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힛 보기] 여행 연재) 프랑스에서 살아남기 (스압)
드디어 휴식 편
원래 글피에 있었던 일인데 디시 웨이브가 너무 병신이라 자꾸 업로드에 실패해서 오늘 올림
드디어 밖에 나가도 돌아올 곳이 생겨서 오늘 하루는 편안히 보냄
아침 먹는데 중국인 촌이라서 애들이 무술 연습하는 게 보였음
그 후에 호스트는 출근하고 나는 집에서 쉬면서 디시 좀 하다가 앰프 없는 베이스 기타로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음악 듣고 프랑스어로 가사도 좀 써보고 기타 연습 하다가 오후 늦게 산책 나감
스탈린그라드 근처에서 군옥수수 1유로 주고 사먹어봤는데 맛은 한국에서 먹는 거랑 비슷했음
그러다가 몽마르트르 과일 가게에서 한국인이 물건 사는 거 도와주고 프랑스인이 길 물어보길래 지도 앱으로 검색해서 안내해주기도 함
그러다 맥도에 들어가서 와이파이 훔쳐쓰고 있었는데 우가 오더니 나 보고 프랑스인이냐고 물어봄
그래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그냥 어디 출신인지 궁금해서 물어봤다고 함 그러니까 자기는 마르티니크 출신이라면서 한국식 인사법 가르쳐달라고 하길래 가르쳐줌 한국어에서 존대법 쓰는 법도 가르쳐줌
그러니까 나한테 마르티니크 인사 가르쳐줌 주먹을 살짝 맞대는 거 그래서 그렇게 인사하고 헤어짐
그 다음엔 집으로 돌아옴 돌아오는 길에 길거리에다 앰프 놓고 YMCA 노래 틀면서 춤추는 애들 있길래 같이 춤 추다 들어옴
들어와서 호스트가 만들어준 크레프 먹음
먹으면서 프랑스어에 대해 얘기했는데 Entre les murs라는 영화를 보니까 아무도 접속법 반과거를 쓰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던데 사실이냐고 물어보니까 사실이라고 하더라 요즘에 그런 문법을 쓰면 사람들이 웃으면서 박수쳐줄거라고
그리고 푹 잠
하루 종일 루브르 편
호스트가 자기가 문화부에서 일한다고 공짜로 루브르에 데려다주겠다고 함
그라서 하루 종일 루브르에 있었음
호스트가 문화부 공무원이라 표를 사거나 입구에서 줄 설 필요 없아 VIP 패스로 카드만 보여주고 바로 입장함
드농관에 입장하니까 고대 그리스, 르네상스 이탈리아, 고대 동양 세 개 관 중에 하나를 먼저 들어갈 수 있었는데 일단 그리스 전사실로 감
거의 울 뻔 했음 조각이나 그런 것도 굉장히 보존 상태가 좋고 사실적이라 놀랐지만 가장 감동적이었던 건 기록물들이었음
2000년도 더 된 글들이 돌에 새겨져있었는데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소리내서 읽어보니까 뭔가 전율이 느껴짐 그러고서 설명 읽고 이해하고
그렇게 그리스 전시실에서 감동 받아가지고 꽤 시간을 보냄
밀로의 비너스도 봤는데 솔직히 그렇게 잘 만든 건진 모르겠더라 다른 작품들도 다들 훌륭헤서
그리고서 이탈리아 전시실에 갔는데 으아 너무 그림이 많더라 그리스실에선 작춤 하나하나 꼼꼼히 봤는데 여기선 슬슬 질리기 시작해서 별로 눈길을 안 끄는 건 휙휙 지나침
그 중에 당연히 모나리자도 봤는데 솔직히 직접 봐서 별 감동이 느껴지진 않았고 오히려 저게 도대체 왜 저렇게 유명한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음
모나라자 보다는 관람객들과 전시실의 구조가 더 인상적이었음
방의 구조 자체도 모나라자만을 위해서 설계된 느낌이 들었고 관람객들도 다들 모나리자만 보는 모습이 흥미로웠음
그 방엔 다른 훌륭한 작품도 많았는데 모나리자의 존재감이 너무 커서 마치 그 작품들이 모나리자를 위해 거기에 있는 것처럼 느껴짐
