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다른 취미를 만들어서 더위를 잊으세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댁에 부인도 계시잖아요?」
「네, 올해 봄에 결혼 했죠…」
[2ch VIP] 바람
아내 몰래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었는데
아내가 눈치를 챘는지
집에 돌아가면 항상「어디 갔다왔어?」 「누구랑 있었어?」하면서 시끄럽게 굴었다.
반대로 여자친구는 매일 문자로 격려해 주고
나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오늘은 답문이 오지 않았다.
나는 결국 차였구나 싶어 우울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갔는데
우리집 강아지 존이 무지 기분 좋게 날 맞았다.
아내도 오늘따라 기분이 좋고, 항상 퍼붓던 잔소리도 안 했다.
이제 불륜은 그만둬야겠다, 하고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그만 만나자, 잘 지내라」고 문자를 보냈다.
어디선가 그녀의 문자 착신음이 들린 것 같다.
[2ch 오칼트] 타임캡슐
유우키(나) 케이타(남자) 아즈(여자)
우리 셋은 유치원 때 부터 알게 된 소꿉친구로,
부모님끼리도 서로 잘 알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우리 셋은 초등학교 졸업 전에 타임캡슐을 묻었다.
「스무 살이 되면, 성인식 날 꺼내자」
우리는 상자를 세 개 준비해,
각자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와 소중한 물건을 넣어
광장 나무 밑에 묻었다.
중학생이 되면서 우리 사이는 점점 소원해졌다.
케이타는 가끔 만나곤 했지만 아즈는 거의 만나지 못 했다.
중학교 졸업 후
나는 우리 동네에 있는 공립 고등학교에,
케이타는 다른 지역에 있는 명문 고등학교에,
아즈는 여고에 갔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타임캡슐을 묻었던 광장에 맨션이 들어선다는 소문을 들었다.
나는 타임캡슐을 파내려고 광장에 갔다.
케이타와 아즈한테도 알려야했겠지만, 연락처를 몰랐다.
부모님께 물어봤으면 알았겠지만 귀찮았다.
다행히 공사는 아직 예정 단계였고, 공사 일정 안내 간판이 서 있을 뿐이었다.
나는 묻었던 상자 세 개를 파내서 집에 가지고 왔다.
성인식 날 열기로 했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내가 뭘 묻었는지 기억이 안 나서
내 상자만 살짝 열어보기로 했다.
안에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가득한 편지와
잃어버린 줄 알았던 만화 캐릭터 카드가 몇 장 들어있었다.
「스무 살의 나에게.
대학을 졸업하고 훌륭한 엘리트가 되세요. 연봉은 1000만엔 정도면 좋겠습니다」
바보 같아, 웃으면서 읽었다.
그리고 갑자기 케이타와 아즈의 상자가 신경 쓰였다.
열면 안 되는 건 알지만, 호기심을 이길 수 없었다.
두 명에게 미안하다고 마음 속으로 사과하며
우선 케이타의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당시 꽤 비쌌던 요요, 멋진 로봇 프라모델, 편지가 있었다.
「스무 살의 나에게.
훌륭한 어른이 되었습니까? 괴로운 일도 있겠지만 힘내요!」
케이타답다. 초등학생 때 부터 성실한 녀석이었으니까···.
남은 건 아즈의 상자.
아즈는 귀여워서 초등학생, 중학생 때 남자 애들한테 인기가 많았는데
누구랑 사귄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었다.
나는 아즈가 뭘 넣었을까, 편지는 어떻게 썼을까 기대하며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과도(果刀)와 편지가 들어 있었다.
더 여성스러운 걸 기대했던 나는 좀 당황했다.
하지만 뭐, 잘 생각하면 과도(果刀)도 여성스럽지··· (요리할 때 사용하니까)
속으로 ‘아즈 미안해~’ 하며 편지를 펴봤더니.
「스무 살의 나에게.
아직도 그렇다면 이걸로 아버지를 죽이세요.
