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공포의 영국요리




수많은 위험한 요리가 있지만 몇가지만 뽑아드리죠.

2.1 사회적/역사적 구조 

영국의 풍토가 유럽 본토보다는 좀 척박한 편이라 그다지 다양한 작물이 생산되지도 않았고, 문명이 늦게 들어와서 요리법이 발달하지 않았다. 그런데 자연 환경이 유사한 아일랜드 요리가 훨씬 가짓수가 많고 맛이 풍성한 편이라는 걸 비교한다면 비겁한 변명으로 보인다.

여기에 프랑스 같은 경우 루이 14세 이후 귀족들이 베르사이유 궁전에 단체로 모여 허세배틀품격을 과시하기 위해 세련된 요리를 경쟁적으로 내놓았지만 그에 비해 이러한 중앙집권적 경향이 덜했던 영국에서는 그냥 닥치는 대로(...) 먹었다.

물론 프랑스든 어디든 서민들은 돈이 없어서 닥치는대로 먹어야 했지만, 유럽 대륙에서는 시민혁명으로 인해 실업자가 된 궁중 요리사들이 서민을 상대로 귀족적인 요리를 서서히 퍼뜨리면서 전체적인 식생활의 질도 향상되었다.

그러나 영국의 경우 고급 요리를 퍼뜨려야 할 귀족들의 식문화가 -프랑스에서 전문 요리사까지 자주 초빙했음에도- 애초에 시궁창이었고, 둘째로 시민 혁명도 없었다. 따라서 당연히 자연스럽게 위아래를 막론하고 식생활이 전반적으로 막장이 되는 것이다.(...)

거기에 다른 나라보다 빠른 산업혁명으로 인해 많은 농민들이 도시로 이주하면서 전통적인 식단은 자연스럽게 단절되었고, 중세시대 농노만도 못한 삶을 강요당했던 영국 도시노동자의 생활 환경은 맛있는 음식에 대해서 신경 쓸 경제적, 시간적 여유를 아예 앗아가 버렸다. 그리고 식재료에 들어갈 돈으로 영국의 희석식 소주라고 부를 수 있는 싸구려 술 진(Gin)을 사서 마셨다.[10] 맛 없는 식사를 먹을 돈으로 기분 좋게 마실 술을 사마시는 격으로, 이 당시의 정신 나간 사회상은 "진의 왕국"이라는 삽화로 묘사되기도 했다.(그 당시 영국 노동자의 평균 수명을 40세로 만든 원인이기도 하다.)

귀족도 평민도 모두 맛없는 걸 먹는, 이것이 진정한 만민평등 아니겠는가!!



2.3 금욕적이고 변태적인 교육방식 

영국의 음식 문화가 시궁창인데는 빅토리아 시절의 영국인의 변태적인 교육방식에서도 큰 원인이 있다. 금욕주의적이었던 당시 교육 풍토에서 맛있는 음식을 사리를 판별할 수 없는 아이에게 주는 것은 죄악이라는 사고방식이 팽배했다. 일례로 감리교회의 창시자인 존 웨슬리는 아이들이 자신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무지하며 악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게 위해서 즐거움을 안겨주는 음식을 못 먹게 해서 식탁에서의 기대를 아예 꺾어놓는 방법이 특히 바람직하다고 여겼다. 뭐지 이 변태는(...)

거기에 한술 더 떠 자신들의 시궁창 음식이 아닌 다른 맛있는 식재료들은 건강에 나쁘다는 마조히스트적인 미신마져 퍼졌던 것이다.

영국에서 Pye Henry Chavasse(파이 헨리 채바스)가 1839년에 펴낸 'Advice to mothers on the management of their offspring'라는 책을 보면(구글 도서에서 볼수 있다.) 일단 애들이 젖을 떼면 반드시 1년이상 묵은 감자를 뭉그러져서 형태가 없어질 때까지 삶아서 소금간 없이 먹여야 한다고 쓰여 있다. 그리고 이빨이 나면 아침식사로는 일주일 이상 묵혀 말라빠진 식빵을 데운우유에 넣어서 먹이라고 한다. 설탕과 야채는 아이에게 독이므로 절대로 주어서는 안되며, 양파와 마늘은 성인에게도 독이므로 가급적 평생 먹지 말 것을 추천하고 있다.