하여튼 그러다가 프랑스 미술 전시실도 가서 이름은 기억 안 나는데 무슨 경례하는 유명한 그림 있길래 그 그림 앞에서 그 경례 따라하고 사진 찍으려다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참음
거가도 마찬가지로 응응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네 하면서 휙휙 지나갔는데 한 작품이 눈길을 끎
절벽에서 떨어질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었는데 왠지 눈길이 갔음
그래서 설명 읽어봤는데 이 작품은 성경의 한 장면을 묘사한 것이 아니라 그저 자연재해를 묘사한 것이다 라고 나와 있던데 그 점 때문에 마음에 들었음
맨날 예수 꼬챙이 당하고 제우스가 바람피우는 거 귀족들 초상화 이런 것만 보다가 이름 없는 사람들이 어딘지도 모를 곳에서 자연재해를 만난 그림을 보니까 신선했음
그 다음엔 네덜란드 그림도 보고 나폴레옹 3세의 거처도 가보고 고대 이집트 전시실도 감
루브르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세 가지임
하나는 사진을 막 찍어도 되는 거였고
둘째는 천 년도 넘은 조각상이 그냥 아무 데나 있는 장식물처럼 여기저기 높여져 있는 것
그리고 많은 작품들이 바리게이드나 유리도 없이 전시되어 있어서 아주 가까이, 정말 몇 센티미터 앞에서 볼 수 있었던 거였음
그리고 진짜 엄청 크더라 거의 개장부터 폐장까지 풀타임으로 밥도 안 먹고 봤는데 반의 반도 제대로 못 본 듯
루브르를 제대로 보려면 일주일은 걸린다는 말이 진짜인 같다
다 끝나고 호스트네 집으로 돌아옴
그리고서 내가 루브르에서 느낀 점을 얘기함
그러니까 자기도 문화부에서 일하는데 루브르에 셀카 찍으러 가는 사람들 싫어한다고 함 유명한 것과 중요한 것의 차이를 모른다고
하여튼 그러다가 잠
이번에도 사진은 한 장 씩 올림
프로 노숙자 편
사흘 간의 호의에 감사를 표하고 호스트의 집을 나선 고갤러
당연히 갈 곳 같은 게 있을 리가 없었다
그래서 후 뭐하지 하다가 피갈이나 들르기로 함
근데 샤틀레였나 하여튼 그 근처에 맥도날드 하나 있는데 그 앞에서 맨날 구걸하는 사람 한 명 있음
오늘도 있길래 님 여기 맨날 있네요 한 마디 했는데
외로웠던 건지 갑자기 손을 붙잡으면서 맞아 맨날 있어 나 당신 기억나 며칠 전에도 봤었지 이러면서 배고프냐고 묻더라 그래서 배고프다고 하니까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고서 매장 안에 있는 누구한테 뭐라고 얘기함
그리고 잠시 후에 1유로 짜리 햄버거 주더라 덕붐에 굶진 않게 됐음
좀 얘기했는데 원래는 공사장에서 드릴로 일하는 사람인데 다리를 다쳐서 더 이상 일할 수가 없게 됐다고 함
그 다음에 피갈로 향함 피갈은 한국으로 치면 낙원상가 같은 곳임 온갖 악기점이 다 있음
거기서 어쿠스틱 기타로 갈아타려고 몇 개 둘러봤는데 제일 싼 게 100유로 정도 하더라 으음 벼룩시장에서 싼 값에 구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서 마트 들러서 티케 레스토랑으로 먹을 것 좀 삼 마트충이 좋긴 좋더라 가격이 쌈 앞으로 이렇게 살 듯
어쨌든 그 후에 시청 옆 공원에 감
가서 풀밭에 누워서 잘 들리지도 않는 기타 치고 있었는데 누가 오더니 손을 귀에 대고 듣더라
그래서 얘기 좀 하다가 담배 하나 주길래 같이 피움
자기는 노숙자라고 하고 자기 친구들도 소개시켜줌
네 명이었는데
나한테 처음 접근한 사람은 좀 말랐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음 항상 노래를 부르고 다님 주로 자크 브렐, 에디트 피아프 같은 고전 샹송을 부름 예전에 색소폰을 연주했다는데 재능이 없는 것 같아서 그만뒀다고 함