나는 절대로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죽여주세요, 꼭.」
나는 이제 뭐가 뭔지 몰랐다.
아즈가 이런 걸 썼을 줄이야.
아즈는 엄마가 일찍 돌아가셔서 아버지와 둘이 살았다.
몇 번 뵌 적이 있었는데, 아즈네 아버지는 자상하고 좋은 사람 같았다.
아즈가 왜 이렇게 아버지를 원망하는지는 모르겠다.
이제 나도 올해 스무 살, 상자 세 개는 아직도 내 방에 있지만.
성인식 날, 케이타와 아즈를 만나면
광장에 맨션이 들어서서 타임캡슐을 못 파내겠다고 말 할 것이다.
[2ch VIP] 응급환자
내가 당직이었던 밤에, 자다가 급하게 호출 당했다.
응급상황이었고, 아무튼 자주 있는 일이었다.
응급실에 가니 앰뷸런스가 병원에 막 도착했다.
앰뷸런스에 실려온 건 새까맣게 탄 시체. (처럼 보였다)
구급대원한테 물어보니
50대 남잔데, 운전 중에 교통사고가 나서
불타는 차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 하고 정신을 잃었다고.
일단 살아있긴 했지만
온 몸이 새카맣게 타서
고기 굽는 냄새가 사방으로 풍기고
토할 것 같았다.
전혀 움직임도 없다. 이제 시간 문제다.
「굉장하네. 일단 심장은 안 멈췄는데. 뭐, 가망은 없지만」
하고 구급대원이 말했다.
의사도 「아, 이거 굉장하네」라며 치료를 할 생각도 없어 보였다.
「심하다····」간호사도 무서워했다.
나는 일단 검사는 해보기로 했다.
의료기기가 있는 방에 들어가서 준비를 하는데
그 새카맣게 탄 환자가 실려 왔다.
주사를 놓으려고 혈관을 찾는데
피부가 새카맣게 타서 어디에 혈관이 있는지 통 모르겠고.
「아, 이거 엉망진창이라 주사도 못 놓게 생겼네」하고 중얼거리며
혹시나 멀쩡한 피부가 남아있는지 찾으려고 팔을 잡았을 때,
그 새카맣게 탄 환자가 말했다.
「···제 상태가 그렇게 심합니까····」
「아, 아」나는 말문이 막혔다.
계속 의식은 있었다.
지금까지 우리 대화를 다 듣고 있었다.
그 방에 있던 의사, 간호사, 나, 구급대원, 전원이 얼어붙었다.
뭐, 그 환자는 2시간도 지나지 않아 죽었지만,
몇 번이나 「저는 죽습니까?」라고 묻고.
우리는 몇 번이나 도망치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2ch VIP] 가스
나는 여자 친구와 동거 중이다.
대학 연구도 잘 진행되어 교수님께 신임을 얻고 있다.
하지만 너무 바빠서
여자 친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었다.
나도 그녀도
함께 할 시간이 줄어들수록 더 괴로웠다.
어느 날 우리는 자살을 결심했다.
간단하게 가스 중독.
창문을 닫고 환기팬을 끄고
가스 밸브를 열었다.
우리 둘이 함께 죽으면 이 고통에서 해방되겠지.
의식이 멀어지던 중에 갑자기 현관문이 열렸다.
아, 문 잠그는 걸 잊었다.
집주인이 무지무지하게 화를 냈다.
옆집 회사원도 설교를 했다.
나도 그녀도 진심으로 반성했다.
역시 죽는 건 무서웠다.
오늘 밤 일어난 일은 추억으로 생각하고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연구해야지.
그녀는 일단 물을 한 잔 마셨고
나는 담배를 물었다.
[2ch VIP] 토막살인
『 다음 뉴스입니다.
어젯밤 ××강 상류 부근에서
절단된 남성의 오른팔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새벽 ××강 하류 부근에서
절단된 남성의 왼팔이 발견되었습니다.