10살이 넘으면 이제 고기를 먹여도 되지만 8년이상 사육된 양고기(양이 이렇게 늙으면 노린내가 상당하다!)를 먹여야 한다. 돼지고기나 소고기는 먹게 되면 성질이 더러워지므로 여전히 금지다. 그렇지만 역시 고기보다는 역시 일주일 이상 묵은 딱딱한 빵을 가루로 내어 하루 이상 묵은 우유와 그 두배 분량의 물을 타고 3시간동안 뭉근히 삶은 것을 세끼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되어 있다. 맛이 없어서 안 먹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그런 상황에 미리 대비해서 책에서는 다른 음식은 주지 않고 그것만 준다면 분명히 먹을 것이다(...)라는 충공깽스러운 강경 대처법을 적어 놓고 있다. 게다가 이는 당대의 베스트셀러였다는 것. 본격 체계적인 영국식 유아학대법 설명서

이러한 것들만 먹고 큰 영국인들이 무슨 맛을 알겠으며, 또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무엇을 먹이겠는가. 게다가 성장기에 필요한 필수 단백질 및 미량원소의 섭취가 불가능하므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11][12]

결론은 영국 요리와 영국인들의 식문화에 대한 경멸 교육을 비판하자는 것이다. 당연하지만 절대로 아이들 편식 고친답시고 따라하거나 하지 말자.



2.5 그 결과 

결국 이렇게 되는 것이다.↓[13]
프랑스군 듀브레통 대령 :
"먼저 토끼의 살을 뼈에서 발라내서 올리브유와 식초, 와인에 하루종일 재워놔야 해. 거기에다 마늘, 소금, 후추, 그리고 혹시 구할 수 있다면 노간주 열매를 한 줌 집어넣으면 좋지. 피하고 간은 따로 보관했다가, 갈아서 죽처럼 만들어야 한다네." 
듀브레통 대령의 목소리에는 열정이 묻어났다. 
"하루 지난 뒤에, 발라놓은 고기를 버터와 베이컨 기름에 약하게 익혀서 갈색을 만들어놓지. 팬에다가 밀가루를 조금 넣고, 모든 것을 소스에 집어넣는 거야. 거기에 와인을 좀더 붓고, 거기에 따로 갈아두었던 피와 간을 집어넣어. 그리고 나서 끓이는 거야. 접시에 내놓기 직전에 올리브유를 한 스푼 집어넣으면 더 맛이 좋지."

영국군 샤프 소령 :
"우리는 그냥 토끼를 잘라서 물에 끓이고 소금 쳐서 먹는데요."

(text by Sharpe's Enemy by Bernard Cornwell (배경: 1812년, 포르투갈))







"대영제국은 전세계에 여러가지 먹을 거리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단지 조리 전(Before cooking)으로 말이죠." - 윈스턴 처칠

나는 런던에서 지내는 동안 거의 외식을 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무얼 먹어도 맛이 없었기 때문이다.물론 맛있는 레스토랑은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탈리아에서 지내다 보면, 런던에서 돈을 내고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미안한 말이지만 직접 만들어 먹는 편이 더 맛있다. 식빵은 맛있었다. 요리라고 할 정도의 음식은 아니지만. - 무라카미 하루키, 먼 북소리 中

"황태자처럼, 유럽 대륙을 다녀본 외국인들과 영국인들은 영국 본토의 터무니없는 맛에 한탄을 금치 못했다. 즉, 영국에는 '익힌 고기'와 '배추 요리', '전지전능한 케첩(원래 케첩에는 버섯, 너트, 굴과 브랜디가 들어간다.)'과 우스터 시의 화학자인 레아와 페린스가 마르쿠스경이 데리고 있던 인도 주방장의 요리법에 따라 개발한, '영원히 변치 않는 우스터셔 소스(Worcestershire sauce)'가 전부였다." - 미셀 갈, 요리의 거장 에스코피에 中




훨씬 재미있고 자세히 써져있으니 보실분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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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99 유북지기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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