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이유가 뭘까요?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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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자: 남자: 갑 (시점은 갑의 시점으로 진행됨:1인칭 주인공)
           여자: 을 (얘가 요주의 인물, 근데 인물이 얘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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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사귄지 3개월이 되는 여자가 한 명 있다.
연애기간은 얼마 안 되지만, 서로 마음도 잘 통하고
여러가지로 맞는 구석이 있어서 금세 가까워졌고,
지금에 와서는 완연한 연인의 사이가 되었다.
 
"오늘은 그녀의 집에 가는 날. 멋지게 차려 입어야지."
 
그렇게 한껏 멋을 부리고 그녀의 집으로 갔다.
 
"안녕, 자기. 나야."
"오~ 자기 왔네. 
 
문앞에서 나를 맞아주는 그녀를 보며 싱긋 웃어준 뒤,
신발장에 신발을 넣고 현관 앞에 놓인 실내화를 신었다.
 
"일단 방으로 가자. 내가 맛있는 과자줄께."
"응."
 
그녀의 집은 무척이나 고급스러웠다.
2층으로 구성된 목조 단독 주택으로, 매우 넓은 마당에
마당에는 꽤나 큰 은행나무가 곧게 뻗어 있었다.
그녀의 방 안은 더욱 대단했다. 2층에 있는 그녀의 방은,
양질의 앤티크 가구와 함께 서양풍의 침대는 커튼까지
달려 있고, 프릴로 장식되어 소녀스러운 느낌까지 풍겼다.
 
'대단하군. 사정이 괜찮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잘 살고 있었을 줄은 몰랐는데...'
 
약간, 나 자신이 소심해졌다.
하지만 떨쳐 버리고 그녀의 침대에 걸터 앉아 열려 있는
창문을 바라보았다. 시원한 바람으 들어오는 창문의 너머에는
도심임에도 불구하고, 보기 힘든 아름다운 뒷산이 있었다.
 
"경치도 좋군. 정말, 우리 동내에 이런 집이 있다는 건 처음
  알았는데 말이지. 앞으로는 자주 놀러 와야겠어."
 
이윽고 과자를 가지러 갔던 그녀가 돌아왔고,
우리는 그렇게 30분 가량을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던 도중, 그녀가 갑자기 표정을 찡그리는 게 아닌가?
놀란 마음에 그녀에게 물었다.
 
"왜? 갑자기 표정이 안 좋네. 내가 뭐 잘못했나?"
 
그러자 그녀는 웃는 얼굴로 화답했다.
 
"아니, 아니! 그냥 화장실이 좀..."
 
아아, 말하기가 뭐 했던 것이었다.
곧바로 그녀에게 가 보라고 해주었다.
그녀는 싱긋 웃으며 "금방 올께~" 라고 말하며 문을 나섰다.
 
"... 아아, 정말 좋다. 나중에 우리가 결혼하게 된다면, 역시 
우리집 보다는 이곳에 더 살기 좋겠지? 아니, 괜찮으려나?"
 
듣기로 그녀의 부모님은 외국에서 정신과 병원을 운영하신다고
한다. 그 중에는 특이한 이들이 있어서 성불감증이나 성별 착각증 등의 믿기 힘든 정신질환을 가진 이들도 많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1년 중 대부분을 이 집에서 홀로 지낸다.
나와는 대학 선배의 주선으로 만났는데,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고, 성격까지 착하고 집안도 부유한 그녀가 어째서 지금까지
연애경험이 전무한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역시, 서툴러서 그럴 꺼야. 남자들을 사귄다는 거 자체가
  아직 불안하고 그런 거겠지. 내가 잘 해줘야 해."
 
그렇게 그녀와의 화사한 미래를 생각하고 있노라니,
갑자기 찢어지는 비명이 들려왔다.
 
"꺄아아아악~!!"
"!!"
 
반사적으로 움직이는 몸이 문을 부술 기세로 열어버리고
곧바로 소리가 들려오는 1층의 화장실로 향했다.
그 와중에도 드는 무수한 잡념들.
 
'뭐지? 도둑인가? 아니면 치한? 아니면 강도? 아니면...
서, 성범죄자!? 안 돼에에에!!'
 
온갖 잡념이 떠오르며 화장실에 도착해서 주먹으로
문을 두드렸다.
 
쾅! 쾅!
 
나무재질의 문은 경칩이 삐걱거리며 충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점점 거세게 흔들렸다.
그러자 화답하듯 안에서도 미약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우.. 우우, 우우...."
"을아! 안에 있지? 무슨 일이야! 갑자기 왜 그래!?"
 