그리고 다른 한 명은 그냥 바이킹처럼 생겼음 금발에 머리 길고 땋은 머리 한 가닥 있고 수염 덥수룩 하고 근육 좀 있음 이 사람이 노숙자 팀에서 돈 관리 하고 먹을 거 분배하고 하는 리더격 인물임 노숙자 팀 중에선 제일 신사적이더라. 술 마시다가 공원 관리인이 와서 여기서 술 드시면 안 됩니다. 압수하겠습니다. 이러니까 다른 사람들은 지랄하는데 이 사람만 차분하게 알겠습니다 무슈 하고 다른 사람들 진정시킴. 이봐 이 사람은 친절하고, 법의 대리인일 뿐이야. 공원에서 술 마시는 건 위법이고 병을 달라면 줘야 해, 그러니까 내놔 이러면서 다른 노숙자들 병까지 걷음 그나마 좀 말이 통하는 사람
다른 한 명은 세네갈 출신 흑형임 한 쪽 눈이 멀어서 눈동자가 회색이라 선글라스 쓰고 다님 항상 술에 취해 있고 말랄 때 침 엄청 튀김 세네갈 출신이라 그런지 프랑스어 발음이 알아듣기 힘듦 노숙자들 끼리 하는 말로 봐선 가장 불쌍하게 생겼는데 구걸력은 가장 떨어진다고 함
마자막 한 명은 상대적으로 젊은 애인데 그래봤자 38살임 후드를 쓰고 다니는데 어디서 헤메다가 갑자기 나타나서 잘 안 보임. 뭐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음. 멀쩡해 보이는데 어딘가 이상함. 항상 실실 웃고 다님.
어쨌든 그 네 명이랑 같이 공원에서 술 마시면서 얘기함 한국에 대한 얘기도 들려주고 한국 전통 음악 좀 들려달라길래 아리랑이랑 너랑나랑 불러줌 그리고 그 사람들도 자기 얘가 함
바이킹은 16살 때 학교를 그만두고 사랑의 도피를 했는데 9년 뒤 애인이 죽고 다른 여자 만나서 애 낳고 살다가 9년 전에 노숙자가 된 이후 아내가 애들 데리고 떠났다고 함
그리고 얼마 전에 어떤 사람이 초호화 레스토랑에 데려가서 푸아그라랑 기타 비싼 거 이것저것 먹은 얘기도
흑형은 몇 주 전에 생 말로에 놀러가서 바다에서 수영하다가 파도에 휩쓸려서 죽을 뻔한 얘기 해줌
노래 부르는 사람은 벨기에, 스페인, 네덜란드를 여행한 얘기, 아파트 월세를 못 내서 길거리 나앉게 된 얘기 들려줌
후드티는 어디 갔는지 안 보임
어쨌든 그러다 공원 관리인한테 술 뺏기고 공원 문 닫아서 다른 곳으로 같이 감
그래서 어떤 상점 입구에 자리 펴고 앉음
다들 취해서 길거리에서 노래 부르고 춤 추면서 놀았음
덩 레 프리종 드 낭뜨~ 담디기담디디기디디담 덩 레 프리종 드 낭뜨~ 이러면서 팔짱 끼고 빙글빙글 도는 춤도 추고
소리는 잘 안 나지만 베이스 기타 들고 비틀즈, 퀸, 핑크 플로이드도 부름
수 르 시엘 즈 퍼리랑 레 탕 데 카테드랄 같은 것도 부르고
그러고 놀고 있으니까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심하게 보는 게 느껴지더라
그래도 노래하고 춤 추면서 놀았음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서 즉석으로 가사 만들어서 부르기도 함
그러다가 바이킹이 감자튀김 사와서 같이 먹음 먹어도 되나 싶었는데 나 보단 잘 사는 것 같아서 먹음
그 후에 다시 노래 좀 부르면서 놀다가 길거리에서 이불 덮고 잠 노숙이긴 하지만 이불 덮으니까 따뜻해서 좋더라
옆에 있는 사람이 가끔 일어나서 담배 피워서 힘들었음
자고 있는데 사람들이 와서 티케 레스토랑도 주고 빵도 주고 담배도 줌 주로 취한 사람들이 주더라
어쨌든 그럴게 잠듦 근데 파리는 여름 밤에 춥다
이번에도 사진은 한 장 씩 올라니 기달
실패와 조홍감 편
어떻게든 프로 노숙자들과 함께 추운 파리의 밤에서 생존한 고갤러
아침이 되자 해가 떠서 너무 반가웠음 따뜻함!
