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곡

잡고 처음으로 함께 걷자고 했던

첫 만남의 내 손길을, 단칼에 뿌리치던 그 기억도...

그 나이에 집도 한 채 없이 뭐 했냐고

비난인지 원망인지, 큰 상처로 남았던 그 기억도...

수빈이를 꾸중하는 나에게, '니 까짓게 뭔데' 하고

나를 모질게 쏘아붙이던 그 기억도...

 

8년이란 세월 속에 녹아 점점 더 흐릿해져만 갑니다.

 

8년 전 사진 속에서 참 아름다웠던 당신의 모습도

8년 전 사진 속의 개구쟁이 현서와 수빈이의 모습도

어느덧 8년이란 시간이 지나니 참 많이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더 우아하고 중후해진 당신의 모습과

벌써 청년과 숙녀가 되어버린 듯, 어느새 훌쩍 커버린

현서와 수빈이의 의젓해진 모습도... 매일을 보면서도

엊그제와 같이 생생한 기억을 한 손에 거머쥔 채로

흘러간 과거와 현재의 시차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듯...

한 편의 장편 영화를 보는 듯... 돌이켜 생각할수록,

 

 

이로웠던 8년 세월 동안, 저와 늘 함께한 당신에게

다시 한번 두 손을 모아 존경과 감사를 올립니다.

 

그동안의 많은 난관과 그동안의 많은 애증과

그동안의 많은 갈등과 그동안의 많은 다툼 속에서도

더 많은 인내와 더 많은 배려와 더 많은 사랑으로

항상 저와 함께하여 준 당신에게,

앞으로도 저와 늘 함께할 당신에게 하고 싶었던 말...

 

늘 고마워, 늘 미안해, 앞으로 더 많이 사랑할게!!

 

 

교는 눈곱만큼도 없이 다정함과는 담을 쌓고 사는...

전형적인 경상도 남편과, 2병 사춘기의 두 아이를 둔

반항과 변덕이 일상인 무한 반복의 굴레들과

그동안의 힘겨웠던 긴 시간 속에서도... 늘 당신은,

차원 높은 짜증과 잔소리로, 때론 협박 아닌 협박으로

결국엔 가정의 화목을 기필코야 회복하고 말았습니다.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라는 옛 현자의 가르침을

놀랍도록 온몸으로 실천하고 계셨던... 당신만의

한 차원 높은 가르침을 다시금 온몸에 아로새기며

 

다가오는 음력 312, 당신의

오십 주년 생일을 맞이하여, 당신만을 위한 사모곡을

저의 부족한 손재주로 시 한 수 지어 올립니다.

 

다만 문득문득 늘어가는 당신의 주름이 보여

마음 한켠이 한 없이 아려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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