀어나오겠지' 하며 말이다.
 
그러나 전혀 아무일도 없었다.

문은 내가준 힘만큼 순식간에 활짝열리고 욕실은 깨끗했다.
오히려 그 녀석은 "그냥 열면되지 왜 오버해?" 하는 표정이고..
이미 급한 상태인지 문 열리자마자 잽싸게 들어가는 애를 멈추고 내가 먼저 들어갔다.
아무래도 뭔가 이상했기 때문에...
슬쩍 둘러봐도 이사한건 하나도 없었다. 아니, 딱 있었다.
세면대에 방금전까지 물이 가득차있었던것만큼
주위에 물방울의 흔적과 더불어 흠뻑 젖어있었다.
마치 몇분전까지 누군가 머리를 감은듯하게 말이다.
장거리연애를 오래한 터라 숙박업소를 주기적으로 자주 다녔었고
예전부터 항상 입실후엔 침대씨트를 확인하고 바로 욕실과 화장실을 확인하는게
버릇이 되었다. 그날역시도 분명 오자마자 욕실을 확인했다.
간단한세수와양치는 침대없에 있는 작은 세면대에서 했었고..
내가 이후에 잠들었고 아무도 욕실을 쓴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불과 1분전쯤에 화장실문 손잡이 넘어로 느껴졋던 그 일과 거의 동시에
일어난 일인지라 뭐 그럴수도 있지가 안되는 되게 찜찜한 상태..
볼일을 다 보고나온 녀석은 뭔 일이었었나 싶을 정도로 바로 잠들어 버렷고
나 역시 내일 데이트일정이 있었기에
계속 그일에 매어있을수가 없어서 생각을 접고 잠이 들었다.
뭐 그냥 이렇게 지나갔으면 이렇게 여러편으로 나눠서 글을 남길리가 없겠지.
날이 밝고 휴대폰알림에 눈을 뜨고 안일러나는 녀석을 반 강제로 깨우고 나갈 준비를 했다.
그후... 아직까지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끔찍한것을 보고야 말았다.
 

남자인지라 항상 퇴실준비는 내가 빨랐다.
화장을 하는것도 아니고 머리가 길어서 말리는데 오래걸리는것도 아니니...
암튼 먼져 잽싸게 씻고 나와서 대충 찍어바르고 줒어입고 퇴실준비를 완료한상태
여친은 화장대앞에서 콤팩트거울을 보며 화장을하고
난뒤에서 녀석의 머리를 말려주고 있었다.
 
"오늘 날씨 되게 더울꺼 같은데 계획좀 줄이고 저녁때 놀까?"
" 안되 1분이 1시간같아. 서울서 왕복 10시간임. 계확변경은 없ㅋ어 ㅋ 양보못함 즐"

뭐 그런그런 대화를 나누면서 녀석은 변장에 열중이고
난 무지하게 숱이 많던 녀석의 머리를 말려주었다
그런데 갑자기 드라이기가 과열되서 전원이 차단되길래
문득 고개를 들었다가 모텔 화장대의 거울을 무심코 보았다.
거울 정면엔 퀸싸이즈의 침대가 보였다.
아니 보여야했다....
거울에 비춰진것은 아직도 생각하면 숨이 턱하고 막히는 말도 안되는게 보였다.
새하얀 침대씨트위에 까만 단발머리에 짙은회색의 터틀넥을 입은 여자가
거울의 정면 가득채워진 채 날 응시하고 있었다.,
놀래도 적당히 놀래야 주저앉거나 소리를 지르지...
그 이상의 충격을 받으면 그대로 온몸이 마비가 되는걸 알지모르겠다.
그 여자의 시선과 마주친채로 고개도 돌릴 수 없을 정도로 경직이 되었고
할수있는거라곤 눈을 감는게 유일했다.
사랑의 힘이란 정말 위대한거 같다
그 순간에도 소릴 지르거나 뭔가 돌발행동을 취하면
변장중인 이 녀석은 그대로 기절해 버릴거 같은생각이 드는순간 미동도 하지못하고
눈을 질끈감아 버렷다.

감자기 드라이기를 멈추고 대화가 끊기자 손거울만 보면서 녀석이 한마디 한다

" 모야 왜 대답이없어? 닭갈비 저녁에먹어? 아님 점심에먹구 저녁 술한잔해? 응? 응?"
 
그소리에 정신이들어 실눈을 살짝 조심스레 떳다.
 

씹알 ㅡㅡ
 
그 여자는 그대로 있었다.
보통 귀신은 보고나서 헉! 하고 다시보면 사라지는게 기본 룰이 아닌가..

매너 쉣이네 ㅡㅡ
 

그순간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고 드라이기가 위잉~ 하면서 착동됬다.

'귀신을 봤다.'
'본거 맞으니 어쩃든 퇴실은 하자'
 
라며 자기암시를 걸면서 고개를 푹 숙이고
녀석의 머리를 마무리 해준 후 잽싸게 짐을 꾸려 그 저주받을 모텔을 나왔다.
유난히고 이상했던 내 행동에

"왜그래? 화났서? 말을 해봐좀!!"
하고 꼬치꼬치 물어보는 녀석에게 겨우겨우 둘러대고
달래주고 예정된 스케줄대로 늦여름을 즐기고
서울로 올라왔다. 솔직히 아무리 내가 헛것을 자주보고 담이 쎄다 해도
정면으로 눈이 마주치고 사라지지않는 상황인데 안무서울리가 없었다.
너무나 끔찍한 기억이라 그런지 생각외로 무의식적으로 잊고 다시 현실생활로 돌아왔다.
 