8시에 공원 문 열어서 가서 같이 밥 먹음 빵에다가 파테라고 무슨 돼지고기 절임 같은 거 발라먹음
그리고 노숙자들한테 라비올리 한 캔 적선 받음
할 것도 없어서 가방은 공원에 놔두고 가까이 있는 노트르담 가봄 음 그냥 크고 잘 만들었더라
근데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생각처럼 낭만적이진 않았음 몇 백 년 전에도 이랬을지 모르겠네
그리고 다시 공원 와서 노숙자들한테 안녕 하고 헤어짐
기타 팔 거라고 하니까 캐쉬 익스프레스 라는 데를 가르쳐주더라 악기나 전자제품 사고 파는 곳임
퐁피두 센터 옆에 있다고 해서 그리로 감
근데 기타 뒤에 플레이트가 없다고 안 산다고 함
근데 플삼 중고 싸더라 백 몇 유로 하는데 내가 40만원 가까이 주고 진동 없는 패드에 하드는 40기가 짜리 산 거 생각하니까 좀 빡침
하여튼 기타를 못 팔았다는 건 나에겐 너무 큰 조홍감이었음...
조홍감을 가지고 퐁피두 센터 앞 광장에 누워서 음악이나 들음
그러다가 호스트 하나 찾아서 만나러 감
만나기 전까지 시간이 좀 있길래 뤽상부르 근처 좀 산책하면서 만화 가게 많은 거리도 보고 팡테옹도 봄
그리고 호스트 집에 왔는데 꽤 고급스러운 분위기었음 미술품들 여기저기 있고
술 주길래 마시다가 너무 많이 마셔서 그냥 잠듦 잘 기억이 안 남 호스트 말에 따르면 갑자기 쓰러졌다고 하더라
아 며칠 지나서 쓰는 거라 뭘 느꼈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이번에도 사진은 하나 씩 올림 고역이다
잘 가! 베이스 기타 편
지난 번에 올렸든 글은 자꾸 사진 루가 하려고 하면 지랄하면서 안 올라간다 아 시발 왜 이래 디시 병신 사이트 진짜
하여튼
숙취 때문에 뒹굴뒹굴 하면서 인터넷이나 하고 호스트네 집에서 기생하다가 오후 늦게야 집을 나간 고갤러
주말이라 벼룩 시장에 베이스 기타를 팔고 어쿠스틱 기타를 사러 간다
아 시발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이라 기억이 잘 안 남
도로 사진은 벽돌 도로였던 거 위에 아스팔트를 깔아놓은 게 인상적이어서 찍어봄 지나가는 사람이 생 투앵은 다 그래요~ 하더라
아 맞다 그리고 호스트가 티케 레스토랑 몇 개 줌 그래서 그걸로 마트에서 식량 삼
벼룩 시장에 가니까 처음에 어떤 아랍인이 40유로 줄 테니까 팔라고 해서 나는 50부르고 실랑이 하다가 그럼 보여달라고 해서 보여줬더니 뒤에 플레이트 없는 거 보고 아예 안 삼
그리고 여기저기 팔러 다녔는데 무서운 사람도 만나고 어떤 미친 새끼는 티셔츠 몇 장이랑 바꾸자고 하고
그러다가 레게 잘 하게 생긴 사람 만났는데 그 사람이 자기는 안 살 거지만 자기 친구가 살지도 모른다고 만약 그렇게 되면 5대 1로 나누자 ㅇㅋ? 하길래 ㅇㅇ 함
그리고 다른 사람도 만났는데 그 사람은 직업 기타리스트였음 그 사람이 벼룩시장 팁 알려주고 나중에 자기 집으로 놀러오라고 번호도 줌 핸드폰 사진이 그 사람임 자기 기타 치는 모습 보여주는 거
