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지의 이상한 그림


여름휴가로 바다를 왔다.
아내도 세 살 된 딸도 좋아해서 흡족했다.

바닷가 구경을 하고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딸을 데리고 멀리 여행 온 건 처음이라, 나도 아내도 딸도 모두 피곤했던 모양이다.
딸도 씻자마자 바로 누워 잠들었고, 아내도 금방 잠에 빠졌다.

나도 눕자마자 잠이 들었는데 한참 자고 있을 무렵, 딸이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자다가 우는 일이 적지 않았지만, 평소와 달리 무척이나 놀란 것처럼 경기를 일으키며 울고 있었다.

나와 아내는 바로 일어나 딸을 끌어안았다.
어디라도 아픈 걸까.
하지만 아픈 건 아니였다.

"괜찮아? 괜찮아?"

아내가 계속 달래자, 딸은 떨리는 손가락으로 벽을 가르켰다.
거기에는 여자가 그려진 그림 족자가 있었다.

그림에는 여자 혼자 산책을 하는 그림이었다.

아이한텐 저런 그림도 무서울 수 있구나.
새심 아이에게 신경 쓸 게 많다고 생각됐다.
딸의 시선에서 족자를 치우려고 벽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그림을 가까이서 보는 뭔가 위화감이 느껴졌다.
여자가 혼자 서있는데, 왼쪽에 너무 치우쳐 있었다. 오른쪽이 이상할 정도로 비어 있었다.
이상한 구도라고 생각했을 때 이상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 아이를 내놔……. 그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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