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라고 해야하나.. 제가 군생활 중 겪은 이야기입니다.. ^^

글을 읽기만 했지 쓰기는 처음이네요..
  읽다보니 군대귀신얘기가 많던데.. 그 중에서 제가 지냈던 부대와 배경이 거의 흡사한 이야기가 있더군요..
그래서 생각난 이야기 입니다.

저는 경기도 파주 25XX 포병연대 예하 XXX포병대대 예하 A포대 복무했었는데요.

현 게시판 중 군대 귀신 이야기 보시면 위병소 앞쪽으로 집한채 있고 여자귀신보이고..
  이 배경이 제가 복무한 부대와 굉장히 흡사했네요.. 같이 있던 이야기중 탄약고와 그 주변 무덤 이야기도 그렇고..

저도 위병소에서 겪었던 이야기가 둘 있네요.

이등병때는 부대적응기간이라고해서 막사 밖으로는 근무를 나가지 않았었습니다.
일병 갓 달고나서부터 야간에 위병소나 탄약고에 배치가 됐었죠..
제가 1월군번인데.. 시기는 잘 기억안나고.. 상병이었던 제 사수와 함께 위병소 근무를 처음 서게 되었습니다.

근무 투입 후 30분쯤 지났나.. 사수는 역시 예상했던 것 처럼 자고 있었습니다..

  저는 갓 일병달았고.. 처음 근무서는거라 긴장도 많이 됐고.. 정말 부동자세(움직임이 없는 자세)를 취하고 총기도 FM(Field Manual<야전교범> 또는 정석)대로 들고 있었고..
  그때만 해도 군복무한지 얼마 되지 않아 새벽이라는 시간대에 사람들 많이 없는 그곳에서.. 사수는 자고있고.. 나는 혼자 어두컴컴한 곳을 바라보고 있는 그 상황이 굉장히 무서웠습니다. '나는 군인이다, 내 가족과 국가를 지켜야 하는 군인이다' 를 마음속으로 외치며 긴긴 시간을 버티고 있었죠..

그런 생각을 갖고있을 무렵.. 어디선가 여자 비명소리가 들리더군요.. "끼야아악!!"

저는 안그래도 겁이 많았었는데.. 그 소리에 더 겁먹게 되었죠.
한번 들린게 아니라 2~3차례 더 들렸습니다.
순간 머릿속에서는.. '사수를 깨워야 하나? 인터폰이나 무전기로 행정반에 보고해야하나? 소리가 들린쪽으로 나가봐야하나?' 하는 생각이 수없이 들었습니다. 결국 저는 사수를 깨우기로 마음먹고

"정XX 상병님! 정XX 상병님! 일어나 보십시오! 큰일난거 같습니다! 정XX 상병님!!"

제 사수는 짜증섞인 표정으로 일어나더니 왜 그러냐고 제가 물었습니다. 그래서 방금 전 상황을 설명을 했죠
그리고는 사수도 제가 미치지 않고서야 거짓말을 하겠냐는 생각은 갖고 있었는지 일단 대기해보자고 하더군요.. 그 때! 그 소리가 또 들려왔습니다. "끼야아아악!"

그 소리를 들은 제 사수 정XX 상병은..
 
저에게 신나게 욕하기 시작합니다..
왜 깨웠냐고... 고라니 소리 처음 들어보냐고......

네.. 그건 고라니 소리였습니다..;;
도시에서만 생활하고 동물원이라고는 유치원때 갔을까말까 기억도 안나는 그런 사람인데..
고라니소릴 들어봤을리가 없죠......

아... -ㅁ- 아무튼 그날 저는 잠도 못자고 신나게 갈굼만 먹었네요 별거 아닌걸로 잘자는사람 깨웠다고..
여기까진.. 장난이구요...제가 정말 무섭게 생각하고 아직도 모르겠던 일이 하나 있는데 이제 적어볼께요..

제가 상병을 달고.. 앞서 말했던 사수가 병장을 달고 있었던 어느 여름..
'덥다 덥다'를 외치며 야간 위병소 근무를 서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뭐 검열기간도 아니고, 훈련기간도 아니고, 특별한게 없었기 때문에 외부에서 상급부대 차량이 들어오거나 타 부대 차량이 그 새벽에 들어올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수는 "야 그냥 우리 부대쪽으로 뒤돌아서서 당직사관 올라오나 잘 지켜보고 있다가 깨워줘"
라고 말하곤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야간근무가 보통 1시간~1시간40분 정도가 되는데, 그때는 전역자나 휴가자가 좀 있어서 인원부족으로 1시간 3~40분 정도 섰던거 같습니다. 저도 사람이고 어느정도 짬밥도 먹었던지라.. 잠이 몰려오더군요.. 그래도 아직 투고 쓰리고도 아닌데 잠들었다가 당직사관이라도 올라오면 신나게 갈굼먹겠다 싶어서 잠이 올때마다 <앉았다 일어났다, 허리 양쪽으로 수그리며 스트레칭> 등을 하며 잠을 깨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제 시선 전방으로 안개가 서서히 끼기 시작했습니다.
(여름에는 안개가 되게 잘 낍니다. 이런말을 하죠 '새벽이나 아침일찍 안개가 끼면 그날 굉장히 덥다')

"아 씨X 내일 X나 덥겠구만"
이러고 혼자 중얼거리고 있을때, 안개가 조금씩 또 걷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전방에서 하이바를 쓰고 한명이 위병소 쪽으로 걸어오더군요..

