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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



우리 옆집에는 할머니를 먼저 보내고 혼자 사는 할아버지가 있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밤 10시가 조금 지나면 철컥하고 그 집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옆집은 우리 집이랑 같은 문을 쓰고 있어서 바로 귀에 들려오는 것이다.

 

 

 

문은 한동안 열려있다가 닫힌다.

 

평상시에는 소리가 들려봐야 그냥 산책이라도 하는가 싶어 넘어갔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니 문이 닫히고 난 뒤에도 누가 걷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우리 집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걸어도 소리가 들려올 정도로 벽이 얇은터라, 문이 닫히는 소리 말고도 다 들려오기 마련이다.

 

 

 

왠지 흥미가 동한 나는, 10시 되기 조금 전부터 할아버지가 무얼 하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할아버지는 부인이 남기고 간 정원 관리에 무척 신경을 쏟고 있어, 우리집 쪽을 향해 화단이 높게 쌓여 있다.

 

거기 뒤에 숨으면 어두운데다 각도 상으로도 안 보일 거라고 생각해, 나는 그 화단 뒤에 숨었다.

 

 

 

뭐, 아무 일 없을테고 그걸로 의문도 풀릴거라고, 그때만 해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10시 17분, 스마트폰 밝기를 최소로 하고 게임을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철컥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황급히 스마트폰을 껐다.

 

 

 

평소처럼 덜컥거리며 문이 열린다.

 

하지만 문밖으로 나온 할아버지의 이상한 광경에 나는 숨을 집어삼켰다.

 

할아버지는 문에 손을 댄 채, 얼굴만 밖으로 불쑥 내밀고 있었다.

 

 

 

그것 뿐이라면 그냥 밖을 내다보는구나 싶겠지만, 표정이 확실히 이상했다.

 

공포가 느껴질만큼 만면에 미소를 띄고 있었다.

 

얼굴근육이 지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양 입꼬리가 올라가 있었다.

 

 

 

묘하게 냉정해져서 할아버지가 노망이 들었구나 싶었는데, 저벅저벅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주변을 돌아봐도 그런 소리를 낼 존재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저벅저벅하는 소리는 내 앞을 지나 집 안으로 들어갔다.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숨도 못 쉬고 굳어있는데, 할아버지가 눈을 크게 치켜뜨더니 내가 숨어있는 화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현관 불빛 아래 비치는 기분 나쁜 표정에, 나는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을 것만 같았다.

 

"들킨걸까? 아니, 저기서는 나를 볼 수 있을리가 없을텐데! 하지만 나를 보고 있어!"

 

 

 

패닉에 빠진채, 나는 고개를 숙여 최대한 몸을 숨겼다.

 

그러자 현관에서 이쪽으로 걸어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화단 근처에서 멈춰섰다.

 

 

 

필사적으로 숨을 참았지만, 그보다는 심장이 미친듯 뛰어 그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다.

 

잠시 있다가, 화단 앞에서 현관으로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문이 닫히고, 잠긴다.

 

 

 

하지만 나는 할아버지가 앞에서 지키고 서 있을것만 같아 거기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겨우 침착을 찾은 후에야 조심스럽게 겨우 집으로 돌아왔다.

 

할아버지가 무얼 하고 있었는지 궁금한 것보다, 들키지 않았을까 무서워서 지금도 어쩔 줄을 모르겠다

출처:공포괴담 - 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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