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도 영화에 나올 법한 일이랄까?
아무튼 소름이 오싹 돋았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때는 3년 전... 제가 오전엔 집에 거의 있는 편이라서... 그 날도 부모님 배웅 해 드리고 동생도 챙겨서 학교 보내고...
혼자 거실에서 소파에 앉아 티비를 보고 있었습니다.
오전 10시 넘어서 누군가가 벨을 눌렀어요.
벨을 누르면 화면이 뜨잖아요.
남자 한명 검정 모자를 쓰고 그것도 푹 눌러쓴 채 얼굴을 감추고 있었습니다.
보통 택배원 아저씨면 벨에서 반응이 없으면 문을 치면서 택배왔습니다라고 여러 번 말하거든요.
그 후에 반응이 없으면 집이나 핸드폰으로 연락을 주거든요.
아니면 보통 사람이면 벨에 반응이 없으면 그냥 가거든요.
뭐지... 이 사람... 이상하네... 생각을 하면서 화면을 유심히 봤는데...
얼굴을 감춘 그 사람은 이제 벨에서 반응이 없자... 계속 문을 치는 것이에요.
그 후 한 번씩 벨을 누르면서 문을 두드리는 것입니다.
정말 뭐지? 뭘까? 이상한 것을 알면서도 괜한 호기심으로 화면에 뜨는 그 사람을 관찰했습니다.
그 사람은 얼굴을 감춘 채 계속 벨과 함께 문을 툭툭 두드렸습니다.
그런데 머리 속에서 아차...싶었던 것이...
제가 문을 잠그지 않은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또한 간이문도 안 닫았구요. (참고로 저희 집은 2층이라서 간이문을 닫아야 말소리 등이 덜 나거든요. 간이문 닫기는 필수!)
평소같으면 다 배웅하고 문 잠그고 간이문 닫고 거실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그 날은 왜 그랬는지...ㅜ,ㅜ
이제 안심 모드, 관찰 모드에서 엄청 소심 모드, 겁 모드로 바뀌었지요.
아... 나 잘하면 죽을 수도 있겠다... 어떤 두려움이 저에게 다가오는 것을 마음 깊이에서 느꼈습니다.
어떤 방어를 취할 염두조차 생각하지 못한 것이 이 놈의 간이문 때문이었습니다.
핸드폰은 방에 있지... 집전화를 하려고 해도 간이문을 열어놓았으니까 들릴테고 집전화가 간이문 바로 옆에 있어요.
방에 들어가려고 해도 문소리가 들릴테고...
우리 집은 밖에서 가만히 있어도 들리기 때문에... 어떻게 하지 못한 채...
그 사람 얼굴이 뜨는 모니터 앞에서 숨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얼굴을 감춘 채 계속 문을 두드리며 벨을 눌렀습니다.
정말 다행인 게 문을 만지작 거리진 않더군요.
그 후 그 사람도 포기했는지 그냥 가더군요.
이제 끝났다.
안도의 한 숨을 내 뱉었습니다.
그 일이 생기고 2주일인가... 3주일 후 우리 동네는 아니지만...
다른 동네에서 보일러공을 가장한 남자에게 40대 여성이 피살되었다는
소식이 뉴스에 나왔습니다.
저는 그것을 보면서 얼마나 놀랐는지... 우리 집에 방문했던 낯선 자인지는 모르겠지만...
수법이 비슷했습니다.
얼굴을 감춘 채... 벨을 누르며 문을 두드리면서 사람의 반응이 오면...
그것도 여자만 노리는...
보일러 무료 서비스 왔다면서 들어와서 여자를 강간하고 죽였던 것입니다.
하... 저도...그런 일을 당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온 몸에... 가시가 삐쭉삐쭉 섰죠.
그 경험을 한 뒤 더 더욱 문단속을 철저히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족에게 이야기를 하니까 다들 큰일날 뻔 했다고 하면서 위로를 해 주더군요.
아무튼 저에겐 무서운 경험이었습니다.
p.s 수정했습니다.
폰은 제가 없는 시절이 있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핸드폰이 없던 시절은 2007년이었습니다.
저 일이 생길 때엔 핸드폰이 있었고 저의 핸드폰은 제 방에 있었습니다.
또한 정확한 설명을 위해 몇 가지 덧붙였습니다~
안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