그리고 어쿠스틱은 알아봤는데 25유로 부르는 거 찾을 수 있었음 근데 25유로가 없어서 못 삼
어쨌든 팔 수 있을까 걱정하고 있었는데 누구한테 30유로에 파는 데에 성공함
그리고 나는 처음에 그 아랍인한테 40유로에 팔아야 했는데 하고 후회 했는데 사실 안 팔아서 다행이었음 이유는 다음 편에 설명
그리고 다음 호스트 집으로 감 몽마르트르 언덕의 잘 알려지지 않은 곳도 가봤능데 관광개구없어서 좋았음
이번 호스트는 좀 너무 평범해서 다른 사람도 평범하길 원하는 사람이었다
아 지금 새벽 2시인데 잠을 못 자서 너무 졸림 자고 일어나서 보충해야지 근데 어디서 자냐
장비 변경 편
사실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자고 싶었는데 호스트 집에서 잔 게 좀 아쉽긴 함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본 파리 야경 예뻤는데
어쨌든 호스트 집에서 일어난 고갤러
아침은 어제 노숙자들에게 적산 받은 라비올리로 때움 그리고 근처에 몽파르나스 타워 있길래 가서 구경만 하고 올라가 조진 않음 나중에 여행 끝무렵에 올라가봐야지
그리고선 어제 베이스 기타를 팔고 받은 30유로를 가지고 생 투앵에 있는 벼룩 시장에 다시 감
그리고 어쿠스틱 기타를 20유로에 삼
기타 가방은 없었는데 그래서 넥을 잡고 어깨 걸치고 다님
그래서 돈은 없디만 가격이라도 알아보려고 피갈로 가려고 했는데 벼룩 시장 근처에 중고 서점이 하나 있더라
그래서 들어가봤는데 놀라웠음
진짜 17, 18세기에 출판된 책들이 팔리고 있었는데 소름 돋았음 그런데 17세기에 출판된 책들 중에 브르타뉴의 독립에 대한 책이 있었는데 이거 읽고 감명 받아서 다음 목적지를 브르타뉴로 정함
그리고 피갈에 갔는데 일요일이라 상점들이 다 눈 닫았더라 월요일에 닫는다고 써있어서 주말에는 여는 줄 알았더니 주말에도 닫고 월요일에도 닫는다는 뜻일 줄이야...
그런데 시발 이 기타가 헤드 부분에 좀 문제가 있었음 6번 줄 톱니바퀴가 닳아서 조율이 안 됨 시발 싼 이유가 있었어
그래서 후우 어떡하지 하다가 어쨌든 어제 약속한데로 기타리스트 집에 가서 놀기나 하기로 함
그래서 탁시폰이라는 곳에 가서 전화를 함 이게 뭐냐 하면 피시방랑 공중전화 합쳐놓은 가게라고 생각하면 됨 도시 곳곳에 있음
그래서 클리시 근처에 있는 곳으로 가서 같이 기타 치고 음악 얘기 하면서 놀았음
알고보니 음악가일 뿐만 아니라 그림도 그림 유화도 그리고 판화도 만들어서 퐁피두 센터 앞에서 판다고 함
그리고 그 기타리스트가 버스킹 팁 알려줌 열심히 익혀서 굶어죽진 않게 해야겠음
그리고 기타도 고쳐줌 이제 6번현 조율할 수 있다
그런데 원룸 살고 았는데 이게 한 달에 60유로라더라 허
그리고 기타 가방도 빌려줌 파리 떠날 때까지 가지고 다니면서 돈 좀 벌라고 으으 고마워요...
