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젊은 세대에게 전하는 여섯 가지 조언.txt

- 의대생 시절 만난 첫사랑, 지금의 아내 
- 일본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책 <학문의 즐거움>이 인생에 큰 영향 미쳐 



이름만으로 브랜드를 형성하는 사람들이 있다. 국민 피겨 요정, 국민 MC처럼 호칭만으로 쉽게 이름이 떠오르는 이들이 브랜드 가치를 갖는 이유는 단순히 인기 때문만은 아니다. ‘김연아라면’ 여느 피겨선수와는 다른 경기를 보여줄 것이라는 믿음, ‘유재석이라면’ 재미와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을 매끄럽게 진행할 것이라는 기대는 다름 아닌 ‘신뢰’에서 비롯된다. 오늘의 명사 역시 그 이름만으로 믿음직한 브랜드를 형성하는 인물이다. 바이러스 백신 전문가, 컴퓨터 의사. 다름 아닌 국민 멘토 안철수 카이스트 교수다.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설립한 연구소를 ‘가장 안전한 이름’으로 만들어 낸 그는 보안 정보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둔 이후에도 사리사욕을 채우기보다 사회에 책임을 다하는 면모를 보여줬다. 그 덕분에 ‘안철수’라는 이름은 이제 국가적 브랜드가 됐으며 누구나 안철수라는 이름을 들으면 믿음을 갖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의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바이러스 백신 연구소를 차린 그의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다른 대학생들처럼 방황하고, 사랑에 빠졌던 시기가 있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자칫 평범할 수도 있었던 그의 젊은 시절이 남들과 달랐던 이유는 그 스스로 ‘원칙’을 만들고 치열하게 지켜왔기 때문이다. 남이 대신 살아줄 수 없는 나 자신의 삶에 대한 열정, 그리고 애정이 묻어나는 안철수 교수의 원칙이 담긴 젊은 시절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학 교실에서 의대 친구들과 함께





안 교수는 '남 보기에 좋은 삶'이 아닌 '자신의 만족하는 삶'을 찾기 위해 안철수 연구소를 설립했다. 리더피아 9월 호에 실린 사진.



- 삶에 대한 태도와 원칙은 무엇입니까? 

제가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정직, 성실 그리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 이렇게 세 가지입니다. 단어로만 봤을 때 얼핏 구태의연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 세 가지를 일일이 설명할 필요는 없겠죠? 

분명한 것은 이러한 개인적인 가치관들이 CEO로서의 행동기준과 경영철학의 근간이 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 가치관은 우리 회사의 핵심가치 속에도 녹아 들어 있습니다. 즉, 정직은 고객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것에, 성실은 세 가지 핵심가치 모두에, 공부하는 자세는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한다는 것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이러한 가치관을 뿌리로 해 제게는 또한 ‘삶의 원칙’과 ‘판단 기준’이라는 현실적 줄기가 있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중심을 잡아줄 삶의 원칙은 내 자신에게만 적용하는 것과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적용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내 자신이 스스로 지키고자 하는 ‘삶의 원칙’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아요. 


첫째,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둘째, 높은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셋째,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넷째, 스스로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으며, 외부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다. 
다섯째, 항상 자신이 모자라다고 생각하며, 조그만 성공에 만족하지 않으며, 방심을 경계한다. 
여섯째, 기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곱째, 천 마디 말보다 하나의 행동이 더 값지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키고자 하는 삶의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나이, 성별, 학벌 등에 차별을 두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능력이다. 
둘째,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각자의 다양성을 인정한다. 
셋째, ‘너는 누구보다 못하다’는 식으로 다른 사람끼리 비교하지 않는다. 
넷째, 다른 사람을 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이용하지 않는다. 
다섯째, 내 스타일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삶의 원칙 못지않게 ‘판단 기준’ 또한 그 사람의 삶에 있어 무척 중요하죠. 판단기준에 의해 선택을 하게 되고 그러한 선택들 하나하나가 인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니까요. 어떤 판단을 해야 할 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준으로 결정을 합니다. 

첫째 기준은 원칙을 지킨다는 것입니다. 
매사가 순조롭고 편안할 때는 누구나 원칙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원칙을 원칙이게 만드는 힘은 어려운 상황, 손해를 볼 것이 뻔한 상황에서도 지켜냄으로써 생겨난다고 생각합니다. 그처럼 힘든 상황 하에서도 원칙을 지켜간다면, 언젠가는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둘째 기준은 본질에 충실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 판단을 내려야 할 때 그 사안에 대해 여러 가지 선택이 주어질 경우가 있는데, 본질과 직접 관련이 없는 것은 제외하고 본질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들만 고려해서 판단을 내린다면 옳은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돈, 명예, 주위의 평판 등은 본질이라기보다는 열심히 노력한 후에 얻을 수 있는 결과이기 때문에, 판단을 할 때 고려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에 해당하는 것들을 제외하고 나면 고려해야 할 점들이 훨씬 단순해져서 올바른 판단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것이죠. 

제가 판단기준으로 삼는 셋째 기준은 장기적인 시각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단기적인 이익이나 승부에 집착하다 보면 당장에는 작은 이익을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눈앞의 순간적인 이익에 연연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옳은 쪽으로 판단하고 차근차근 일을 진척시켜 나가는 것이야말로 결국 참된 성공에 이르는 길이라고 믿어요. 성공이라는 것의 본질 자체가 단기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처음 회사를 만들 때부터 지금까지, 저는 변함없이 제 자신, 개인보다 전체 조직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 자체가 사람들이 모인 조직을 이끄는 리더라면 조직의 크기와 상관없이 필수적으로 가져야 하는 생각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단언하건대, 전체가 잘될 수 있다면 나는 개인적인 이해타산과 상관없이 어떠한 선택도 할 수 있는 마음의 자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말로만 이야기하기 보다는 실제로 행동으로 보여준 때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한 행동들 중에는 외부에서 보기에는 놀라운 선택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그 모든 선택들은 나 나름대로의 기준에서 우리 모두가 잘될 수 있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었죠. 그런 마음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 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성공이란 무엇입니까? 

제 인생의 성공의 정의는 ‘삶의 흔적을 남기는 것’입니다. 영어 표현으로는 ‘Make a difference’하고 싶네요. 내가 죽고 나서도, 내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을 때와는 다른 것이 이 세상에 남았으면 해요. 크로마뇽인의 벽화처럼, 이름이 남아있지도 않고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람들의 생각의 변화나 제도, 책, 조직처럼 누군가가 있었다는 흔적이 남기를 바라는 거죠. 

영화 ‘스파이더맨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 그는 파워를 원하진 않았지만 그걸 가지고 있으면 합당한 일을 해야 합니다.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열심히 공부하다보니 한 사람 두 사람, 소문 나서 사람들이 보고 있고 기대를 해 책임감도 생겼어요. 제가 원하지 않는 책임감이지만 많은 사람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은 해선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대학 교실에 혼자 있는 안철수 교수의 과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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