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어떤 시어머니의 멘탈



제목에도 썼듯이 저희 아빠는 하반신마비상태세요

공사현장에서 일하시다가 척추를 다치셔서 여러 차례 수술을 하셨지만

다른 사람의 부축 없이는 혼자 서지도 걷지도 못하세요

그리고 저는 결혼예정인 남자친구가있고 일주일전에 양가상견례자리가 있었어요

아빠는 그 자리에 당신이 참석하면 저한테 해가될것같다면서 절대 참석을 하지 않으시겠다고 하셨지만

가족들의 설득으로 겨우겨우 휠체어를 타고 참석하셨어요

식사자리에는 예비시부모님들이 먼저 와계셨고 제가 아빠 휠체어를 끌고 들어가니까 놀라시면서

어쩌다가 이렇게 다치셨냐고 물으시더더라구요

아빠는 되게 창피해하시면서 자신이 하반신마비라고 말씀을하셨어요 휠체어없이는 거동이불가능해서 염치불구하고 휠체어타고 오셨다면서요

솔직히 전 아빠가 그렇게 되신거 창피해한적도없고 부끄럽지도않은데

아빠 스스로는 그걸 너무 미안해하시고 창피해하셔서 속상했어요

암튼 그렇게 아빠가 그렇게 말씀하셨더니 예비시어머님이 말씀하시길

"어휴 그럼 딸 결혼식도 못보시고 속상하시겠어요~"

?....

처음엔 무슨말인지 몰라서 그냥 아무말않고 "?" 이 표정으로 쳐다봤어요

그랬더니 "어휴 어쩌나~ 휠체어타고 앉아계실수도없고.. 신부입장은 또 어떻게해?" 하시는거예요

저 말듣고 진짜 갑자기 너무 화가나서 제가 말을 하려는데 옆에서 아빠가

"예.. 딸 결혼식장에 애비가 휠체어타고 들어가면 얼마나 추하겠습니까" 하시는거예요

진짜 그 말을 듣는데 너무 화도나고 마음도 아프고..

게다가 예비시아버지랑 제 남자친구는 그 상황을 같이 보고도 아무말을 안하는거예요

암튼 그렇게 식사자리가 끝나고 너무 속이상해서 남자친구한테 하소연 엄청 했어요

너희어머니 진짜너무하시는것아니냐 그런걸 어떻게 대놓고 말씀하실수가 있으며

넌 왜 그때 아무말도 안하고 입 꾹 닫고 있었냐 정말 실망이다 등등..

남자친구는 자기가 끼어들 상황이 아닌것같아서 나중에 따로 말씀드릴려고 가만히 있었대요

그리고 이틀쯤뒤에 제가 남자친구한테 "어머니한테 다시 말씀드렸어? 뭐래?" 했더니 

모양빠지고 격떨어져서 아빠께서 휠체어타고 신부입장 같이하는꼴을 절대 못보시겠다고 하셨다네요...하

아니 아빠가 두눈뜨고 멀쩡히 살아계시는데 몸이 좀 불편하시다는이유로 딸 결혼식도 못보고

집에만 박혀있어야하나요 그럼?

게다가 그날밤 엄마랑 아빠가 싸우시길래 왜 싸우나 들어봤더니

엄마는 휠체어타고 같이 입장하는게 뭐 어떠냐 하나뿐인 딸 결혼식인데 잠깐 창피한거 참아라 하시고

아빠는 내가창피해서가아니라 딸이 남들한테 흉보이고 손가락질당할까봐 그게싫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상견례자리에서도 나 오지 말라는 식으로 말하는거 당신도 듣지 않았냐면서 결혼식 참석할 생각 절대 없으니 더는 쓸데없이 고집부리지말라고 하시데요..

진짜 너무 서럽고 화가납니다 결혼이고뭐고 다 싫으네요 휴..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조언좀 부탁드립니다..







계속 댓글확인중인데 뭐 하나만 추가적으로 말씀드릴려구요..
그 자리에서 제가 가만히 있었던건 
거기서 제가 "지금 뭐라고하셨어요??? 어떻게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하면서 일을 크게 만들면 
물론 저야 후련하겠지만 그 모든 상황을 지켜볼 아빠입장에서는 더 마음이 아프고 더 자책하실것 같았어요
그래서 나중에 아빠 안보실때 따로 말씀드릴려고 했었던거예요..
제 생각이 짧았다면 우선 죄송하단말씀 드릴게요..


 



방금전에 아빠한테온 문자예요.. 너무 마음이 아프고 죄송한마음뿐이네요

제가 살아생전 가장 큰 불효를 하고있는것같아서요..

진지하게 파혼을 고려중이예요 휴. 

많은 조언 감사드려요.

























------------------------------후기 ---------------------------








우선 많은분들께서 달아주신댓글보고 정말 반성했어요 
그 자리에서 예비시어머니될사람한테 바로 화내면서 자리를 뒤엎지 못했던것
'소심한 성격탓'이 변명이라면 변명이겠지만 정말 잘못된 행동이였던것같아요..휴



금요일밤에 남자친구를 만났어요
남자친구에게 어떻게했으면좋겠냐고 물어봤더니
예비시어머니께서결혼식을 친정/시댁 이렇게 따로 하자고했다네요
많은분들 말씀대로 중간에서 제 편을 들어주지 못하고

그 말을 곧이곧대로 전하는 남자친구한테도 큰 문제가 있다는것을 깨달았구요
그렇게할바엔 그냥 파혼하자고 제가 먼저 얘기를 꺼냈어요
남자친구가 계속 붙잡았지만 그냥 다신 만나지도, 연락하지도말자고 정리했어요
아직은 많이 힘들지만 그리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힘들겠지만 정리하는게 맞다는 생각이 더 크네요

그리고 주말에 부모님께 파혼사실을 알렸습니다
엄마께서는 아무말씀 없으셨고
아빠께서는 저더러 왜그랬냐고 한번만 눈 딱감고 참지그랬냐고..

당신도 한번만 눈 딱감고 결혼식에 참석안하면 그만인데 대체 왜 그랬냐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애마냥 엉엉울면서 아빠마음에 그렇게 큰 대못을 박고 행복하게 살 자신이 없다고 말씀드렸어요
그 날 그 자리에서 화내지못했던것도 절대 부끄럽고 창피해서가 아니라 그런 제 모습에 속상해하실까봐 꾹 참았다고도 말씀드렸구요
아빠께서는 한참을 말없이 우시다가 결국엔 제 손을 잡고 "고맙다.." 한마디 하셨어요..



그리고 오늘 오후에는 남자친구 어머니한테서 세번전화가 왔고 안받았더니


 



이렇게 문자가 왔네요..

답장할 가치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보고 닫았는데 너무 화가 나네요..휴 

답장을 해야할까요..?



무튼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고 있었는데 한 순간에 모든게 무너져서 많이 힘들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잘했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저희 아빠의 다리를 창피해하지않고 자랑스러워할수있는 현명한 사람, 현명한 집안을 만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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