그러다가 다른 호스트 찾아서 그 곳으로 감
몽루주라는 곳이었는데 파리 남쪽에 있는 교외임
그런데 호스트 집에 다른 타카우치 서퍼들이 있어서 같이 요라도 하고 술도 마시고 얘기도 하고 기타도 치면서 파티 함
이탈리아에서 온 사람, 미국에서 온 사람, 남아공에서 온 사람 이렇게 있었는데 이탈리아에서 온 애들은 영어 보다 프랑스어를 더 잘 하더라
그리고 호스트랑 얘기하면서 ㄹ이제 브르타뉴의 민족주의는 거의 완전히 사라졌고 코르시카 민족주의는 아직 남아있지만 별 영햘력이 없다는 걸 알게 됨
그리고 이번 다른 사람들이 이미 침대를 다 차지하고 있어서 호스트랑 같은 침대 썼는데 자기는 원래 벗고 잔다고 나 보고 가능하면 벗으라고 함
그래서 벗고 잤는데 처음엔 좀 이상했는데 자고 나니까 이거 꽤 편했음 그리고 섹스 안 했다 제발
오늘도 사진은 한 장 씩 올림
그 많던 만두는 누가 다 먹었을까
첫 공연 편
이 날은 무력하고 하루 종일 조홍감이 지배했음 진작에 파리를 떠나고 싶었는데 국경일 때문에 남아야 한다는 압박감이라도 받았는지
아침에 호스트와 작별 인사를 할 때부터 오늘은 퐁피두 센터에서 공연해야겠다고 생각했음 지난 편에 만난 기타리스트가 추천해준 곳이 거기기도 하고
아 그리고 지난 편 사진은 왜 안 올라가는지 모르겠는데 나중에 탁시폰이라도 가서 한꺼번에 올리겠음
바로 퐁피두 센터로 가진 않고 생 자크 탑 공원에서 기타 연습하고 디시 하고 하면서 한참 있다가 감
아침은 파스타로 때웠는데 원래 전자렌지에 돌려야하는 거지만 그런 게 있을 리 없어서 그냥 차갑게 먹음
연주 하기 전에 퐁피두 센터 안에 들어가봤는데 돈이 없어서 전시회는 못 그 다음에 센터 앞에서 첫 공연을 해봄
30분 정도 했는데 딱 한 명이 0.2 유로 주고 가더라 사진에 있는 건 전부 내가 놓은 거임 어제 만남 기타리스트가 해준 조언임 으음 끔찍한 조홍감
닉 케이브, 핑크 플로이드, 키노, 그라즈단스카야 오보로나 연주했는데 으음
근데 이거 하면서 하고 싶은 거 생겼는데
노트르담 드 파리 뮤지컬을 길거리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부르는 거임 그래서 공원으로 돌아가서 르 탕 데 카테드랑 보 받아서 연습함
그러다가 아침에 본, 몽루주에서 혁명절 전야 축제가 있다는 포스터가 생각나서 거기 가서 무도회도 보고 불꽃놀이도 봄
무도회에서 다들 신났는데 나는 돈도 없고 같이 춤 출 사람도 없고 아무 것도 없으니까 조홍감 들더라 그래서 광장 계단에 앉아서 우울하게 구경만 함
불꽃놀이는 볼 만 했음
그리고 다시 샤틀레 근처 공원으로 돌아옴 가니까 지난 번에 만난 노숙자들 있었는데 그 사람들이랑 기타 치면서 노래 부르니까 지나가는 사람들이 돈 줬음
지나가는 사람들 중 한 명은 자기가 직접 기타 치기도 했는데 꽤 잘 쳤음
그런데 지난 번에 바이킹이 9년 전에 아내와 아이들이 떠나고 자기는 길거리에 나앉았다고 했을 때 나는 그게 이혼하고 아내가 애들을 데려갔다는 얘기인 줄 알았는데 사고로 죽었다는 얘기였더라
그리고 나 보고 프랑스엔 뭐 하러 왔냐길래
음 글쎄... 나도 몰라... 모험? 이렇게 대답하니까
허허허 모험! 에펠탑 올라가고 사크레 쾨르 성당에서 사진 찍고 그러는 거! 아 그리고 물론! 물론 마레 지구에 가서 게이들도 만나봐야지! 노숙자들이랑 잠도 자 보고!
