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죽도록 미워해본적이 있어?
이유야 다양하겠지.
흔해빠진것처럼 2등만하는 학생이 1등을 미워할수도 있겠고,
동생만 챙기는 엄마때문에 동생을 미워할수도 있지.
모든걸 다 가진 친구를 시기할수도 있고,
자신을 괴롭히는 녀석을 죽이고싶기도 할거야.
재미있는건 그런 경향은 어릴때 더 잘 나타나더구만.
최근 저주의 카페라는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회원들은 어린 학생들이거든.
저주의 카페란게 어떤건지 감이 잘 안오지?
뭐 상상하는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거야.
단순히 죽이고싶은 사람에게 저주글을 잔뜩 남기거나 저주해달라고 사주하기도 하지.
하지만 내 저주의 카페는 좀 다른점이 있어.
바로 진짜 저주방법을 판다는것.
내가 고안한 저주세트는 정말 엄청난 물건이거든.
누구든 한번써보면 온몸에 소름이 돋을걸?
저주세트가 뭔지 궁금하겠지?
제일 최근에 내 저주세트를 사간 여고생 이야기를 예로 설명해볼까?
그애는 자신을 왕따시키는 같은반여자애 하나를 죽이고 싶어했었어.
원래는 중학교때친하게 지내던 친구인데 뭔가 어긋나기 시작한 모양이야.
그 친구의 주도로 따돌림과 괴롭힘이 도를 넘어선것 같더구만.
그러니 그년을 죽이고 싶다고 난리를 피워댔었지.
글에서도 그애의 증오심이 느껴질 정도였다니까.
자! 여기서 내 저주 세트가 등장하는거야.
내용물은 헝겊인형 하나랑 이름을 쓸 천 하나, 작지만 날카로운 조각칼 하나야.
별거 없어보이지? 하지만 이게 인기가 정말 좋다고.
후기를 보면 효과가 기가막힌다고 칭찬이 자자하다니까.
가격도 저렴하지 고작 5만원이야. 그거로 자신이 증오하는 사람을 죽일수 있다고 생각해봐.
어린친구들은 서로 사겠다고 아우성이지.
여튼 그 여학생도 내 저주인형을 구매했지.
보진 않았지만 그다음 상황은 뻔해.
택배를 받자마자 문을 걸어잠구고는 첨부된 설명서를 보고 그대로 따라했겠지.
자! 이런식이니까 한번 쭈욱 읽어봐.
첫번째. 방의 불을 끄고 저주인형을 앞에 놓으세요.
두번째. 저주를 거는 칼로 손가락끝을 베어 피를 내세요.
(상처는 되도록 깊게 내어 피가 잘 나오도록 해야합니다.)
세번째. 헝겊에 피로 저주 대상의 이름을 적으세요.
네번째. 천을 저주인형의 몸위에 잘 고정시키세요.
다섯번째. 칼로 저주인형의 머리를 강하게 찌르세요.
여섯번째. 하루동안 저주인형을 상자에 담아 어두운곳에 보관하세요.
일곱번째. 하루가 지나면 인형을 꺼내어 배를 가르세요.
여덟번째. 배속에 있는 종이를 꺼내어 저주의 주문을 읽으세요.
분명 그대로 잘 했을거야. 과정이 그리 복잡하진 않으니까.
그래서 그 여학생이 저주한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멀쩡해. 아무일 없이 평소처럼 잘 살고 있어.
인형에 칼좀 꼽아 넣는다고 사람이 죽을리 없잖아. 당연한거 아냐?
내 저주세트가 기가막힌건 이부분이야.
전혀 효과가 없는데도 모두가 칭찬하면서 써보라고 권하지.
그 이유가 뭘까?
비밀은 인형 배속에 있는 종이문구에 있어.
[AIDS의 세계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정말 아름다운 문장 아니야?
처음엔 지독히도 증오하던 이름이었는데,
지금은 돈벌이에다가 이렇게 재미있는 여흥거리까지 제공하고 있어.
참 재미있지? 저주세트를 사간 사람은 누구도 이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아.
다만 한명이라도 더 끌어들이려고 하지.
그래야 덜 억울하니까. 뭐 나도 처음에 그랬거든.
그래서 시작한 일이니까.
뭐 시작한 이유가 뭐가 되었건 지금은 제법 쏠쏠해.
내가 하는일이라봐야 힘들건 하나 없지.
나야 그냥 허접하게 만든 인형만 준비하고 조각칼에 내 피만 묻히면돼.
이거야 말로 땅파서 장사하는거 아냐?
내 저주세트는 다른사람을 저주하는 물건이 아냐.
반대로 사용한 사람에게 저주받은 질병을 내리는 물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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