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너무나도 소름끼치는 일이었다.
사촌이 자살했다.
난치병이라고 할까, 괴질이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릴 병 때문에 고생했었다.
자세하게 적을 수는 없지만, 꽤 희귀한 병이다.
일상생활이 가능은 하지만 완치는 불가능하고.
하지만 외모적인 측면에서, 다른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기 힘들어지는 병이었다.
이성이라면 더더욱 꺼렸겠지.
사촌은 우울증에 걸려 술에 빠져 살다가, 가족들에게 더 이상 폐를 끼치기 싫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우리 고향에서는 장례식날 철야할 때 내려오는 전설이 하나 있다.
죽은 사람이 거미의 몸을 빌려, 장례식 철야 자리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고향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유명한 이야기다.
장례식 철야 자리, 스님의 독경이 끝나고 상주의 인사가 시작됐다.
그 즈음, 커다란 농발거미가 나타났다.
꽤 컸기에 깜짝 놀랐지만, 사촌이 마지막으로 가족들에게 인사 하러 온 걸까 싶어 이내 침울해졌다.
하지만 다음 순간.
이모, 그러니까 사촌의 어머니가 천천히 움직여, 맨손으로 거미를 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으깨죽였다.
그 때 이모가 짓고 있던 아무 감정 없는 얼굴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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