이러길래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음
어쨌든 하룻밤 더 같이 자는 건 싫어서 갈 곳은 없지만 어디로든 감
그러다가 어떤 맥도에 갔는데 아직 새벽 5시쯤이라 주문은 안 받고 청소중이었음 그래서 테라스에 앉아서 쉬고 있는데 옆에서 쉬고 있던 사람이 같이 앉아도 되겠냐고 물음 심심해서 대화 상대가 필요하다고
그래서 그러라고 함
그리고서 좀 얘기 함
카자흐계 우크라이나인이라는데 좀 많이 밑바닥 인생임
직업도 없고 맨날 마약 하고 쓰러져서 병원 실려가는 게 일임 어디 사냐고 물으니까 병원 산다더라
그리고 파리 사람들은 스테로이드 같은 거로나 처먹어서 근육을 키워가지고 진짜 근육이 아니라고 함 러시아 근육이 진짜 근육이라고 주장함
음악 얘기 좀 했는데 내가 빅토르 초이 안다고 하니까
오!오! 빅토르 쪼이! 전설적인 음악가지! 난 특히 가사를 좋아해! 요즘 힙합이니 랩이니 하는 것들은 아무 내용도 없는 걸 가사랍시고 씨부리는데 빅토르 초이는 그런 게 아니라 진짜 삶을 노래했어! 이러면서 엄청 호들갑 떪
그래서 기타 연주하면서 같이 빅토르 초이 노래 부름
그리고 내가 센 강 건넌 얘기 하니까 나 보고 씔늬 하다더라 러시아어로 강하다는 뜻임 그런데 그 다음에 한다는 얘기가 터키 사람 같았으면 허세나 부리다가 센 강 건너보라고 하면 무서워서 내뺄 텐데 나는 그렇지 않고 진짜로 강하다고 내가 마음에 든대
여기서 아 이 새끼랑 같이 있으면 안 되겠다 싶었음
그래서 나 보고 국경일 군대 행진도 같이 보고 자기가 파리 투어 시켜준다고 했는데 거절함
근데 내가 나는 파리에서 볼 만한 건 다 봤다고 하니까 아, 파리의 관광 명소들은 다 가봤을지 몰라도 그건 진짜 파리가 아니야. 진짜 파리는, 마약과 크랙이라고. 이러길래 아 그래라 하고 떠남
아 그리고 병원에서 같이 자자는 말도 했는데 나는 그게 병실 침대나 그런 걸 말하는 줄 알았거든 근데 한다는 소리가 자기는 화장실 한 칸에서 자고 담요 줄 테니까 옆 칸에서 자라는 거임
이 새끼 병원에서 산다는 게 병원 화장실에서 잔다는 뜻이었음
하아 그냥 떠남
그리고 지하철 탔는데 너무 졸려서 종점까지 갔다가 다시 반대편 종점까지 가고 그 다음에서야 겨우 내림
혁명절 편
지하철에서 자는 건지 깨있는 건지 나도 모르는 상태로 종점을 두 번이나 찍은 고갤러
너무나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행진을 보러 샹젤리제로 감
원래 9시 30분에 시작해야 하는데 1시간 지나서 겨우 시작하더라 프렌치 타임...
기다리는 동안 너무 피곤해서 자꾸 눈 감기고 헛거 보이고 여기가 어딘지 헷갈리고 해서 너무 힘들었음
어쨌든 보긴 했는데 별 느낌은 없었고 그냥 피곤했단 것만 기억남
끝나고 나서 기타 가방 사러 피갈이나 가려고 했는데 지하철도 통제하고 길도 통제하고 다 통제해서 어디든 가는 게 힘들었음 결국 센 쪽으로 가는 데에 성공해서 강변 카페 선탠 의자에 앉아서 좀 잠
그러다가 지하철 타러 갔는데 왠 윾쾌한 아저씨가 헤이! 곤니치와! 안냥하쎄요! 유 코리안? 기타리스트야? 무슨 음악 연주해? 짐 모리슨? 엘피스 프레슬리? 지미 헨드릭스? 넌 위대하게 될 거야 친구! 그 때가 되면 파파 션을 기억하라구! 이럼
그러다가 피갈 갔는데 가게 문 다 닫혔고 으윽 그냥 클리시에 있는 친구 집에 가서 기타 치고 밥 먹고 파리 떠나기 전에 인사함
근데 원래 이 가방 파리 떠나기 전까지만 빌려준다고 했는데 아예 여행하는 내내 쓰란다 으으 고마운 친구...
