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줄이랬더니…한수원, 연말 10억 ‘돈잔치

한국수력원자력이 최근 전 직원에게 야식비 명목으로 10만원씩 약 10억원의 수당을 지급했다. 해를 넘기면 사용하지 못할 경비성 예산을 새해 직전에 지급한 것이다. 공공기관 부채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예산을 방만하게 사용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수원은 겨울철 전력수급 기간의 ‘특수 근무 야식비’ 명목으로 직원 1인당 1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각 부서에 지난 17일 배정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올 3분기 기준으로 한수원 전체 직원은 9448명이다.

한수원은 “기획재정부로부터 승인받고 이사회에서 확정된 경비성 예산 중 남은 돈을 지급한 것”이라며 “지급 형태도 현금이 아닌 법인카드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정부로부터 승인받은 경비성 예산을 집행해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산 배정 시점과 명목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당 예산은 연말까지 사용하지 않을 경우 불용 처리되고, 내년으로 이월되지 않는다. 

반면 한국전력이나 전력거래소 등은 겨울철 전력수급 기간에 특별수당을 직원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있다. 한전은 전력난이 발생하면 배전시설 전압 조정, 산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업 조정 등을 시행한다. 전력거래소는 매일 전력수급 상황을 확인·전망하고 예비력이 부족하면 각 발전소에 급전 지시를 한다. 두 곳 모두 전력난이 발생하면 한수원 이상으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곳이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매년 여름과 겨울철 야근은 물론 주말 근무도 자주 하고 있다”며 “모든 수당은 정기 급여에 포함되어 있을 뿐이고 전력난 시기에 특별수당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공기업의 방만 경영과 적자 누적이 지적되는 상황에서 예산을 계획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지난 8월 열린 2013년도 제9차 한수원 이사회에서 한 참석자는 “향후 당기순손실이 발생하고 부채 규모가 늘어나 재무구조가 악화될 것이 예상되므로 합리적인 관리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국민이 한수원을 곱지 않게 보는 시점에 각 부서장 손에 부서 회식비를 쥐어준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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