.
....................그게 끝인줄로만 알았다.
 
 
 
그 후 긴가민가할정도로 기억에서 지워질 무렵... 그일 이후 반년쯤 지난 추운겨울이었다

다음카페중에 숙박업소들의 리뷰를 다루는 커뮤니티를 알게 되었다.
호오 괜찮은데..? 하고 자주가는 지억대의 업체들을 찾아보고 있던중
무심코 클릭했던 모업체의 건물외관의 사진을 보고 멈칫했다.
그리곤 바로 뒤로가기를 눌러 업체명을 확인했다.
분명 사진은 내가 아는곳이다. 그러나 업체명은 생소했다.
약 반년전 갔다가 뛰쳐나오다싶이 서둘러 짐을 쌋던 그곳이었다.
뭐 이런 말도 안되는
 
찬찬히 다시한번 확인하다가 댓글리뷰를 클릭하였다
그때 그여자를 나만본게 아니였었다.
[간판바꾸면 눈치못챌줄아느냐.]
[나는 복도에서 봤다.]
[여긴 이미 소문이 날대로 난 유명한 귀신출몰업체다.] 등등..
이미 업체관계자와 운영자의 모종의 컨택이 있었었는지
댓글의 일부가 지워진것에 대해 항의하는 댓글들도 틈틈히 볼수있었고..
그 지역 토박이였던 아는 지인에게 얘기를 하니 이미 그 형 역시 알고 있었다.

업체명을 얘기하기도 전에 단박에 알아차리곤

"너도 xx모텔 갔었냐? 거기 유명해 ㅋㅋ"
 
지금도 여전히 영업을 하고있다고 한다. 간판만 바뀐채로..

** 그동안의 기억으로는 여기까지가 끝이었다. 그러나 우연히 그당시 일을
  기억하는 친구에 의해서 잊고 있던일기 기었났다 **

시기는  그 모텔을 나와 이틀뒤 서울로 올라온 뒤였다.
그 당시 살던집 바로 앞에 친구녀식이 작은 횟집을 하고 있었다. 개업한지 얼마 안된터라
게다가 주위에 워낙 많은 친구들이 살고있어서 매일매일 손님중 절반은 친구들이었다.
물론, 나역시 집 바로 앞이라는 핑계로 매일밤 들러서 손님이 많을땐 서빙도 해주고
배탈이 밀리면 대신 깨알도 가주곤 했었다.
그날밤 역시 그렇게 친구들 4명과 야외테이블 하나잡고 우럭매운탕 하나에 술한잔하며
평소 내가 그런 경험을 좀 많던지라 게다가 술을 얼큰하게 먹은 상태라 그런지
애들 반응은 평소보단 조금 더 격했다.
뭐 그렇게 빈 술병은 늘어가다가 그러길 몇시간뒤...
 
술도 어느정도 먹었겠다 더 이상 손님도 없는데
오늘도 그만 닫고 해장국집가서 한잔 더하자는 얘기와 함께 가게 뒷정리를 도와줬다.
이미 오픈때부터 동롸주던 터라 따로 지시없이도 몇ㅁ볓은
야외테이블정리 몇몇은 술병정리.
손발이 척척 맞았다.
 
 
정리가 끈날무렵 화장실을 들렷다. 화장실은 매장안쪽 한켠에 딸려있었다.
근데 문이 잠겨있네. 노크를했더니 역시나 안에서 노크소리가 들렷다.
엥 누구지?? 하고 뒤를 돌아보니 야외테이블쪽에 4명..
횟집사장녀석하나 그리고 친구셋.... 아까부터 술잔을 기울이던 맴버 그대로 있다.
그러나 모두 다 내 눈앞에 있고...
 

그럼 화장실엔 아무도 없어야 정상이다..
 
"야, 우리말고 누구 왔냐? "

" 아니? 왜?"

" 화장실에 누구 있는데??"
 
하고 뒤를돌아 노크를 했다.

- 똑똑..

-똑똑...

선명한 노크소리.. 나만 들은게 아니라 친구들 모두 다 같이 들었다.

??????????????????
 
가게주인인 친구놈이 순간 황당한 표정으로 나를 밀치더니 주먹으로 문을 두툴겻다.
 
-쾅쾅쾅~
-.................
 
뭔가 이상한걸느낀 녀석은 문을 꽉 잡더니 있는 힘껏 열었다.
역시나 열린 화장실엔 아무도 없었다.
차라리 누군가가 있었더라면 황당하기만 했을텐데 말이다.
불과 이틀전 울산에서 겪었던 이상한일이 그대로일어난것이다.
그 순간 약 10초동안 정적이 흘럿다. 마치 1초가 1시간 같았다.
입이 바싹 말라오며 눈앞이 아찔해졋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밖으로 나와 담배를 한대 물었다.
라이터를 찾는도중 다 같이 앉아있던 테이블에 하늘색 라이터가 보여서
무심코 집어 들었다.
 

라이터에 선명하게 새겨져있는 [xxxx모텔]

아... 십알;;
아주 오래전에 나에게 타로카드와 각종 오컬트를 알려주었던 누님의 얘기가 떠올랏다.
안좋은 일을 겪었을떄 그 자리에서 빨리 피하고 아무것도 가져오지 말라고 했던...
라이터를 바로 도로변 하수구에 버렷다. 그리곤 아무도 말을 못한채
경직된 표정으로 평소보다 빨리 가게셔터를 내리고 해장국집으로 갔다.
그 뒤엔 더이상 단발머리의 여자를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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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99 유북지기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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