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 처음으로 함께 걷자고 했던 첫 만남의 내 손길을, 단칼에 뿌리치던 그 기억도... 그 나이에 집도 한 채 없이 뭐 했냐고 비난인지 원망인지, 큰 상처로 남았던 그 기억도... 수빈이를 꾸중하는 나에게, '니 까짓게 뭔데' 하고 나를 모질게 쏘아붙이던 그 기억도... 8년이란 세월 속에 녹아 점점 더 흐릿해져만 갑니다. 8년 전 사진 속에서 참…
나는 의료기기다. 정신과 환자들을 위해 개발된 의료기기. 정식 명칭은 ‘자동 애착 인형’인데 사람들은 줄여서 그냥 인형이라고 부른다. 인형이라고 해서 ‘실바니안 패밀리’나 ‘바비’처럼 장난감으로 사용되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딜도나 오나홀, 리얼돌처럼 성욕을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나는 오로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을 위해 보조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