그 다음엔 호스트 집에 가서 불꽃놀이 보고 같이 기타 치면서 노래하고 즉흥곡도 만들고 그러면서 놂
이 날은 별 거 없다
사실 지금 글 쓰는 내 상태가 너무 피곤하고 심란함
파리 탈출 편
군대 행진과 불꽃 놀이도 봤겠다 아직 못 가본 곳이 많긴 하지만 전부 나중으로 미뤄도 걱정이 없게 된 고갤러는 파리에서 나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서 브르타뉴로 가려면 적어도 몇 십 유로가 필요한데 고갤러에게 그런 돈이 있을 리기 없지
그래서 히치하이킹 하기로 함
그래서 맥도에서 1.5유로짜리 커피 한 잔 시켜놓고 보조배처리 충전하면서 몇 시간 동안 디시도 하고 히치하이킹 계획도 세움
그리고 나서 샤틀레 근처에 있는 핸드폰 가게에 감 클리시 사는 친구가 알려준 건데 여기 가면 2유로에 수신만 되는 심 카드를 살 수 있다고 해서
2주 살아보니까 전화가 꼭 필요하겠더라 그래서 받는 것만으로도 가능하게 만들어놀음
그렇게 만반의 준비가 끝나고 어디서 히치하이킹 해야 할지는 잘 모르지만 지도 봐서 대충 파리 남서쪽 고속도도 입구인 곳으로 감
가서 내가 갈 목적지를 알리는 사인을 만듦
원래 슈퍼마켓 가서 상자 달라고 하려고 했는데 도착하기 전에 버려진 상자를 발견해서 그걸로 '서쪽으로'라는 사인 만듦
색칠공부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서예 같기도 해서 좀 재밌더라
그렇게 사인을 만들고 난 후 어디서 히치하이킹 해야 좋을지 몰라 좀 헤매다가 도보가 금지되어있지만 자동차이 많이 지나가는 스팟에서 대기하기로 하고 한 30분 동안 사인 들고 따봉함
싱글벙글 웃었는데 처음엔 억지로 했는데 계속 하다보니까 재밌어서 웃는 것 같더라
그렇게 따봉을 30분 정도 하니까 차 한 대가 서줌 경찰차가 아니라 다행이다
그래서 그 차 탐
그렇게 동전 몇 개와 티케 레스토랑 몇 장, 그리고 기타 하나를 들고 파리 탈출에 성공함
두 명의 음악가와 네 명의 노숙자, 다섯 명의 호스트, 그 외에 파리에서 만난 수 많은 사람들과 언젠가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면서...
- 1부 끝
브르타뉴로 가는 길 편
프로 바드 편
다시 생 말로에서 렌으로 편
다시 렌에서 생 말로로 편
우연한 콩부르 편
다시 먼 곳으로 편
오레 편
코르누아유 축제 편
라디오와 브레스트 편
END OF THE WORLD 편
다울라스 축제 편
관광 1편
관광 2편
관광 3편
바스크 편
하이킹과 파티 편
새로운 모험의 시작 편
스페인에서 살아남기 - 팜플로나와 근처 편
스페인에서 살아남기 - 내가 가는 곳으로 편
스페인 등에서 살아남기 - 안도라와 랑그독루시용 편
몽펠리에 편
님 편
디시 중독자 편
샤뵈유와 리옹 편
디종 편
핸드폰 고장 편
잘가- 프랑스! 편
출처: 고전게임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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