사고가 백열된듯 완전히 이성을 상실 해버렸다.
그대로 "들어간다!" 한 마디를 한 채, 문으로 육박한다.
 
콰다당!
 
문을 부수고 들어가자 보이는 것은 넓은 화장실과
그 가운데 주저 앉아 비틀거리는 그녀의 모습.
그리고 한 곳을 가리키며 끊임없이 흔들거리는 그녀의 손가락.
 
"무, 무슨 일이야? 아무도 없는데?"
"우..아...우..."
 
안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자 타버릴듯 폭주하던 사고가
회복되고, 놓아버린 이성의 끈이 조여졌다.
그리고 나서 드는 것은 그녀에 대한 걱정과 의문.
 
"대체 무슨 일이야? 갑자기 왜 그런 건데?"
"........바퀴벌레."
"....................아, 그렇구나."
 
생각났다.
그녀가 벌레를 죽도록 싫어했다는 것을.
그리고 바퀴벌레라면 자다가도 일어나서
공중제비를 돌고 100m를 13.5초에 주파한다는 사실을.
그녀는 어마어마한 '벌레 혐오자'였다.
 
그러자 대충 상황이 정립되었다.
급한 상태에서 볼일을 보기 위해 변기에 앉았을 그녀.
그리고 한참 중요할 때에 나타난 바퀴벌레의 역습!
움직임에 절대적인 제약이 있는 상태에서, 그녀는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풋. 귀엽다고 해야하나, 어리다고 해야하나."
 
바닥을 기어다니는 바퀴벨레를 바라본다.
그녀의 귀여운 모습을 보게 해준 일등 공신인 바퀴벌레였기에
죽이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그녀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미안하다. 나도 사실, 바퀴벌레는 별로 안 좋아하거든."
 
마침 바퀴벌레가 변기를 타고 움직이던 상황이었기에
휴지로 가볍게 녀석을 눌러 먼 곳으로 보내주었다.
떠나간 녀석의 잔해(걸쭉한 액체 등)가 묻은 휴지를
통에 버리고 커버가 올라간 변기를 바라보았다.
커버를 씌운 고무에는 다행히도 바퀴의 잔해가 묻지
않은 듯 하다.
 
"다행이군. 저런 게 커버에 묻었다면 꽤나 찝찝했을 거야."
 
그대로 그녀를 잡아 일으켜주며 슬며시 물었다.
 
"...어때, 볼일은 다 끝냈어?"
"어, 어? 다, 당연하지. 이제 올라가자."
 
빨갛게 물든 그녀의 얼굴과 목덜미를 보면서 방으로
올라갔다. 다시 생각해도 절로 웃음이 나는 사랑스러운 모습.
그대로 그녀와 1시간 가량을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놀았다.
그리고 6시까지 눌러 앉아, 저녁까지 얻어 먹고 현관을 나섰다.
 
"오늘, 와줘서 고마워. 다음에 또 부를게."
 
신발을 신고 있자, 그녀가 나에게 한 말이었다.
내게 감사할 일 따위는 없었고, 나야말로 오늘은 여러모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그저 그녀의 말에 담긴
진심을 느꼈기에 조용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다음에 또 불러주면 내가 바퀴벌레 다 잡아줄게."
".......바보."
"하하! 잘 있어~!"
"...잘가!"
 
그대로 현관을 나서 그녀의 집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몇번이고 뒤돌아 보았다. 그때마다 손을 흔들고 있는
그녀의 모습과 불빛으로 아른거리는 그녀의 집이 들어왔다.
오늘의 행복한 마음을 가득 담아, 언덕길을 내려가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잠이 들기 직전인 지금...
 
"오늘 정말 즐거웠어. 앞으로도 오늘 같은 일이 많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후후."
 
오늘 있었던 그녀와의 즐거운 시간을 떠올렸다.
그러자 곧바로 떠오르는 가장 인상깊은 순간.
 
"후후. 정말, 벌레를 너무 무서워 한다니까. 다음에는
정말 바퀴벌레를 다 잡아버리던지 해야지, 원."
 
그렇게 화장실에서 있었던 한 차례의 폭풍(?)을 떠올리며
즐거운 잠을 청했다. 오늘도 꿈에서 그녀를 보면 좋겠다.
그리고 내일 또 일어나서, 언제나 사랑하는 그녀를...
 

이 다음날 남자는 여자에게 헤어졌는데요
남자의 일방적인 이별통보였음
이유는 남자가 자기전에 그녀의 집에서 있었던 일을
회상하던중 충격적인 일을 알아버렸고 그 일은
그 둘을 헤어지게 하는데 조금의 모자람도 없었기 때문

 
 
그 이유는 무엇일ㄲ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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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99 유북지기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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