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버스, 새해부터 전국 달린다… ‘맹물로 가는 차’ 꿈 이루나.jpg

서울시 수소전기버스 /사진=현대차 제공

우리나라에서도 수소경제가 본격화될까. 지난달 21일부터 현대자동차의 신형 수소전기버스가 서울시의 시내버스 정규노선에 시범 투입됐다. 또 내년부터는 서울, 울산, 광주, 창원, 서산, 아산 등 전국 6개 도시에 수소전기버스 총 30대가 시범도입된다.

수소(hydrogen)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가벼운 원소이자 거의 무한한 자원으로 각광받는다. 우리가 말하는 ‘수소차’는 ‘수소연료전지차’(Fuel Cell Electric Vehicle)를 뜻한다. 수소를 연료처럼 활용하지만 수소를 직접 태워 동력을 얻는 게 아니다. 수소의 화학반응으로 발생된 전기를 이용하기에 ‘수소전기차’라고 줄여 부른다. 물론 수소의 폭발력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보다는 전기를 활용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다.  

그동안 인류는 기계를 움직이는 힘을 얻기 위해  석유 나 석탄 따위의 화석연료에 의존했다. 하지만 이들 자원은 고갈될 수밖에 없고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각종 부산물이 환경변화 등 인류의 미래를 위협한다. ‘깨끗한’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경제가 각광받는 이유다. 

◆궁극적인 친환경차로 급부상  

수소전기차는 수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얻은 전기를 동력으로 활용한다.  전기로  달리는 차라는 점은 전기차와 같지만 동력을 얻는 방식과 충전시간에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전기차가 300㎞이상을 가려면 급속충전기로 최소 30분에서 1시간을 충전해야 한다. 반면 수소전기차는 수소를 충전하는 데 5분여가 걸리고 한번 충전으로 600㎞쯤 달릴 수 있다. 기존 내연기관차와 유사점이 많지만 부산물은 수증기(물)밖에 없다.

이처럼 이상적이고 궁극의 친환경차로 꼽히는 수소전기차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과 수소충전인프라다. 또 자동차에 각종 첨단소재가 들어가고 생산량이 적어 대당 단가가 높다. 비슷한 급의 내연기관차 몇대를 살 수 있을 만큼 비싸다. 게다가 수소를 충전할 수 있는 곳은 전국 10여군데에 불과하다.  

이런 까닭에 자동차업계에서는 승용차보다는 상용차의 활용성이 더욱 클 것으로 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일정 구간을 오가는 시내 노선버스를 수소전기차로 바꾸는 건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면서 “노선버스는 차고지 인근에 충전소를 갖출 경우 짧은 시간에 충전을 마친 뒤 정해진 노선을 여러번 왕복할 수 있기 때문에 인프라 구축의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3월부터 지자체  시범사업   

현대차에 따르면 내년 3월부터 전국 6곳 지자체에 신형 수소전기버스 30대가 순차적으로 투입된다.  

이를 위해 지난달 21일 환경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는 서울특별시·울산광역시·광주광역시·충청남도·경상남도·창원시·서산시·아산시 및 현대자동차와 공동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환경부는 수소전기버스를 서울시(7대)·울산시(3대)·광주시(6대)·창원시(5대)·서산시(5대)·아산시(4대) 등에 배정했다. 수소충전소 유무와 지자체의 경유버스 대체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내년 8월까지 405번 버스노선(염곡동-서울시청 구간)에 수소전기버스를 시범 투입한다. 하루 평균 4~5회 43km구간을 운행하며 충전은 현대차가 운영하는 양재 그린스테이션을 활용한다. 이 버스는 한번 충전으로 300km 이상 운행이 가능하다.

정부 관계자는 “수소전기차의 친환경성, 안전성, 편의성에 대한 시민의 경험이 확대될수록 수소전기차 대중화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오는 2050년까지 전세계에 수소전기버스가 누적으로 500만대가량 보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주요국도 강화된 환경규제 추세에 빠르게 대응하는 중이다. 특히 수소전기버스는 미국, 유럽, 일본, 중국이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유럽은 5개 권역 위주로 150여대 규모의 수소전기버스사업을 추진 중이다. 일본 토요타자동차는 2020년까지 수소전기버스 100대의 보급목표를 밝혔고 중국 포샨시는 내년 말까지 2000대를 보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 정부는 2022년까지 수소전기버스 총 1000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으로 수소전기버스 보조금을 신설하고 운송사업용 수소버스 취득세 감면 등의 정책도 도입한다.
서울시 수소전기버스 /사진=현대차 제공

◆수소 생산 위해 전기에너지 소비  

“수소에너지가 교통부문을 넘어 글로벌 경제의 성공을  견인 할 겁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수소에너지의 성공 가능성을 장담했다. 그는 “UN은 2030년까지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수준 대비 45% 감축하지 않으면 재앙을 피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면서 “수소에너지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글로벌 수소위원회’ 공동 회장사로 활동 중이다. 지난 4월에는 정부와 ‘수소충전소 설치운영 특수목적법인’ 설립에 대한 MOU를 체결했고 6월에는 아우디AG와 공동으로 수소연료전지개발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지난달 21일 수소충전소 특수목적법인인 수소에너지네트워크주식회사(HyNet)의 설립도 공식화됐다. 한국가스공사, 현대자동차, 에어리퀴드, 효성중공업,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13개 회사가 1350억원을  투자 하기로 한 것.

하지만 에너지업계와 자동차업계 일부에서는 수소를 얻는 과정 자체가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화학 공장  등에서 공정의 부산물로 발생하는 수소를 활용하는 것 외에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얻어야 하는 점이 아이러니”라며 “인프라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소경제가 실현되려면 수소를 얻는 방법에서부터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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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
아직 무서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