조사결과 두 팔 모두 같은 남성의 것임을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본 건을 토막살인 사건으로 확정짓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킥킥… 토… 막… 살인은… 아닌데…」
[2ch VIP] 귀신 터널
어느 마을에
귀신이 나오는 터널이 있었습니다.
터널 근처에 있는 중학교에 다니는
여학생 세 명이 거기서 담력시험을 하기로 했습니다.
밤에 가는 건 너무 무서워서 점심 때 갔습니다.
점심 때 갔는데도 그 터널은 역시 무서웠고
셋은 함께 손을 잡고 달려서 통과하기로 했습니다.
터널을 통과한 후,
숨을 헐떡이며
세 명이 동시에 말했습니다.
「내가 가운데라서 다행이야!」
[2ch] 지하실 문은 열지마
안나의 부모님은
안나가 아주 어릴 때부터
안나에게 절대로 지하실 문을 열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문을 열면 끝이야,
아빠랑 엄마를 다시는 못 만나게 돼.
안나는 그런 말을 계속 들으며 자랐다.
부모님과 못 만나게 되는 것은 싫다.
안나는 부모님 말씀을 곧이듣고
지하실 문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하지만 자랄수록 점점
문을 열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안나가 열두살이 되던 생일,
부모님이 선물을 사러 나간 틈을 타
안나는 지하실 문을 열었다.
그리고 안나는 정말로 부모님과 떨어져 살게 되었다.
다음날 조간신문 일면에 이런 기사가 떴다.
「12년 동안 지하실에 감금되었던 소녀, 구출되다」
[2ch] 사총사
학교 다닐때 부터 잘 어울려 다녔던 우리 사총사는
얼마전 드라이브 여행을 다녀오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 사고로
한 친구가 가슴을 강하게 부딪혀 죽었다.
남은 셋이서 장례식에 다녀 오는 길에 까페에 들렀다.
웨이터가 물을 네 잔 가져 왔다.
평상시 조용했던 친구가 불같이 화를 냈다.
웨이터는 죄송하다며
빈자리 앞이랑
내 앞에 놨던 물을 도로 가져갔다.
[2ch] 아이돌A
남자는 아이돌A한테 푹 빠졌다.
쥐꼬리만한 월급때문에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는데도
있는 돈은 전부 아이돌A한테 쏟아 부었다.
화보나 DVD발매 행사가 있으면
언제나 반드시 얼굴을 내밀고,
그 자리에서 엄청난 돈을 써대는 게
남자의 일상이었다.
그날은 아이돌A의 생일이었다.
남자는 이번에도 당연히 참석했다.
아이돌A와 만나기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아이돌A의 매니저가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매번 고맙습니다~」
모든 행사에 꼬박꼬박 참여하고
화보가 나오면 수 십 권 넘게 사가는 남자는
아이돌A의 팬덤 내에서도 꽤 유명했다.
「A도 정말 기뻐합니다.」
매니저의 말에 남자는 겉으로 내색은 안 했지만
속으로는 좋아서 죽을 것 같았다.
그리고 남자는 마침내 아이돌A를 만났다.
「우와!고마워요~!」
눈 앞에서 생긋 웃으며 좋아하는A에게
생일 선물을 주면서 남자는 무척 행복했다.
며칠 후, 아이돌A는
집 앞 길가에서 칼에 수차례 찔려 죽었다.
범인은 그 남자였다.
목격자가 있어서 쉽게 잡혔다.
남자는 별다른 저항도 없이 체포되었다.
「왜 그런 짓을 했지?」
형사의 심문에 남자가 중얼거렸다.
「계속 어두웠으니까.」
남자는 아이돌A에게 준 생일선물에
무선으로 영상을 전송하는
몰래카메라를 숨겼지만
며칠이 지나도 카메라가 보내오는 영상은 어두울 뿐.
A는 고맙다며 좋아하는 척만 하고
남자가 준 생일 선물을 열지 않았으니까.
결국 이성을 잃은 남자는
아이돌A를 찔러 죽인 것이다.
출처 : 행복한 마조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