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 이별했습니다.

남친이 다른 사람이 좋아졌다고 이별을 말해 아까 헤어졌습니다.

남친과 저는 서로 가까운 곳에 자취를 하고 있어서 집에서 밥도 자주 먹고 왕래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남친이 밤에 울면서 들어오더군요.
포옹한 상태에서 오빠는 계속 울고있고, 저는 오빠네 집에 무슨 일이 생긴것인지, 무슨 사고라도 난 것인지 걱정된 상태로 등을 토닥여주고 있었습니다.

그 상태에서 오빠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그만만나자고 말하길래 순간 잘못들었나 싶기도 하고, 집에 무슨 일이 생겨서 그만 만나자고 하는건가? 짧은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쳤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다른사람이 좋아졌다고 그만 만나자고 얘기하더군요.

멍해지다가 울음이 터져나왔습니다. 
그동안 즐거웠고, 고마웠다고 말하다가 울컥해서 또 울고..ㅎㅎ

요즘 연락했을 때나 만났을 때 행동이 미지근하고, 다른 톡을 보면서 웃는 오빠를 보며 내 기우겠지, 내가 너무 자존감이 없네 했는데 그 기우가 맞아버렸어요ㅎㅎ
예전에 오빠랑 스터디는 스터디로 끝나야한다 술먹고 밥먹으면 정분나는거라는 뉘앙스로 장난식으로 말했었는데, 나중에 스터디 사람들과 술을 먹는다고 했을 때 저 혼자 철렁했었는데 설마가 다 맞아버렸어요.

혹시 스터디 사람이냐고 물었는데 맞다하고, 혹시 잘 되가고 있냐 했는데 침묵을 하네요. 긍정의 뜻이겠죠.
잡고싶은데 그러면 내가 못잡지않느냐 또 울었습니다. 방금 포옹했던 온기가 남아있어서 더 서러웠어요. 계속 우니까 오빠가 다시 포옹해주면서 사실..하고 말을 하다가 아니다..하고 말을 아끼는데 또 불안한 생각이 들어서 더는 못 물어봤습니다.

이미 상대방과 잘되가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비참했고, 그 와중에 오빠가 너무 좋아서 더 비참했습니다.

오빠가 그동안 사귀면서 못해준거 같아 미안했다고 울먹이면서 다른 말도 했는데, 솔직히 우느라고 잘 못들었습니다.ㅎㅎ

저는 한동안 오빠를 못잊어서 계속 아플 것 같은데, 오빠는 아픈 마음, 죄책감 잠깐 들고 그 사람을 만나면서 치유되겠지 하는 못된 생각도 들고..
그 사람이 못된 사람이라서 땅 치고 후회했으면하는 찌질한 생각도 들고ㅎㅎ


오빠가 떠난 뒤로도 한참을 계속 울었습니다.
마지막에 이제 그만울고 자라며 너도 좋은사람 만날거다 그동안 고마웠고 미안했다라고 톡이 왔었는데 너도 좋은사람 만날거라는 문장이 이미 자신은 좋은사람을 만난 느낌이라는 문장같아서 너무 아프게 다가오고, 뭐라 답해야할지도 모르겠어서 답장을 못보냈습니다.

말주변도 없고, 표현도 못해서 주변에서 무뚝뚝하다는 소리 많이 듣는데, 오빠 만나고 나름 표현도 많이 하고, 애교도 피워보려 노력하고, 속얘기 잘 안하는데 서로 털어놓았던것도 좋았고, 뭐 별다른거 안해도 그냥 옆에 있기만해도 좋았고 노력하는 모습도 좋았고 서로 웃으면서 얘기하는 것도 좋았고 가끔 상처받을 때도 있었지만 오빠랑 있을 때 너무 좋았어서 참.. 새벽이라 그런지 자꾸 기억들이 떠오르는게 야속하네요. 곧 200일인데 뭐해줄까 생각했던것도 허탈하고, 오빠 얼굴도 자꾸 아른거리고ㅎㅎ 

오빠 폰에 언뜻 보였던 사이트가 이곳인거 같아 그냥 여기에 주저리주저리 두서없이 털어놨습니다. 피곤한데 잠도 안오고 답답하고 또 혹시나 오빠가 이 글을 볼까 하는 마음으로ㅎㅎ
추천 많이 받아서 오빠 눈에 이 글이 띄면 좋겠어요ㅎㅎ 구질구질한데 봤으면 좋겠네요ㅎㅎ

오빠 너무 너무 좋아했어요
그 사람이랑 잘 되라고는 못빌겠다
안녕 


출처:와이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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