보통 하이바를 쓴다는건 후번 근무자나 당직병 뿐이라 굳이 사수를 깨울 필요성은 못느껴서 놔뒀습니다.
그래도 초병에게 접근하기전엔 절차를 거쳐야하는게 있죠.. 수하..
  위병소에서 막사로 내려가는길에 가로등처럼 조명을 몇개 설치해서 켜져 있는데 위병소에서 제일 가까운 조명에 다가오면 수하를 해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누굴까?' 하는 생각을 갖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누군지 모르는 그 병사가 수하를 해야할 위치에 다가올때 쯤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졌습니다.
눈을 감았다 뜬 것도 아니고, 잠깐 졸았던 것도 아니고, 한눈 판것도 아닌데..
정말 거짓말같이.. 그냥 사라졌습니다.

점점 저는 또 겁이 났습니다..
일병때 고라니사건 이후로.. 처음으로 겁이 났습니다..
저는 또 사수를 막 깨웠습니다. 제발좀 일어나라고.."정XX병장님!! 일어나십시오!!"
무슨깡이었는지.. 막 흔들어 깨웠습니다.

정XX병장은 제게 또 뭔 헛소리를 들었냐.. 왜 또 깨우냐며 짜증을 냈습니다.
조용히 깨웠으면 당직사관이나 차량이 들어왔다 생각했겠지만 또 난리를 피우니.. 헛소릴 들은줄 알았나봅니다.. 그래서 방금 있던일을 설명을 해줬습니다. "너 이새끼 쳐 잔거 아니야?" 라는 말만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정말 저는 진짜 두눈으로 똑똑히 봤다고 솔직히 무서워죽겠다고 말을 했습니다.

"정XX 병장님 행정반에 한번만 확인해보면 안됩니까?"

저는 이렇게 물어보고 제가 너무 확신에 차 있으니 정XX 병장도 한번 물어나 보자고 했습니다.
인터폰으로 행정반에 연락을 했더니 저보다 후임인 불침번이 받았습니다.

저 : "야 빨리 XXX병장님(당직병) 바꿔!! 빨리!!"
불침번 : "예 알겠습니다"
당직병 : "누구야?"
저 : "단결! 통신보안 위병소에 상병 Hwany입니다! 혹시 방금 위병소로 누구 안올려보내셨습니까? XXX병장님이나 불침번이나 누구 올라온적 없습니까?"
당직병 : "뭔 개소리야 아무도 올라간적 없고 막사에서 나간사람도 없는데! 이새끼 쳐 잤구만! 사수 누구야!"
저 : "아닙니다! 분명히 누군가 올라오는걸 두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한번만 확인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당직병 : "기다려봐! 확인하고 다시 연락줄테니까"

이 후에 당직병과 당직사관이 같이 위병소로 올라왔습니다.
당직사관은 헛것 본거 아니냐며 제게 물어봤습니다. 물론 저는 아니라고 했고 또 그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당직병이나 당직사관 둘다 위병소로 올라온 병사는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대체 제가 본 그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두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지금도 그 생각만 나면 머리가 쭈뼛쭈뼛 스는거 같습니다..
제가 후에 병장달고 당직병을 서게될 때 쯤 위 당직사관과 대화를 나눈적이 있는데, 우리 부대가 있던자리가 원래는 마을이었고 위병소가 우물이었다고 합니다. 옆에는 나무가 하나 있었구요..
물론 지금도 나무가 하나 있습니다. 그 나무는 흙과 돌로 무덤처럼 낮게 덮여져 있구요.. 쇠말뚝 하나가 박혀있던 기억이 납니다.

당직사관이 예전에도 저와같은 일이 있었다며 얘기를 해줬습니다.
원래 그 위병소 옆 나무있던 자리가 우물이 같이 있었고 전쟁후에 거기 많은사람을 묻고 우물을 매웠다.
근데 자꾸만 부대병사들이나 간부들이 귀신을 많이봐서 무당을 불러 굿을 하고 쇠말뚝을 박았다고..

그 이후에는 나타나지 않았는데 가끔가다가 저같이 그렇게 목격하는 병사가 있다고.....
지금도...참 섬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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