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웅덩이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다.
 
 
 
친구가 중학교 1학년일 때,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이었다.
 
 
 
공터에 주저 앉아 놀고있는 A군이 보였다.
 
 
 
 
 
 
 
A군은 옆집에 사는 초등학교 1학년짜리 남자아이로, 친구는 남동생처럼 A군을 귀여워하곤 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A군은 웅덩이를 나무토막으로 찰박찰박 휘젓고 있었다.
 
 
 
[뭐하는거야?] 라고 말을 걸자, [보고 있어봐. 재미있으니까.]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어디 보자...] 하고 옆에 쪼그려 앉아, A군은 웅덩이를 휘젓던 손을 멈췄다.
 
 
 
거칠어졌던 수면이 잔잔해짐에 따라, 거기 비치는 경치도 확실해져 온다.
 
 
 
작은 웅덩이니, 비치는 건 두 사람의 얼굴과 구름 정도 뿐이지만.
 
 
 
 
 
 
 
그러자 A군은 [실패네.] 라며 다시 웅덩이를 휘젓기 시작했다.
 
 
 
무엇이 실패인지, 뭐가 재밌다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후로도 2번, 실패가 이어졌다고 한다.
 
 
 
 
 
 
 
친구는 슬슬 질리기 시작해 시선을 다른 데로 옮겼다고 한다.
 
 
 
그 순간, A군이 [앗.] 하고 입을 열었다.
 
 
 
곧바로 시선을 웅덩이에 되돌리자, 친구와 A 얼굴 사이에 모르는 아줌마의 얼굴이 비쳤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친구는 당황해서 다시 웅덩이를 봤다.
 
 
 
여전히 아줌마의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친구는 "무섭다" 는 생각보다, "어떻게?" 라는 의문이 앞섰다고 한다.
 
 
 
자세히 본 얼굴은 무표정했고, 생기가 없었다.
 
 
 
이윽고 그 얼굴은 웅덩이 속으로 가라앉듯 사라져갔다.
 
 
 
 
 
 
 
A군은 다시 웅덩이를 찰박찰박 휘저으며, [조금 성공이야.] 라고 말했다.
 
 
 
[조금이야?]
 
 
 
[응. 아까 전에는 3개나 나왔는데.]
 
 
 
 
 
 
 
그제야 친구는 처음으로 무섭다고 느꼈다고 한다.
 
 
 
[돌아가서 같이 간식 먹자.] 라며, A군의 손을 억지로 끌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차마 다른 2개는 무엇이었는지 묻지 못했다고 하지만, [그 아줌마 얼굴은 분명 영정사진이었을 거야.] 라고 친구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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